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한테 솔직하게 말해 봐. 누구랑 놀았어?"
"혼자 놀았어."
"친구들이 안 놀아줘?"
"응. 안 놀아줘."
관심사에 관련된 건 하루 종일 떠들어대면서, 친구 얘기만 나오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일곱 살 우리 아이. 친구들이 안 놀아준다고 말하며 아이는 멋쩍어했다. 잠든 아이를 보며 마음이 쓰라렸다. '맴찢'이라는 말이 이런 뜻이었구나 절절이 느낀다.
얼마 전에 어린이집 친구와 놀이터에 가서 노는 모습을 보고 (친구에게 말을 건네려고 애썼지만 관심 없는 주제로 말을 걸어서 외면당하는 모습, 친구들 사이에 겉도는 모습) 속이 상해 며칠을 가시방석에 앉아있는
마음이었다.
이런저런 일들로 대충 짐작은 했었다. 그래도 친구들과 놀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하는 아이의 용기와 하원 후 태권도까지 씩씩하게 다니는 아이를 돌이켜본다.
아이가 힘들어하게 된다면 학교 그까지 것, 안 다니면 그만이다. 학교가 아니어도 배우고 일할 수 있는 곳을 찾으면 찾을 수 있을 거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만 있다면 남들과 다른 길이 되더라도 그쪽을 선택하면 된다.
매일 웃는 얼굴로 등원하고 웃는 얼굴로 집으로 돌아와 주는 아이가 대견하고 안쓰러운 밤이다. 지금 당장은 이런 아이를 위해 함께 열심히 뛰어주고, 단체생활이 아니어도 즐겁고 재미있는 일들이 많다는 걸 알려주는 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일 일거다.
아이에게 제일 좋은 친구가 되어주겠다고, 남보다 뛰어나기 위해 애쓰기보단 가족의 행복을 좇는 엄마가 되겠다고 마음을 다잡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