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8일
빛나는 산업발전과 기술혁신을 이뤄낸 21세기, 판데믹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이 상황에서 유독 교육 문제에 관해 한국만 골머리를 앓는 이유가 뭘까?
그 답은 결국 한국의 비정상적인 입시 체제에 있다. 한국은 다른 국가와는 비교하기 힘들 만큼 고3이 말 그대로 ‘벼슬’이고 대입이 인생 최고의 중대사인 나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열아홉이라는 나이가 삶의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대입에 ‘실패’하는 청소년들을 사회의 루저로 만들고, 이 시간만이 앞으로의 인생을 결정할 수 있도록 이끄는 터닝 포인트라며 무의식 속에 주입시키는 이 기이한 현실은 “어쨌든 너는 남들보다 더 빠르게 가야 한다”는 감춰진 생각과 함께 무한한 경쟁을 부추기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갯벌 위에 건물을 짓는 것만큼이나 내실 없고 위험한 ‘인간 농사’로 맺은 열매들이 극단적으로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며 인간성이 결핍된 존재의 형상을 하는 것을 보면서도 왜 이 시스템을 긍정하는가?
미래를 꿈꿀 권리조차 부여받지 못한 채 소시민의 삶을 강요받는 우리가 왜 대한민국의 미래가 되어야 하는가?
우리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여야 한다. 남들이 쓴 극적인 소설의 이상적 인물 말고, 베스트셀러가 아니더라도 각자의 얼굴을 드러내고 사는 개개인의 이야기의 주인공이어야 한다.
언젠가는, 우리의 이름 하나하나가 서사가 되는 세상이 올까?
2020년 6월 8일, 짧은 글 긴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