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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의 시간

by 새벽

저녁 식사를 무엇으로 할까...... 생각하다가 만두 3개를 찌고 사과는 1/2개 껍질째 4조각 내어 접시에 담아본다. 식탁 위에 음식을 담은 접시와 젓가락을 단정하게 올려두고 먹으면서 읽을 책을 준비하고 노트북을 켜서 음악도 선곡해 본다.

사과를 한 조각 베어 물었더니 서걱거리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만두는 물컹거리지만 입 안에서는 맛있게 씹힌다.

홀로 식사하는 저녁, 단조롭고 조용하고 평화롭다.

남편은 명절에 뵙지 못한 어머니께 다녀온다고 오후 늦게 남해 본가로 갔고, 아들은 다음 주 군입대하는 친구 송별 파티 한다고 나갔다. 자연스레 혼자 보내게 될 오늘 저녁을 어떻게 채워볼까 궁리했지만 결국엔 음악과 독서와 스트레칭이 전부다. 무언가를 고민하고 계획해서 실행하는 채워짐이 아니라 고민 없이 소소한 한 가지 한 가지로 채워지는 일상의 시간에 더욱 충만함을 느낀다. 식사도 밥, 국, 서너 가지의 반찬이 아닌 찐만두 3개와 사과 반쪽만으로도 적당하다. 배고프지도 배부르지도 않은.

거창하거나 부산스럽지 않아서 좋다.

올해 4월에 아들이 입대하게 되면 이런 '홀로'의 시간이 더욱 많아지리라.

외로워하기보다 더 많은 독서와 음악과 쓰기로 채워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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