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ugo Oct 29. 2021

3월... 동백의 단호한 참수

동백이 생각나는 3월

하동 쌍계사 동백군락지, 2013년 4월 촬영


올해에도 어김없이 하동 쌍계사를 찾지 못했다. 2021년이 가려면 아직 몇 개월 남았지만 4월에 이곳을 찾지 못했다면 내년 4월을 다시 기약해야 하기 때문에 가지 못한 것을 완결형으로 보아야 한다. 2013년 4월에 우연히 찾았던 쌍계사 뒤편 언덕길에 참수당한 듯 댕그라니 누워있던 동백의 아찔한 장면은 시간이 오래 흘러도 잊히지 않는다. 

 



하동 쌍계사 감로수 동백꽃무리, 2013년 4월 촬영

아내가 각별하게 좋아하는 꽃 두 가지를 꼽으라면 동백과 보랏빛 소국이다. 존경하는 송창식 님의 노래 가사처럼 '눈물처럼 후두득 지는 그 꽃' 동백을 직접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던 것은 크나큰 행운이었다. 


내 삶도 동백을 닮아가야 하나? 하고 잠시 생각하니 아찔할 뿐이다. 


서울 마포의 절두산의 유래가 이처럼 정절을 지키려다 댕강 목이 잘린 천주교 순교자들을 기리기 위함이니 자신의 신념을 훼손시키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 일련가


매거진의 이전글 다 잘될 거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