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천하는 ASMR 영상
ASMR(Autom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자율감각쾌락반응)은 최근 몇 년간 유튜버들의 단골 콘텐츠로 등장하고 있다. 뇌를 자극하여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는 것이 ASMR의 포인트다.
쏴아- 쏟아지는 한여름 빗방울 소리, 연필로 사각사각 글을 끄적이는 소리, 모닥불이 타닥타닥 타들어가는 소리, 부드러운 음식을 얌얌 씹는 소리, 카페의 북적이는 소리 등. 유튜브에 AMSR을 검색하면 마음에 안정을 주는 소리부터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소리까지 선택지가 다양하다.
실제로 잠이 오지 않을 때나 무언가에 집중할 때 ASMR을 듣고 잠을 잘 자게 되거나 일의 능률이 올랐다는 사람도 많다. 수요가 많으니 조회수도 높고 콘텐츠도 다양하다.
ASMR은 감각을 통해 일어나는 형언하기 어려운 심리적 안정감이나 쾌감 따위의 감각적 경험을 일컫는다. 주로 청각을 중심으로 시각적, 촉각적, 후각적, 혹은 인지적 자극에 반응하여 나타난다. 정서 안정과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진 백색소음의 새로운 활용 방법이라 볼 수 있다.
ASMR을 느끼게 해주는 자극을 '트리거(trigger)'라고 부르는데, 사람마다 선호하는 자극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트리거에도 개인차가 발생한다. 가장 보편적인 트리거로는 속삭거리는 소리가 있다. 유튜브에서 소곤거리는 목소리를 영상으로 만들어 올린 다양한 ASMR 영상을 찾아볼 수 있다.
속삭이는 소리 외에도 긁는 소리, 구깃거리는 소리, 두드리는 소리, 바람부는 소리 등 환경소음을 통해 ASMR을 만들기도 하는데, 실제 3D 환경처럼 느껴지도록 하기 위해 바이노럴(콘서트 장소에서 여러 가지 잡음이나 차 안에서의 대화 등 복잡한 음의 재생을 리얼하게 녹음하는 기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렇다면, ASMR 영상을 듣는 것이 과연 숙면에 도움이 되는가.
일단 과학계에서는 ASMR과 수면 간의 상관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예일대학교 의대 신경의학과 교수인 스티븐 노벨라(Steven Novella) 교수는 그의 블로그에 많은 이들이 ASMR이 효과가 있다는 말을 하지만, ASMR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부족하다는 요지의 글을 썼다. (전문은 링크에서 확인! ▶ https://theness.com/neurologicablog/index.php/asmr/) ASMR이 즐거운(pleasurable) 발작이거나 쾌감 반응을 유발하는 하나의 방법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ASMR 사례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셰필드 대학교의 인지과학 및 심리학 강사인 톰 스태포트(Tom Stafford)는 ASMR 현상을 공감각에 비유하며, 본질적으로 연구하기 어려운 속성을 지닌다고 덧붙였다.
ASMR의 과학적 효과는 불분명하지만, 어떠한 '느낌'을 전달한다고 할 수 있다. 영국의 스완지 대학교 심리학 연구팀에서 ASMR에 대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설문 참여자의 80%가 ASMR을 듣고 기분이 좋아졌다고 응답했으며, 90%는 팅글(특정 소리에 소름이 돋으며 기분이 좋아지는 순간)을 인지할 때 두피 뒤쪽이나 척추의 선 너머, 또는 어깨 뒤쪽으로 어떤 느낌을 받았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ASMR의 효과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으며, 수면에 도움을 준다는 주장에 대한 과학적 증명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ASMR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얻고 수면에 도움을 받고 있으며, 관련 조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의 섀넌도어 대학교의 크레이그 리처드 교수는 'ASMR 대학'이라는 사이트(https://asmruniversity.com/)를 만들어 2014년부터 ASMR 사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간을 갖고 좀 더 지켜보면 ASMR과 수면의 상관관계가 곧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ASMR 영상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사람을 ‘ASMR 아티스트’라고 부른다.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대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이들은 영상을 통해 생동감 넘치는 소리를 전달한다.
ASMR 아티스트 중 집중력과 안정감, 때로는 노곤감(?)을 얻었던 영상 몇 가지를 골라 소개한다. 개인적으로 속삭이는 목소리는 너무 간지로운 느낌이 들어 목록에 넣지 않았다.
(**취향주의!)
구체적인 상황이 첨가된 ASMR 영상으로 어딘가에서 있을 법한 소리를 연출한다. 이를테면, 호그와트 그리핀도르 기숙사의 주말밤, 클로드 모네의 그림, 소곤소곤 아픈 동생 돌봐주기, 봄비 오는 날 라디오 들으며 잠들기 등 상상력을 자극하면서도 꽤 현실성 있다. 특히, 해리포터, 응답하라 1988, 라따뚜이 등 오리지널 콘텐츠에서 모티프를 얻어 ASMR 콘텐츠를 만듦으로써 (나와 같은) 원작 덕후들의 심장을 뛰게 한다.
(▲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5rBg_NjFQmc&t=363s)
'공신'으로 잘 알려진 강성태의 유튜브 채널에서는 뼈 때리는 공부 조언뿐만 아니라 공부에 도움이 되는 ASMR 영상까지 들을 수 있다. 공신 ASMR은 10시간이 넘는 긴 영상 시간에도 불구하고 중간 광고 한 편 끼워넣지 않는다(물론, ASMR 콘텐츠에 중간 광고를 하는 유튜버는 많지 않다). 따라서 공부의 흐름이 끊기는 일도 없고, 광고 스킵 때문에 부득이하게 스마트폰을 켜지 않아도 된다(또한, 변명도 할 수 없다). 오래 자리에 앉아 공부에 집중하는 것이 목표라면, 공신의 기운을 받은 ASMR을 들어보자. 빗소리, 모닥불 소리, 밤의 숲, 새소리 등 자연에서 발췌한 기분 좋은 소리로 자연의 싱그러움도 느낄 수 있다.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WlObjbUPLps&t=862s)
먹방 전문 ASMR로 다양한 음식을 맛나게 먹는 소리를 들려준다. 음식을 깔끔하고 듣기 좋게 먹기 때문에 먹는 소리임에도 깨끗한 느낌을 준다. ASMR이지만 영상마다 테마를 정해 음식의 색감을 통일하여 보는 재미를 더하는데, 분홍색, 노란색, 파란색 등 쨍한 원색의 테마를 정하여 이에 맞는 음식을 세팅한다. 무엇이든 야무지게 잘 먹는 제인의 ASMR에 듣고 있는 본인도 갑자기 배고파 질 수 있다. 제인의 먹는 모습에 반한 해외 구독자도 많아 콘텐츠 주제가 먹방 ASMR 한 가지임에도 구독자 수가 260만 명을 넘어섰다(2019년 9월 기준).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1NskE_mUhas&t=204s)
ASMR for Tingles, No Talking ASMR 등 다양한 ASMR 콘텐츠를 선보이는 해외 ASMR 전문 크리에이터. 메이크업 도구나 천, 빗 등 보편적인 물건을 사용하거나 듣도 보도 못한 특이한 사물을 활용하여 손으로 긁어내거나 쓸어내려 엇비슷한 소리를 반복한다. 중간 중간 본인의 목소리도 ASMR 도구로 활용한다. 물건을 부드럽게 북북 잡아뜯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오묘한 쾌감이 느껴진다.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k_dPFHOPLd8&t=2785s)
<참고 자료>
MAETEL은 스마트 수면 디바이스를 만드는 슬립테크 스타트업입니다.
▒ 홈페이지: https://www.maete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