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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보람 Jul 06. 2023

강점에서 시작하기

새로운 눈으로 아이를 바라보기

나는 우리 아이에 대해 잘 알고있나요? 다른 사람에게 아이를 소개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단,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아이의 강점 10가지를 소개해주세요. 예쁘다, 키가 크다, 이런 외형적인 모습 말고 우리 아이가 ‘잘 하는 것’을 생각해보세요. 아이를 처음 본 사람이 슬쩍 보고 하는 말이 아닌 엄마, 아빠 만이 알 수 있는 아이의 멋진 점을 알려주세요. 5분 안에 아이의 강점 10가지를 꼽을 수 있나요? 짝짝짝, 축하합니다. 아이 강점 찾기 상위 10% 안에 들었습니다. 


평소 처음 만나는 선생님에게 어떻게 아이를 소개하나요? ‘@@이는 아직 말을 못 해요.’, ‘눈맞춤을 못 해요.’, ‘##이는 겁이 많아서 뭐든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요.’, ‘ㅇㅇ이는 놀 줄 알긴 하는데 매번 자동차 놀이만 해요.’ 아이는 정말 부족하기만 한 존재일까요? 아니면 어차피 못 하는 것을 가르쳐야 해서 기관을 찾았으니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일까요?

제가 만났던 아이들의 강점을 좀 소개해 보겠습니다. @@이는 요즘 원하는 것이 생기면 엄마 손을 끌고 가서 원하는 것 앞에 멈춥니다. ##이는 심오한 관찰자입니다. 무엇이든 새로운 것을 보면 오랫동안 지켜보다가 관찰이 끝나면 조심스럽게 만져봅니다. 새로운 곳에 갈 때에도 언제나 다른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유심히 지켜봅니다. ㅇㅇ이는 동그라미 찾기 대장입니다. 길을 걷다 멘홀 뚜껑을 발견하면 ‘동그라미!’ 라고 하고 뛰어가고요, 장난감 자동차 바퀴를 굴리면서 동그라미를 찾았다고 자랑합니다. 혹시 발견하셨나요? 엄마에게 원하는 것을 알리는 @@이는 사실 아직 말을 못하는 @@이랍니다. 겁이 많은 ##이는 심오한 관찰자고요. ㅇㅇ이는 자동차 바퀴를 사랑하는 동그라미 찾기 대장입니다. 아무 것도 못 하는 것만 같은 우리 아이도 사실은 굉장히 잘 하는 것이 많은 멋진 아이라는 것을 알아내셨나요? 같은 아이라도 어떤 눈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부모는 우리 아이의 훌륭하고 사랑스러운 면을 알고 있지만, 세상의 기준에 맞추려다보니 아이의 부족함에 초점을 두기 쉽습니다. 그러나 아이의 강점을 찾고, 그것을 활용하는 것이 아이와 가족 모두에게 행복한 성장의 길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첫째로, 아이의 강점을 찾는 과정 속에서 가족은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됩니다. 느리고, 부족하고, 뭔가를 채워 줘야 하는 존재에서 지금 있는 그대로 소중하고, 할 줄 아는 것이 많고, 멋진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가족의 긍정적인 시각과 믿음이 아이를 성장하게 하는 든든한 바탕이 됩니다. 둘째, 아이의 강점을 알면 어떻게 아이를 대하면 좋을지, 어떤 식으로 아이의 발달을 지원할 수 있는지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아이의 강점을 잘 정리한 ‘우리 아이 설명서’를 공유하면 다른 사람들도 우리 아이에 대해 정확하게 알 수 있고, 더욱 적절한 지원을 할 수 있습니다. 셋째, 강점을 활용하면 아이는 즐겁게 자랍니다. 잘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계속 할 수 있게 해준다면 아이는 신나서 잘 하는 것을 하고, 점점 더 잘하게 됩니다. 잘 못 하는 것도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활용하면 아이가 좀 더 기꺼이 도전하고, 더 열심히 합니다. 아이는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억지로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즐겁게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고, 자연스럽게 배웁니다. 마지막으로, 강점을 활용하면 온 가족이 행복합니다. 아이의 강점을 찾아가는 과정은 가족에게 힘과 용기가 되고, 강점을 활용하면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줍니다. 


우리 아이에겐 어떤 강점이 있나요? 지금부터 우리 아이의 강점을 찾아봅시다. 

먼저, 우리 아이가 잘 하는 것을 찾아보세요. 아이가 요즘 새롭게 하게 된 것이 있나요? 아이가 특별히 잘 하는 것이 있나요? 

기억력이 좋다. 한 번 가본 곳이면 기가막히게 기억을 한다. 원하는 것이 있을 때 엄마를 쳐다본다. 밖에 나갔다 오면 시키지 않아도 손을 씻는다. 

두번째로,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찾아보세요. 혼자 있을 때 주로 어떤 것을 하고 놀이하나요? 이것만 하면 눈이 반짝반짝한다, 하는 것이 있나요? 울다가도 뚝 그칠만큼 좋아하는 물건이나 활동, 사람이 있나요? 

소방차 출동 놀이, 블록 쌓기, 노래 부르기, 고래, 엘리베이터 버튼 누르기, 뽀로로, 엄마

세번째로, 아이가 어떨 때 가장 잘 하나요? 새로운 것을 배울 때 어떤 도움을 주면 더 잘하나요? 

엄마랑 한 번 해 본 것은 용기내어 할 수 있다. 멋진 소방관 아저씨 되려면 해야 한다고 하면 한다. 옆에서 잘한다고 칭찬하면 더 열심히 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약점이라고 생각했던 아이의 모습을 돌아보세요. 아이의 약점은 어떻게 강점으로 바꿀 수 있을까요? 

무엇이든 줄세운다 -> 정리를 잘한다 / 가던 길이 아닌 새로운 길로 가면 운다 - > 기억력이 좋다 


아이의 강점 찾기는 한 번에 완성되는 과정이 아닙니다. 일주일 동안 아이의 삶을 주의 깊게 살피면서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 하는지, 어떨 때 기뻐하는지 노트에 적어보세요. 그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도 들어보고 내가 모르는 강점이 있었는지 더 찾아보세요. 아이의 강점을 다 찾으셨다면 ‘우리 아이 설명서’를 만들어서 주변 사람들과 공유해보세요. 


                        


<ㅇㅇ이가 잘하고 좋아하는것>


1. 웃음이 많습니다. 재밌는게 있으면 까르르 웃어줍니다.


2. 같이 하는걸 좋아합니다. 엄마랑 같이, 할아버지 손잡고! 라는 말을 하루에 몇번이나 할정도로  같이 뭔가 하려합니다.


3. 세상 동그라미를 다 찾아줍니다. 처음엔 밖에 나가는게 힘들정도였는데, 송수구/환풍구/하수구/실외기 등 세상에 이렇게 많은 동그라미들이 있는지 알게 해줘서 웃기기도 합니다.


4. 작년까지만 해도 또래를 굉장히 무서워해서 놀이터도 아무도 없는 시간에만 갔는데, 요즘은 관심이 많아져 길가는 형아, 누나, 아기, 친구를 보고 외치고 인사하기도 합니다.


5. 노래를 좋아합니다. 엄마가 노래를 못하는데도 잘 들어주고 조금씩 서로 주고받기 시작하면서, 엄마 말을 듣고 기억하는구나 싶어 기특합니다.


6. 소리에 굉장히 예민해서 드라이버 소리에도 울고, 멀리서 아기 우는소리에 더 크게 본인이 자지러졌는데, 요즘은 스스로 괜찮아 하며 진정 할때도 있어서 너무 기특합니다.


7. 그네랑 회전의자를 좋아하고, 하루에 몇시간이고 잘탑니다. 


8. 탈것에 굉장히 관심이 많습니다. 기차, 자동차를 제일 좋아하고, 타는거는 소방차, 경찰차, 유조차, 쓰레기차, 탱크, 포크레인, 로더까지 다 알정도로 관심이 많습니다.


9. 장난을 좋아합니다. 엄마나 할머니 눈치를 살살보며 해야할일을 하자고할때, 일부러 고개를 젓고 싫다고 표현하거나 장난치려고 개구쟁이처럼 굴기도합니다. 눈을 보고 장난치려는 모습에 평범한 다른 아기같다는 생각이 들어 화가 나기보다 애키우는것 같아서 귀엽습니다.


10. 가족을 좋아합니다. 집에 있다가도 몇번씩 할아버지집에 가자 하기도 하고, 비록 수많은 반복?과 훈련?으로 하는거지만 뽀뽀해주고 안아줄때, 사실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 매번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11. 정리를 잘합니다. 다놀았으면 같이 정리 하자고하면 그래도 꽤 따라서 함께 해주기도 합니다.


12. 자기가 가진걸 잘 나눠줍니다. 처음보는 친구들에게도 좋아하는 과자를 잘 나눠줍니다. 좋아하는 장난감도 형이랑 같이놀게 하나 빌려주자고 (비록 시켜서 하긴하지만) 잘 건네주고 나누는걸 배워가고있습니다.


13. 에너지가 넘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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