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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츠허밍 Jul 26. 2023

3-4. 음악을 그리듯이? 드로잉 뮤직비디오!


“이츠허밍님,
제가 올려놓은 노을 그림 영상을 추출해서
메일로 음원 주셨던 비포선셋과 어울리게
그리는 모습을 다듬어서 만들어 놓으면 되나요?”


과연 ‘Before Sunset’ 뮤비 콜라보는

어떤 분야의 크리에이터와 진행하게 되었을까?


그렇다.


대화 내용에서 쉽게 유추 할 수 있듯이

노을을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분야,

바로 ‘드로잉’이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엄마는 피아노, 바이올린 등

악기에 관련된 교육열은 유난히 높으셨지만

특이하게도 미술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배움을 강요하신 적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대학교 졸업을 하기 전까지

미술 학원 근처에 가본 적이 없었고,

당연히 미술 실기 점수는 항상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그러고보니 글을 쓰다보니 갑자기 궁금해졌다.

엄마는 왜 나를 미술 학원에 안 보내셨을까?

목요일에 엄마에게 전화해서 물어봐야지.


인생에서 내 의지로 먼저

미술 학원을 찾아간 적은 없지만,

내 자취방에는 오일 페인팅 그림이 3개나 있다.


하나는 친한 친구로부터 받은 생일 선물,

(내 프사를 보고 그린 초상화)

나머지 2개는 내가 그린 그림

(보노보노, 개냥이 커플)이다.


보노보노와 개냥이 커플은

비교적 최근인 몇년 사이에

망원과 홍대의 드로잉 스튜디오에서

각각 그린 것인데,

사실 그걸 그리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사람들이 왜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개냥이 커플ㅋㅋㅋㅋㅋ 귀엽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힐링 하려구요.’ 등의 말은

다 방송에서 해대는 허세 멘트인 줄 알았는데,

친구에게 거의 질질 끌려가다시피해서

방문했던 망원의 그 작은 드로잉 스튜디오에서

나는 정말 오랜만에 마음의 평화를 되찾았다.

망쳐버린 보노쨩,, 그래도 열심히 그렸다
완성한 보노쨩

비록 내 인생의 첫 드로잉이라

보노보노 친구의 머리를 매우 삐뚤빼뚤하게

그리긴 했지만,

그림을 그리는 2시간 반동안

나는 음악이 아닌 다른 무언가에

미친듯이 집중’ 했다.


그 당시 작업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던 때라

외출해서 시간 아깝게 그림이나 그려낼(?)

기분이 아니었는데,

그런 바보같은 생각을 했던 나를 구원해준

그 친구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한다.


드로잉의 위대함을 아는 지금은

누구든지 ‘나랑 그림 그리러 같이 가지 않을래?’ 하면

언제나 대환영이다!



서론이 너무 길었지만

이번 노래는 저물어가는 노을의 입장에서

그 노을을 바라보는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처럼

가사를 적고 노래로 만들었기에

마치 그림을 그리듯이 영상으로 노래를

전달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것을 가장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영역은

드로잉’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드로잉 뮤직비디오가 꼭 필요했다.


그래서 이번 콜라보는

눈과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드로잉으로

편안하고 따스한 영상을 업로드하며

당시 약 22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오후의 시아' 와 함께했다.


아, 그리고 미리 얘기해 두는 거지만

이번에는 지금까지 내가 진행했던

작업 방식과는 이례적으로

크리에이터 분께서 이미 기존에 작업하셨던

노을 영상을 노래의 길이에 맞게끔

재구성했음을 밝힌다.


새 영상이 아닌 재구성 영상으로

콜라보를 진행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첫 번째, 드로잉 영상의 러닝 타임 문제였다.


기본적으로 드로잉 영상들은

길이가 10~20분 정도이다.


곡의 길이는 길어봤자 3~4분대인데 그렇게 된다면

드로잉 과정의 절반 이상을 생략해야 한다.


아무래도 짧은 곡의 길이에 맞춰서

새로운 작품의 드로잉 과정을 보여주기에는

영상의 속도감이 빨라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시청자 입장에서 실제로 드로잉이 완성되어가는 것에

대한 과정 자체에 설득력이 떨어질 것 같았다.



그리고 두 번째, 제작 기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이것은 나의 불찰이 컸는데,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다른 분야에 비해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섭외 전에 미리 캐치하지 못했다.


드로잉은 한번의 작은 실수라도 발생하게 되면

수정이 거의 불가능하다.


다시 만들어야하기 때문이다.


물론 오일 파스텔이라서 살짝 덧입혀도 되긴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냉정했다.


미대 졸업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적어도 한 학기 혹은 1년 내내 고생하는

친구들의 이야기가 이제서야 이해가 될 만큼

드로잉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기준이 높았다.



또한 세 번째, 크리에이터 분의 영상 업로드 주기를

간과한 탓도 컸다.


시아 님은 한 달에 1개 정도의 영상을 제작해서

업로드 하시는데

그러다보니 콜라보 뮤직 비디오 영상이 업로드 되려면

제작 기간을 포함해 적어도

2달 정도를 무작정 기다려야 했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음원은 이미 한참 전에 발매가 되었는데

뮤직비디오가 1달 뒤에나 공개되는 셈이니

콜라보를 함으로써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가

무색해질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불행의 3요소들(?)을 제치고

재구성 영상으로 뮤직비디오를 만들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시아 님께서 기존에 작업하셨던 노을 영상의 배경이며

그림의 분위기가 내 노래와 이미 찰떡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버 버튼을 언박싱하시는 장면이

함께 담긴 영상이라서 팬 분들에게도, 시아 님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영상이었기에


13분 57초에서 4분 3초로

길이가 줄어 들어든다고 해도

스토리를 이해하기에 큰 무리가 없어보였다.

재구성을 하기로 한 원본 노을 드로잉 영상.

그리고 발매일에 맞춰서

무사히 뮤직비디오가 세상에 공개되었다.


데칼코마니 기법같은 썸네일이 정말 매력적이다.


https://youtu.be/pu8Nt8g71sA

[MV] 이츠허밍 - Before Sunset(With 오후의 시아) | 오일파스텔 그림

완성된 결과물은

유튜브에서 ‘이츠허밍 Before Sunset’으로

검색하면 감상할 수 있다.


저물어 가는 노을과 함께

차분하게 이 노래와 영상을 함께 즐겨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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