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이 생각나는 3월
올해에도 어김없이 하동 쌍계사를 찾지 못했다. 2021년이 가려면 아직 몇 개월 남았지만 4월에 이곳을 찾지 못했다면 내년 4월을 다시 기약해야 하기 때문에 가지 못한 것을 완결형으로 보아야 한다. 2013년 4월에 우연히 찾았던 쌍계사 뒤편 언덕길에 참수당한 듯 댕그라니 누워있던 동백의 아찔한 장면은 시간이 오래 흘러도 잊히지 않는다.
아내가 각별하게 좋아하는 꽃 두 가지를 꼽으라면 동백과 보랏빛 소국이다. 존경하는 송창식 님의 노래 가사처럼 '눈물처럼 후두득 지는 그 꽃' 동백을 직접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던 것은 크나큰 행운이었다.
내 삶도 동백을 닮아가야 하나? 하고 잠시 생각하니 아찔할 뿐이다.
서울 마포의 절두산의 유래가 이처럼 정절을 지키려다 댕강 목이 잘린 천주교 순교자들을 기리기 위함이니 자신의 신념을 훼손시키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 일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