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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이 따로 노네

by pugo

'띠릭~'


'아뿔싸~'


지금은 밤 열한시 오십분.

노트북의 종료버튼을 누르고 잠을 자려했는데 다시 시작 버튼을 눌렀네.

졸려 죽겠는데, 노트북 다시 켜질 때까지 기다리는 몇십초가 왜 그리 길게 느껴지는지.


손가락은 가면 갈수록 남의 것이 되어 가는 듯 내 생각과 다르게 움직인다.

입 안에서 탈출하는 밥알의 갯수와 빈도가 늘어나는 것과 비례하여,

내것인 줄 알았던 것들의 조용한 반란이 시작되었다.


미쳐 따라오지 못한 새끼발가락이 침대 모서리에 부딫혀 유형사태거 벌어지며 발톱이 빠져버린 일이 반란의 시작이었다.


오십대 중반, 아직 청춘인데 삐그덕거리기 시작하는가 보다.

소멸을 향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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