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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영 Mar 28. 2022

브런치 작가 승인을 위해 돈을 쓸 필요가 있을까?

브런치 작가 되기 3단계

나 스스로를 글 짓는 여행자라고 칭하고, 운영하는 사업자 업종이 ‘일반 서적 출판업’이다 보니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로 ‘글’을 선택한 이들에게 자주 받는 질문이 있다. (참고로 오늘 아침에도 받았다.)     


“해영님, 브런치 작가 어떻게 되나요?”     


브런치 작가 되는 법으로 단기 강좌 또는 한 달 이상의 장기 수업까지 진행하는 기관이나 개인도 많다. 올 2월 브런치에 등록된 작가 수가 5만 명을 돌파했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있는데, 상승세를 잘 이어나가고 있는 것 같다.     


이 5만 명에는 아직 들지 못한 사람들 또는 영상 매체가 아닌 글 쓰는 맛에 막 빠지기 시작한 지인들이 브런치 작가 되는 법에 관해 물어보는 사람들이 하도 많아서 나도 소정의 비용이라도 받고 강의나 열어볼까 하는 마음도 들었다. 시장 조사를 핑계로 ‘브런치 작가 승인’, ‘브런치 작가 되기’ 등으로 검색해보고 금방 발견한 사실인데, 강의료로 한 달 기준 20만 원 이상의 금액 지불해야하는 곳도 꽤 있다. 주 1회, 총 4회에 20만 원이면 2시간 기준 5만 원에 수강료를 지불하는 게 된다. 현재 공부하고 있는 ‘글쓰기 지도사’ 자격증을 활용해서 나도 커리큘럼을 만들어 볼까 싶었지만, 그 생각은 오래 가지 못했다.      


나는 브런치 작가 승인에 소정의 사례비, 원데이 클래스 비용 선이라면 모를까, 10만 원의 이상 돈을 지불하는 게 맞는 건가 의구심이 든다. 그 수업의 가치가 10만 원이 안 된다는 게 아니라 ‘브런치 작가 승인’ 하나의 목적만을 위한 지출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될 뿐이다. 왜냐하면 사실 브런치 작가가 되는 일이 글을 ‘잘’ 써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2021년 1월에 출판 경험이 없는 8분의 일반인 분들과 함께 공동 집필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 그때 가장 마음에 드는 글이나 구절을 서로 뽑는 시간을 가졌는데, 8분 중의 6분이 한 분을 지목했다. 지목당한 그분의 글을 읽었을 때 대게 잘 쓴다는 의견을 주었다. 근데 아이러니하게, 그분도 나에게 똑같은 질문을 했다.     


“해영님, 브런치 작가 승인 어떻게 받아요?”     


지인들에게 글을 잘 쓴다는 평가를 받는 이분을 보면서 글쓰기 실력과 작가 승인의 관계가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개인적인 의견을 뒷받침해 줄 좋은 사례 하나를 더 얻었다. 블로그나 인스타를 보고 일면식 없던 분이 연락하지는 않는다. 보통 본인이 글을 쓰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나도 인지할 수 있을 정도의 관계가 형성된 이들이 ‘브런치 작가 승인’과 관련하여 도움을 청해온다. 이들의 공통점은 적어도 한 번은 ‘브런치 작가 승인’의 거절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글을 읽어본 경험이 있기에 글쓰기 전략에 대해서는 안내하지 않는다. 그저 딱 세 가지만 확인한다.     

1. 제출하신 글 분량이 어느 정도였나요?

2. 작가 되면 글 어떻게 쓰실지 목표, 목차…. 다 솔직하게 적으셨는지...

3. 글 한 편만 업로드해서 심사 보셨나요?     


이 질문 세 가지에 브런치 합격 방법이 들어 있다.    

 

브런치라는 플랫폼은 글쓰기 대회가 아니기에 잘 쓴 글에 대해 심사를 하지 않는다. 그럼 그 기준이 무엇일까? ‘잘 쓴 글’보다 ‘공들인 글’이 중요하다. 브런치 첫 화면에 이렇게 소개되어 있다.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 브런치
브런치에 담긴 아름다운 작품을 감상해 보세요.
그리고 다시 꺼내 보세요.
서랍 속 간직하고 있는 글과 감성을. 


서랍 속 간직하고 있던 글과 감성을 꺼내 놓는 게 중요하지, 숨겨져 있던 재능을 맘껏 발휘하거나 있는 재능 없는 재능 다 긁어모아서 문학 작가와 같은 역량을 뽐내라는 의미가 아니다. 그래서 ‘공들인 글’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럼 공들인 글이랑 잘 쓴 글이랑 뭐가 다른데요?”

라고 묻는다면….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를 잘 지켰는가! 한 편의 글 양이 얼마나 되는가! 등으로 공들인 글을 판가름 할 수 있다. 적어도 A4 한 장 이상을 쓰기를 추천한다.     


두 번째 방법은 목차, 계획 그럴싸하게 작성하기! 이거는 브런치에서 조금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쓸란다. 브런치 작가가 되면 어떤 주제에 글을 쓸지 기재하는 칸이 있는데…. 솔직하게 보다 ‘그럴싸하게’ 적어야 한다. 사실 나도 뭐라고 적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나고, 구성은 기억이 난다. 온라인 서점 구경하다가 마음에 드는, 내가 평소 관심 있던 주제와 관련 있는 에세이 목차를 참고했다. 내가 책 한 권 분량의 글을 쓸 수 있을지 확신은 없었지만, 쓰고 싶은 주제를 기존 서적을 참고해서 ‘조금’ 포장했다.     


마지막 세 번째 방법은 글을 여러 편 올리자! 글 쓰는 사람 중에서 써둔 글이 한 편만 되는 사람은 없다. 근데 한 편만 업로드하는 사람들은 그 글이 가장 잘 썼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지만 잘 쓴 글보다 공들인 글이 중요하다. 그럼 잘 쓴 한 편보다 A4 1장 이상의 공 들인 글 3편이 더 좋지 않겠는가?          


위의 글 쓰는 삶을 지향하는 많은 이들이 세 가지 방법을 적용해보고 어서 빨리 ‘브런치 작가’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1. 글 한편은 A4 한 장 이상

2. 목차는 ‘잘’ 쓰기

3. 글은 3편 이상 정리(정돈)해서 올리기     


마지막으로 브런치는 ‘공 들인 글’을 좋아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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