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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옆집언니 Jun 05. 2021

나에게 이런 순간이 오다니

누군가  이혼전에 나에게


"언니! 주말 잘 쉬었어요?"라고 물어보면

"난 주말이 더 힘들어"라고 말했어요


이혼 전에 저는 쉬는것 조차도 눈치가 보일만큼 저에게 가혹했어요


맞벌이와 육아 모든것에 기준치가 높았던 남편덕에 주말에 쉬는건 왠지 지적거리가 될것만 같아서 아이와 서울 박물관,전시관을 다니면서 체험학습을 하거나 도서관에가서 아이와 공부에 필요한 책을 읽거나 밀린 집안일을 정신없이 해치웠어요,


전남편은 주말이면 운동 동호회에 나가 저녁 늦게나 들어와서 주중에도 주말에도 늘 독박육아였지만 남들도 다 그렇게 산다고 알고 있었던지라 감내해야 하는일이라고 생각했었죠


주말에 늦잠도. 늘어지게 TV를 보는것도 제 기준에선 아니 전남편 기준에선 게으르고 부족한 사람이란 생각에 엄두도 못냈어요


저는 요즘 금요일이면 늦게까지 넷플릭스를 보고 토요일은 늦잠을 자고 아점을 먹으면서 아이와 수다를 떱니다


저녁을 준비하기 전까지 아들과 저는 각자의 취미생활을 할 수도 있게 됐어요

아들이 학교에서 받았다면서 비즈십자수를 주네요


이혼 전에 앉아서 무언가에 집중하는게 욕심이었는데 ...

제게도 이런 시간이 오게 될 줄 몰랐네요

이런 사소한 일들이 뭐가 그리 기쁘냐고 하시겠지만 저에겐  귀한 시간이네요


아무것도 하지않아도 될 자유

시간을 흘려보내도 죄책감을 느낄 필요없는 이 행복


제게도 이런 행복이 오게 될 줄이야


저 다시 구슬 붙이러 갑니다

막 설레네요

이따가 선선해지면 아들이랑 도서관 데이트하고 아.아 마시면서 수다 떨꺼여요


저 너무 행복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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