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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영 Apr 10. 2022

모 아니면 도

한국산업인력공단 자격증 중 유일하게 ‘출판’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기능사 시험을 보고 왔다. 필기는 작년에 붙고, 실기를 보고 왔는데...어째 불안하다.     


모 아니면 도인 시험. 턱걸이로 붙거나 아슬아슬하게 떨어질 것 같은 시험. 떨어지면... 시험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쓰지 않을 것 같아 결과가 나오기 전에 슬그머니 시험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필기는 작년에 3회차인가에 미리 봤었다. 독립출판의 경험으로 제본 형식이나 인쇄 방식에 대한 기초 지식이 쌓여 있는 상태라 하루 벼락치기로도 쉽게 필기를 딸 수 있었다. 그 이후 실기를 바로 봤어야 하는데, 접수부터가 싶지 않아 해를 넘기고 나서야 시험을 볼 수 있었다.     


‘전자출판기능사’

수요가 많은 시험이 아니라 그런가...시험장이 몇 개 되지 않았다. 시험 접수 당일에 들어가지 않으면 수도권, 강원권 시험장은 한 자리도 남아있지 않았다. 실기 시험 보러 경상도, 전라도까지 갈 수 없는 노릇이라. 두 번의 접수 실패 경험을 얻고, 2022년 기능사 실기 1회 접수는 시작 시간 10분 전부터 대기했다. 그렇게 얻게 된 값진 시험의 자격...접수할 때만 해도! 기필코 한 번에 붙으리라 다짐했으나 나는...접수 성공의 기분을 시험 합격이랑 혼동한 건지 그 이후로 시험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     


사실 실기도 쉬울 줄 알았다. 인디자인 프로그램을 잘하지는 못 하더라도 다룰 수 있기에 시험은 디자인 감각을 보기보다 툴을 다루는 능력을 보는 것이기에 디데이 계산하면서 공부를 하지 않아도 붙을 줄 알았다. 그러나 나의 안도는 시험 전 날 싸그리 뭉개졌다. 인디자인은 기본이고, 일러스트, 포토샵, 워드까지 다 한 번씩 열게 되는 이 시험! 8쪽 디자인 작업이 끝나면 실제로 인쇄하고 중철 제본하듯이 스테이플러로 찍는 것까지 해야 하는 꽤나 체계적인 시험이었다. 포토샵과 일러스트는 열어만 봤지 잘 다루지 못한다. 들어만 봤다는 표현이 더 맞을 수도 있다. 일러스트로 두 가지의 심벌을 그려야 한다는 것을 시험 전 날 알게 되어 그냥 다음 날 시험을 보러 가지 말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     


급하게 노트북에 깔려 있기만 했던 일러스트를 열고, 블로그나 유튜브에 나온 후기를 보며 엉성하게 그려 보았다. 공개되어 있는 시험지 6개의 심벌을 한 번씩만 그려보고 나는 실기시험을 보게 되었다. 평소 성격이 급해서 시험 시간을 꽉 채우고 나온 적이 없는데, 전자출판기능사 실기 시험의  4시간 시험 시간 중 3시간 45분을 쓰고 나왔다.    

  

이렇게 적고 나니 망하는 게 당연할 수도 있겠지만, 처음에 모 아니면 도라고 언급했던 이유는... 완성은 했기 때문이다.      


결과는 4월 15일에 나온다. 불합격이 뜬다면 이 글을 슬그머니 지울 예정이다.

부디, 제발, 그런 일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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