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 제대로 해 보자
이 글은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다른 곳으로 옮길 생각이 있는 분들을 위한 가이드이다. 내 경험을 바탕으로 먼저 간단한 화두를 던지고 그에 대한 설명을 적도록 하겠다.
나는 우리나라의 모바일 벤처 기업에서 7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7년을 보냈다. 지금은 해외 기업으로 이직해 근무 중이다.
1년 넘게 이직을 준비하면서 참 많은 일을 겪었다. 나름 괜찮은 대학을 나오고 좋은 회사에서 여러 경험을 쌓았다고 생각했지만 이직은 쉽지 않았다. 어쨌든 국내/해외, 대기업/벤쳐 등 다양한 회사에 지원했고 지인을 통한 소개(referral, 보통 입사 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도 활용해 봤지만 아예 연락을 못 받은 적도 있었다. 어쩌면 설정한 목표 자체가 좀 높았는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부모님을 비롯해 지인들로부터 참 많은 은혜를 입었고 나름 운이 좋은 인생을 살아왔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삶의 난이도는 한없이 높아지기만 했다.
그래도 하면 된다. 자신이 원하는 바는 스스로 이뤄야 한다. 나도 헬조선, 노오오오력이라는 말이 왜 유행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당신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않았다면, 그리고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전략과 방향성을 가지고 노력하길 권한다.
하면 된다. 그 날은 온다.
여기서는 원하는 회사로 이직하고 싶다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내용을 설명한다.
시간과 돈 등 여건이 된다면, 그리고 장기적으로 학위가 도움이 되는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앞으로 그렇게 하고 싶다면 무조건 괜찮은 대학의 학사/석사/박사 취득을 권한다. 특히 MBA/박사학위 등은 회사에서 지원해 주는 경우도 있으므로 잘 알아보도록 하자.
그리고 졸업은 가급적 빨리 하자. 내 경우 글쓰기(IT 관련 책을 내거나 잡지에 기사를 투고하는 등)에 몰두하느라 대학 졸업을 늦게 했는데 이는 절대 권하고 싶지 않다. 졸업을 늦게 한만큼 직장 생활에서의 시작점이 달라지며 이 출발 시점의 차이가 죽을 때까지 당신을 따라다니며 괴롭히게 된다. 또 당신이 한국 남자이고 해외 기업을 고려한다면 타 국가 출신보다 경력에서 2년 쳐진다는 사실을 생각해야 한다. 내가 알기로 군생활을 경력으로 인정해 주는 기업은 거의 없다.
"직업, 인연, 건강은 인간이 결정할 수 없다."
어느 팟캐스트에서 들은 말인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이를 뼈에 사무치게 실감할 수 있게 된다.
당신이 원하는 회사로 이직할 수 있게 되었다면 축하할 일이지만 떨어졌다고 해서 너무 실망하지 말자. 지인 소개를 통할 경우 조금 유리할 수도 있지만 당신의 능력, 학벌, 경력 등이 괜찮다고 해도 운이 없으면 떨어질 수 있다. 심지어 우리가 다 아는 대형 글로벌 기업들의 경우엔 한 명을 뽑기 위해 여러 후보들을 비교하다가 선정이 끝나면 바로 나머지 사람들에게 불합격 통보를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력서 제출 후 반 년 뒤에 한 번 보자는 연락을 받았다는 얘기도 있다. 너무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지원자들이 워낙 많으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계속 찾다 보면 기회는 온다. 특히 LinkedIn 등을 통한 네트워킹을 소홀히 하지 말자.
회사원들은 대체로 ‘바빠 죽겠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경력과 담당 업무 등을 정리할 시간/정신이 없다’는 이야기를 입버릇처럼 한다. 나도 그랬다. 그렇지만 지금 있는 곳이 아닌 다른 기업/부서에서 새로운 일을 하고 싶다면 당신의 장점, 지금까지의 담당 업무, 실적 등은 주기적으로 정리해 두길 권한다. 직장 생활을 10년 이상 한, 나름 능력을 인정 받고 있는 내 지인들과 대화를 나눠 보면 "앞으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금 일은 지겹지만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이 없다"는 등의 얘기를 하는 이들의 비율이 의외로 높은 편이다.
아동심리학 전문가인 서천석 원장은 이 팟캐스트를 통해 참 인상적인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그에 따르면 사람들 중에는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의 적성을 찾지 못하는 이들이 많으며 이는 흔한 일이라 한다. 그러니 하고 싶은 일이 당장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너무 낙심할 필요는 없다. 뜻이 있다면 길이 보이게 된다. 잘 안 보인다면 열심히 일하고 충분히 쉬면서 어떻게 다음 단계로 나아갈지를 생각해 보길 권한다. 당장은 잘 보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방금 언급한 당신의 장점, 지금까지의 담당 업무, 실적을 잘 정리한 후 차근차근 생각해 보면 뭔가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현재 직장에 계속 다녀도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바로 이력서 업데이트를 시작해야 한다. 언뜻 생각하면 A4 용지 한두 장짜리 문서를 만드는 일이니 별로 시간이 안 걸릴 것 같지만 담당 업무와 실적은 세월이 흐를수록 늘어나기 마련이다. 이렇게 되면 이력서를 검토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기 편하고 인상적인 내용을 정리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나는 최소 3개월에 한 번은 이력서를 업데이트하라고 권하고 싶다. 경력이 5년 이상 쌓인 상태에서 이력서를 처음으로 수정했다면 작성한 다음날, 그 일주일 후, 한 달 후, 세 달 후에 다시 꺼내 볼 때마다 이력서가 달리 보인다. 처음엔 영 어색하지만 점차 다듬어져 가면서 느낌이 달라진다. 완성도가 높아진다.
일단 업데이트를 시작했다면 일주일에 최소 1-2시간은 꼭 투자하자. 한글 이력서도 그렇지만 특히 영어나 일어 등 타 언어로 작성해야 할 경우 이직 경험이 있는 선배나 동료의 도움을 받길 권한다. 참고로 내 경우 한글 이력서 작성에 2주, 영어/일어 이력서는 각각 1달 정도 걸린 듯싶다. 물론 회사 다니면서 짬을 내서 한 것이라 오래 걸리긴 했지만 아무튼 단시간 내에 후딱 해치우려는 생각은 버리자.
이력서 작성 요령은 업계나 담당 업무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여기서 다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중요 업무 및 실적 위주로 거짓 없이, 하지만 충분히 자기 어필이 되면서도 간략하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어떤 프로젝트에 참가했다면 당신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여를 했으며 그 결과 어떤 실적을 냈는지 확실히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끝으로 이력서는 이직하려는 회사의 인사팀과 해당 부서 사람들에게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작성하는 문서임을 항상 기억하자. 가고 싶은 회사 및 채용 분야(open position), 담당하게 될 업무에 맞춰서 작성하는 것은 기본이다. 당신이 보기에도, 그들 눈에도 읽기 좋고 일관성 있게 작성해야 한다. 오/탈자 및 구두점 확인 등은 기본이다.
누구든 가고 싶은 회사의 정보를 최대한 많이 얻고 싶겠지만 이게 쉬운 일은 아니다. 내/외부의 정보 통제를 심하게 하는 곳도 있다. 그곳에 다니는 지인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일단 인터넷에서 정보를 검색해 보자. 구글, 다음, 네이버는 기본이고 국내/외 이직 지원 사이트도 가 보자. 미국의 경우 회사에 대한 평판 및 담당 업무, 직급에 따른 연봉 검색은 Glassdoor, Payscale 등을 활용하면 된다. 일본에도 Vorkers 등의 사이트가 있으며 의외로 개인 블로그 등을 통해 회사 밖에서는 알기 어려운 고급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회사를 비교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현재 회사에서 내가 누릴 수 있는 조건 대비 이직할 경우 얻거나 잃게 되는 요소들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가령 가고 싶은 회사로 옮길 경우 연봉은 줄지만 더 하고픈 일을 할 수 있고 야근이 줄어 여가 시간이 늘어난다든지, 아니면 반대라든지 등의 경우가 많다. 그 밖에도 연봉, 부서 및 담당 업무, 업계, 자신과 스타일이 맞는지, 매출/순익 외에 성장 가능성, 브랜드 가치, 외/내부 평판 등등 고려해야 할 부분은 정말 셀 수 없이 많다. 물론 결정은 당신의 몫이다.
회사 간의 비교를 철저하게 하라는 말은 연봉, 매출/이익, 업계 순위 등의 숫자뿐만 아니라 이직한 회사에서 단/중/장기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지, 이직 후 다음 단계는 어떻게 밟아 나갈 것인지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물론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인생이지만 자신이 하고픈 일, 진출하고 싶은 분야 등을 꾸준히 생각해 보면 이직하려는 회사가 나에게 있어 도움이 될지, 내가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넘쳐나는 자기계(개)발서들을 보면 흔히 '인생의 로드맵을 그려라', '삶의 목표는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등의 문구가 흔히 보이는데 과연 그 책의 저자들은 그런 문구를 실천하면서 살아왔는지 묻고 싶어진다.
여담으로 나는 당장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고 그런 일만 하고 살았으면 하는 욕심이 있었지만 이제는 이번 이직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하나 더 생겼다. 단시간에 모두 달성하긴 쉽지 않겠지만 차근차근 너무 서두르지 않고 내 꿈을 향해 나아가려 한다. 목표들을 이루는 순서가 좀 바뀌어도 괜찮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일 한 분야에서라도 성공한다면 좋고 아니라도 죽을 때 아예 시도하지 못해 후회할 일이 한두 개 정도는 줄어드니 괜찮다. 나이가 들면서 내 또래 지인들의 부고가 하나 둘씩 들려오면 살면서 내가 하고픈 일을 마음껏 해 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서류 심사가 완료되어 면접 일정이 잡혔다면 면접 준비가 필요하다. 해당 회사의 정보와 주력 사업, 과거 이력과 현재 상태 및 향후 계획 등을 최대한 자세히 파악해서 자신이 그 기업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얼마나 가치 있는 인재인지를 적극적으로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
사실 이것만 해도 쉽지 않은 작업이지만 한 업계에서 경력을 5년 이상 축적한 사람이라면 큰 문제 없이 준비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사실 전혀 다른 곳에 있다. 아무리 실무 능력이 뛰어나고 동료들과 잘 어울리며 그 회사에 잘 맞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외모, 옷차림, 말투, 태도 등으로 결정되는 첫 인상이 좋지 않으면 면접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로 첫 인상이 0.3~3초 내에 결정된다는 말도 있듯이 상대방이 뭔가 아니다 싶은 인상을 받았다면 이를 뒤집기란 꽤 어렵다. 그러므로 정장과 넥타이, 잘 닦은 구두 등은 기본으로 갖춰야 한다.
일단 기본적인 자기 소개와 지금까지의 주요 경력 및 실적을 정리해서 발표하는 연습부터 시작해 보자. 예상 질문 리스트를 정리해 두는 일도 필요하다. 프레젠테이션 등 정형화된 형태의 발표가 필요하다면 메모/노트를 따로 적어서 외워보는 방법도 있지만 진정한 프로라면 자신의 주요 경력과 실적 정도는 외워서 술술 발표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되려면 반복된 연습과 경험이 필요하다. 물론 예상치 못한 질문 공세 등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침착함과 유연성도 갖춰야 한다.
연습할 때는 스마트폰이나 카메라로 동영상을 찍어보길 권한다. 면접/발표 시 긴장을 많이 한다면 특히 이 방법이 좋은데, 연습과 촬영을 반복하면서 자신의 단점을 잘 파악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기어VR, 오큘러스 리프트 등의 VR 기기용 컨텐츠 중에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는 것과 유사한 시각적 효과를 제공하는 것들도 있으므로 이를 활용해 보는 것도 좋다. 연습할 때는 머리 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분명히 소리를 내서 발표/답변의 길이, 발음, 호흡, 약간 딜레이를 줘서 강조할 타이밍의 확인 등도 연습해야 한다. 처음에는 연습하다가 실수하는 것만으로도 긴장할 수 있는데, 이 역시 연습이 약이다.
10여년 전 정말 창피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예전 회사에 다닐 때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질문/답변 세션을 연습한 적이 있는데, 30분 뒤 내 몸은 땀으로 완전히 젖어버렸다. 옆에 계시던 임원분이 책상 아래로 손수건을 들고 있었다는 사실을 미팅이 끝날 때까지 눈치 채지 못했을 정도였다. 꽤 공격적인 스타일로 속사포처럼 치고 들어오는 영어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해 본 경험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일어난 해프닝이었지만, 실제 투자자도 아니고 해외 상장 대행사의 직원이 질문을 했음에도 내가 땀만 흘리다 세션을 끝냈다는 사실이 너무도 부끄러웠다. 경험이 풍부했다면 위와 같은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아무리 유명한 배우나 코미디언이라 하더라도 실제 무대에 올라가기 직전 대기실에서는 긴장한다. 그러나 연습을 지겨울 정도로 해 둬야 실제 무대에서 실패할 확률이 낮아진다. 프로는 연습 때 긴장하고 실전에서는 유연하게 움직인다.
모든 것은 경험이다. 한 번 가 본 길은 두 번째부터 훨씬 쉽게 갈 수 있다. 연습하자.
면접을 보다 보면 대충 생각해서는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접하게 된다. 가고 싶은 회사의 주력 사업 및 목표로 하는 포지션이 요구하는 업무 능력 등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해도 그런 질문은 들어오기 마련이다.
이런 질문에 대한 준비에 좋은 도구가 바로 'Performance-based Interview'인데 우리나라 스타일의 면접과는 조금 안 맞을 수도 있지만 여러 카테고리의 다양한 질문이 포함되어 있어 면접 준비 외에 이력서 업데이트에도 도움이 된다.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면 여러 버전이 나오지만 개인적으로는 미국 VA (Veteran's Association: 재향군인회)에서 제공하는 워드/엑셀 포맷의 샘플을 다운로드해서 답을 달아보고 질문/답변 세션을 연습하길 권하고 싶다.
처음 해 보면 아마 답을 수기로 적는 데에도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답을 달기 어려운 질문도 많으리라 생각한다. 그래도 계속 고민하면서 답을 찾고 이력서를 업데이트하다 보면 처음보다 더 잘 정리된 이력서는 물론, 자신이 목표로 하는 회사에 가서 어떤 분야에 기여할 수 있는지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해외 기업에 지원하는 경우 대체로 전화나 Skype를 통해 면접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노트북이 있다면 제일 좋겠지만 없다면 데스크탑 PC나 스마트폰을 써야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스마트폰을 권하고 싶다. 데스크탑 PC에서 스카이프로 1280x720, 15fps 이상의 성능과 괜찮은 화질/음질을 경험하려면 좋은 웹캠과 헤드셋 등을 사야 하는데 이 경우 비용이 은근히 들고 최적의 세팅을 찾아내기도 힘들다.
나는 갤럭시 노트5와 Skype를 활용해서 곧 근무하게 될 회사의 1, 3차 면접을 봤다. 스마트폰으로 Skype 면접을 보게 되었다면 먼저 다음과 같이 준비해 보자.
1) PC에 Skype를 설치하고 테스트 계정을 만듦
2) 스마트폰의 전면 카메라, Skype 모바일 및 와이파이 성능 확인 (해상도 1280x720, 초당 15프레임/fps)
3) 면접을 위한 깔끔한 배경 및 카메라 위치/각도 세팅(폰 거치대가 있으면 좋음)
가족이나 친구를 대상으로 테스트하는 방법도 있는데, 어쨌든 기본적인 테스트/설정이 끝난 후 실제 면접에 사용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양복, 셔츠, 넥타이는 실제 대면 면접과 동일하게 착용
2) 스마트폰은 90% 이상 충전 후 무음 모드로 전환, 방해 금지 모드 on
3) 만일을 위해 충전기나 보조 배터리 연결
4) 무선 공유기 재시작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 그래도 불안하고 데이터가 남아있다면 LTE도 가능)
5) 스마트폰에 이어폰 연결 및 착용
이직하려는 회사의 면접/테스트 등이 모두 끝나고 합격 통지를 받았다면 연봉 및 조건을 협의해야 한다. 대체로 연봉은 다음 조건들의 영향을 받는다.
1) 합격한 회사의 연봉 테이블 및 정책
2) 현재 회사에서의 연 수입 및 구체적 실적
3) 당신의 가치: 업무 경험, 졸업한 학교, 외국어 실력(특히 영어, 중국어) 등
만일 지원이 아닌 스카우트라면 연봉을 많이 올릴 수도 있겠지만(실제로 실무자의 연 수입이 임원의 그것보다 많은 경우도 있고 새 회사에서 기존 연봉의 2배를 받는 사람도 봤다)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아무래도 가고 싶은 회사의 정책을 따르게 되는 경우가 많으리라 본다. 아무튼 연봉은 업계나 회사, 경력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니 충분히 조사해 보도록 하자.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면 가려는 회사의 연봉/조건 등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인연이 있었던 이들과의 인사는 가능하면 직접, 그게 어렵다면 메일로라도 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한다. 물론 친한 이들과의 식사나 술자리도 필수인데, 크게 축하할 이직이거나 취업 이민 등 환경이 크게 변하는 경우라도 술은 적당히 마시자. (내 경우 전 회사를 퇴사한 후 계속된 음주로 건강이 꽤 안 좋아진 적이 있는데 확실히 나이가 들면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아무리 만남의 시작과 그간의 과정이 좋았다고 해도 끝이 엉망인 사람에 대해서는 좋은 기억을 갖기가 쉽지 않다. 가끔 퇴사할 때 일을 일부러 안 하거나 막판에 떠넘기는 등 그간 자기를 괴롭혔던 사람이나 부서에게 복수를 했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본다. 그런데 이 좁은 세상, 어디서 무슨 일이 생길지, 누구에게 무슨 말을 들을지 모르는 세상인 데다가 의외로 사람의 흔적을 쉽게 찾는 방법이 많은 터라 (인터넷이나 사회 생활을 아예 하지 않는다면 몰라도) 극단적인 방법은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목표로 삼은 회사에서 합격 통보를 받았다면 먼저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러나 그 뒤 이직을 결정하고 새로운 회사를 옮겨 일을 시작한 뒤 적응해서 한숨 돌리기까지는 최소 2~4달은 걸릴 것이다. 내가 그랬다. 한때 회사를 다닌다는 것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하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뭐 직장인의 인생, 별 거 있나 싶다. 자신에게 좀 더 잘 맞는 회사에서 좋은 동료들과 열심히, 때론 쉬엄쉬엄 일해서 월급 받고 맛있는 밥 먹으며 안정적이고 행복한 생활을 하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회사를 옮기는 일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생각한다면 의외로 쉽게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여러분의 직장 생활, 그리고 이직에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