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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레꼬레 Jul 23. 2024

메르씨 크루아상

이지은 지음

20년간 프랑스에서 살고 있는 이지은 작가의 음식과 삶에 대한 에세이.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알리그르 시장에 대한 리뷰가 중심이지만 그외에도

각종 다양한 식재료와 메뉴들, 그리고 그 음식들에 대한 작가의 기억과 느낌들이

잘 어울러진 비빔밥처럼 정갈하게 엮여있는 책.


미술사학자이면서 장식미술 등에 대한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이렇게 좋은 솜씨로

요리도 마스터 하는 작가는 집밥클래스도 운영중이라는데

내가 파리에 살고 있더라면, 당장 등록해서 그 클래스에서 배우고 싶은 그런 느낌이 마구 들었다.

내게도 짧다면 짧은 1년 2개월의 외국 생활이 있었는데,

외국에서의 나날들이 가끔씩 고독하고 슬퍼지더라도 그래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면

그 외로움 쯤이야 견딜수 있었던 그런 기억들이 몇개 있다.

별 기대 없이 샀는데 깜짝 놀라는 맛을 뿜어내던 올리브오일,

프로슈토와 스틱 과자 등으로 간단하게 안주를 차려 마시던 식전 와인,

여름엔 집앞 젤라토 가게에서 할아버지 주인이 건네주는 상큼한 젤라토,

두오모 근처에서 한국으로 돌아가기전 배터지게 먹었던 중국음식에서의 따끈한 국물까지.


내게는 그 곳이 밀라노 였는데 이지은 작가에게는 그곳이 파리이니까

느낌은 다르겠지만 또 일정 부분은 비슷하리라 가늠해본다.

작가님의 집 부엌에서 본 풍경

아기자기하지만 내공 가득한 가게들에서 공수한 각종 재료들과

싱그럽고 또한 정성이 담긴 다양한 요리로 가득한 작가의 프랑스 식탁으로 나를 데려다 놓는 시간이여서

이 책을 읽는 내내 행복했다.

쨍한 여름날에 레몬 향기와 같은 그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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