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Technology Review 기자가 쓰는 제품 사용 후기
<MIT Technology Review>에 실린 Charlotte Jee의 "I tried to hack my insomnia with technology. Here’s what worked."을 번역(일부 생략)한 글입니다.
대학에 갔을 때 나는 작은 마을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큰 도시로 이사를 갔다. 런던은 시끄럽고 바빴다. 나는 모르는 사람들과 기숙사에 머물렀다. 근처에 병원이 있었는데 사이렌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스트레스를 받았다.
불면증을 키우게 되었다. 밤마다 뒤척였다. 잠을 원할수록 도망가는 것 같았다. 거의 2주 동안 잠을 자지 못한 상태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결국,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거의 한 달간 수면제를 먹어야만 했다. 지금은 잠을 잘 자게 됐지만, 불면증은 때때로 다시 찾아와 나를 괴롭혔다.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거의 25%에 가까운 미국인들이 매년 극심한 불면증 증상을 경험했고, 통계는 세계 어느 곳이든 비슷한 양상을 보여준다. 미국만 해도 82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수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수치를 고려해보면, 많은 테크 스타트업이 수면 장애를 고침으로써 수익을 얻고자 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특히 심한 불면 기간을 보낸 후, 나는 몇 가지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기로 했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면 기술 제품 가운데 약을 복용하는 것보다 더 좋은 선택임을 보여줄 만한 사례가 있을지 모른다.
불면증이 없더라도, 충분한 수면을 취하기 어려울 수 있다. 사람마다 필요한 수면 시간이 다르겠지만, 2016년 연구에서는 매일 7시간 이상 수면을 취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7시간보다 적은 수면은 여러 문제들 가운데서도 비만, 치매, 당뇨병, 심장병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깊다. 하지만, 매일 6시간 이하의 수면을 취하는 미국인들의 수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미국 국립수면장애연구센터의 책임자인 마이클 트워리(Michael Twery)는 "장기적으로 수면에 방해를 받을 때, 수면 부족이 여러 가지 면에서 건강을 잠식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단순히 잠의 총량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수면의 종류 역시 중요하다. 깊은 수면, 얕은 수면, 렘수면(눈의 움직임, 잠에서 깨어나기 전 마지막 단계)을 잘 혼합해야 한다. 완전한 수면 주기는 90분마다 완성되며, 충분한 휴식을 위해서는 이 수면 주기가 5번 반복되어야 한다. 밤이 깊을수록 이 주기는 달라진다. 수면 초기에는 더 많은 깊은 수면을, 후기에는 더 많은 렘수면을 취한다. 좋은 수면은 수면 "효율성"을 수반한다. 잠자는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침대에서 보내는 것이다.
의학 전문가에게 불면증을 토로한다면, 가장 먼저 받을 질문 중 하나는 '정확히 얼마나 잠을 자고 있는지'일 것이다. 만약 이를 모른다면, 정말 수면 문제가 있는지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트워리 책임자는 "수면 일기를 쓰거나 테크를 활용해서 수면을 추적해볼 것"을 권유했다.
일반적으로, 수면 추적 기기는 사용자의 움직임을 활용하여 간밤에 얼마나 잠들어 있었는지 측정한다. 나는 사실 이런 방식으로 잠을 기록해보지 않았다. 머리로 대충 계산한 것에 의존했다. 기기를 통한 수면 추적은 특히나 기술에 관심이 많은 타입에게 설득력이 있어 나 역시 시작해봐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 수면 추적을 위한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는 수면 트래킹 매트를 매트리스 아래에 놓는 것이다.
프랑스 회사인 Withings가 만든 수면 매트는 관련 베스트셀러 상품 중 하나다. 내장된 압력 센서를 활용해 사용자의 수면 시간과 깊이, 심박수, 코 고는 소리 등을 트래킹 한다.
사용한 첫날, 수면 (혹은 수면 부족)이 정확하게 추적되고 점수화될 것이라는 점을 절실히 깨닫고, 나는 계속해서 생산될 데이터를 떠올리며 뒤척거렸다. 매트는 많은 데이터를 제공했지만, 남편과 나를 구분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중 어느 것도 그다지 유용하지 않았다. 일주일 만에 버려졌다.
아마 Oura 반지가 답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 Qura는 손가락에 끼는 두툼한 밴드 안에 센서가 내장되어 있다. 24시간 내내 끼고 있도록 설계된 이 반지는 움직임을 모니터링하는 가속도계, 체온을 추적하는 센서, 심박수를 측정하는 적외선 LED를 장착했다. 스마트 워치보다 착용이 간편하다. 데이터는 앱에서 일련의 대시보드 형태로 보인다. 꽤 정확하다. 대부분 밤에 7시간 정도 잤다고 하며, 깊은 잠, 얕은 잠, 렘수면 사이를 바꿔가며, 몇 가닥의 수면 주기는 완전히 깨어있음을 알렸다.
하지만, 심리학자 엘리자베스 우드워드(Elizabeth Woodward)는 "뇌 활동을 감시하는 장치가 있지 않는 이상, 어떠한 장치도 실제로 수면의 어느 단계에 있는지 알려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움직임을 척도로 하는 반지, 시계, 매트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마지막 추적 옵션은 Dreem의 헤드밴드다. 시중에 나와 있는 수면 트래킹 제품 중 하나인 이 제품은 이른바 "금본 표준(Gold Standard)"이라는 실험실에서 사용되는 수면 모니터링 기법을 배치했다. 이 전극은 이마 부분에 배치되어 EGG를 사용해 뇌 활동을 기록한다. Sleep Shepherd라 불리는 제품도 이러한 개념을 사용한다.
두 제품 모두 우스꽝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우드워드는 이 개념이 실현 가능하다고 한다. 그는 현재 수면 추적 헤드밴드에 대해 시행되고 있는 임상실험이 좋은 초기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Dreem은 5개의 EGG 센서가 있다고 한다. 완벽하진 않겠지만, 수면 단계에 좋은 아이디어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Dreem의 헤드밴드는 내가 얼마나 잤는지 생각했던 것과 비슷한 데이터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매일 밤 헤드밴드를 착용하고 자는 것을 오랫동안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솔직히, 적당한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것, 오후 늦게 카페인을 피해야 한다는 것을 넘어서 수면 단계에 관한 정보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Dreem은 잠자리에 들 때 "수면 시작" 버튼을 누르면서 앱을 사용하도록 한다. 이는 스마트폰을 밤새 켜놓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여(이 실험 전에는 저녁 8시부터 9시까지 꺼놓는 경향이 있었음), 이것이 문명의 퇴보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Dreem 헤드밴드는 누군가에게는 유용할 수 있겠지만, 나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Dreem에게도 한 가지 잠재적인 장점이 있었다. 수면을 측정하는 동안 실험실에서 잠을 자지 않고 집에서 의사들에게 모니터링을 받게 해 준다는 것이다. 이는 수면 무호흡증과 같은 심한 수면 질환을 차단하는 데는 유용할 수 있다고 우드워드가 말했다.
이러한 추적 기술의 단점은 수면이 "고쳐질 수 있다"거나 게임처럼 "이길 수 있다", "점수를 매긴다"는 식으로 인식되도록 장려한다는 것이다. "불면증 환자들이 숫자에 집중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라고 지처 교수가 말한다. 잠을 자는 시간을 추적하는 것에 집착하는 대신에, 나는 다른 종류의 테크 제품이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알아보기로 했다.
많은 연구에서 빛 요법이 불면증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인간도 동물이기에 우리의 순환기 리듬은 빛과 어둠에 반응하는 뇌의 작은 부분에 의해 조절된다. 이러한 증거를 보면, 해볼 만한 실험이었다.
그래서 나는 Lumie의 "Sunrise Simulation" 알람 시계를 사용해보았다. 기상 시간을 설정하면, 시계 상단의 불빛이 기상 시간 30분 전부터 점차 밝아진다. 이 시계는 프리미어 리그 축구 선수, 사이클 선수, 영국 수영팀 등 운동선수들에게 인기가 많다. 잠에서 깨는 것에 대한 충격을 완화해주는 것 같아 제품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매일 아침 거의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것은 불면증을 이겨내는 방법으로 추천되기도 한다. 한편, Lumie는 잠을 자게 하거나 밤에 잠에서 깨면 다시 자게 하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충분히 수면을 취하지 않는 것에 대한 영향을 다루는 데에만 도움을 준다.
우리는 긴장을 푸는 것이 수면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알고 있다. Somnox는 599달러짜리 콩팥 모양의 로봇으로 사용자가 부드럽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동안 로봇을 통해 긴장을 풀 수 있도록 디자인된 제품이다. Somnox는 로봇을 사용하면서 사용자가 호흡하는 중에 명상 상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며, 이는 잠이 들기 쉽게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뒷받침할 증거는 없다. 아마도 슬립 로봇은 몇몇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나에게는 효과가 없었다. 껴안기가 어려웠고, 자연스러운 호흡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곧, 선반으로 올라갔다.
모든 기기를 테스트하던 와중에 수면이 악화되는 것을 발견했다. 불가피하게 긴장도가 높아졌고, 수면 부족으로 인한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은 증가했다. 잠을 잘 자기 위해 시도했던 것들이 반대의 효과를 내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잠에 대한 걱정을 그만두는 것이 핵심이다. 누군가에게 수영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과 같다. 처음에는 가라앉을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글을 쓴 저자는 불면증으로 고민하다가 슬립테크 제품으로 불면증을 이겨내 보고자 했다. 총 5가지 슬립테크 제품을 사용해보며 각 제품에 대한 장단점을 비교하고 리뷰를 남겼다. 제품별로 좋은 점이 있었지만 저자의 불면증 개선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 제품을 매번 착용하고 자기 번거롭다는 점과 수면 트래킹 기술을 불면증에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몰랐다는 점, 그리고 수면 기기를 사용하다가 오히려 부담감에 잠을 더 못 자게 되었기 때문이라 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우리는 스마트 베개를 개발하게 되었다. 베개는 착용할 필요가 없어 이물감을 주지 않고, 직접적인 불면증 치유보다는 코골이 개선과 목 높이 조절로 수면환경 개선을 의도했다. 앱을 통해 수집한 수면 점수를 추후 수면환경 개선을 위한 정보로 활용하기에 점수 자체보다는 어떻게 개선될 지에 집중한다.
다른 슬립테크 제품과는 차별화된 스마트 베개 ZEREMA는 오는 6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킥스타터(Kickstarter)를 통해 론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