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아침 독서 토론
이곳이 어디인지 말할 수는 없다. 휴일 아침에 집에서 내린 커피 한잔을 마시는 나만의 아지트 같은 곳이다.
오늘은 감사하게도 오랜 벗과 이곳에서 독서 토론을 가졌다. 'Vivian Maier 비비안 마이어 나는 카메라다'라는 책과 그녀의 인생과 예술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가정부로 일하며 인생을 온전히 롤라이 플랙스(Rolleiflex) 카메라와 필름, 그리고 길거리 사진(street photo)에 몰두한 그녀는 인생 자체가 영화 같다.
사진을 찍으면 어떻게 담겼는지 궁금해지기 마련인데, 사진을 현상할 돈을 아껴서 필름을 한통 더 사는 선택을 한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에 대한 순수한 열정에 머리가 숙여진다. 나는 기다리는 것을 못해 아예 필름카메라는 쳐다 보지도 않는데, 그녀는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고 평생 찍는데에만 몰두하였고 생명력이 있는 수만장의 사진은 그녀가 생명을 다한 후에 현상이 되어 비로소 사진이 탄생하게 된거다.
'온몸으로 사고하라'는 디자인 싱킹을 꼭꼭 씹어서 소화하기 쉽게 설명한 책이다. 유덕현 작가님의 태평양같이 폭넓은 지식과 경험, 그리고 천부적인 이야기꾼 재능이 결합되어 연애소설같이 한달음에 읽을 수 있었다.
의료산업과 IT산업에서 리더로 활약하고 있는 지인들의 해박한 설명이 곁들여진 야외 조식을 겸한 독서토론.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씩 계속해 나갈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