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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본에서 너와 다른 나로 산다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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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열정 소녀 하이디 Jul 25. 2019

겉만 보고는 판단할 수 없는 제도의 모순

일본 고도 전문직 비자의 허와 실

일본에서 직장을 다니려면 보통 일반 재류 (기술, 인문 지식, 국제업무 카테고리) 비자를 얻어야 한다. 3년이나 5년짜리로 보통 발급이 되고, 비자의 카테고리 안에 있는 활동만 할 수 있다. 이를 테면 기술, 인문 지식 카테고리의 일반 재류 자격을 얻었으면 연구나 교육 관련 활동은 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일본 고도 전문직 비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이런 이유에서 였다.

일본에서 나는 회사 밖에서 재미있는 프로젝트 기회를 만나는 일이 몇 번 있었다. 예를 들어 일본에 이사 올 때 소개받은 교수님이 다른 학교로 적을 옮기 면서 그가 영어로 가르치던 국제 경영학 수업을 한 학기 동안 급하게 맡아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는 나에게 외부 초빙 교수로서 그의 수업을 맡아달라 제안하였다. 이 곳에 있으면서 나는 나만의 스타트업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일반 재류 자격을 갖고 있던 나는 이런 기회들을 포기하거나, 회사로부터 특별 허가를 받아 회사의 사회 공헌 이니셔티브의 하나로서 참가하는 "자원봉사자"의 자격으로 그 프로젝트들에 임했다. 그리고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다 보니, 회사에서는 비자 자격을 바꾸는 것을 제안했다.

日, 고도 인재 대상 포인트 우대제도 도입

아, 역시 일본이구나. 이렇게나 꼼꼼하게 제도를 만들고 친절히 영어로 설명까지 해 주다니 (입국 관리국 페이지에 매우 드물게 영문으로도 잘 만들어진 팸플릿도 올려져 있다.). 나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이 정보를 알려준 회사 담당자에게 고맙다는 인사까지 했다. 내가 처음 이 제도에 알게 되었을 때 보였던 반응이다. 이 비자를 받게 되면 나는 교육/연구나 내가 직접 회사를 설립하고 경영을 할 수 도 있다. 나는 일본 영주권에 관심이 없지만 이 비자를 얻게 되면 단기로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도 생기고, 아이가 생기면 부모님에게 일본에 와서 함께 살 수 있도록 비자를 발급해 준다. 내가 처한 개인적인 여러 모로 쓸모가 많은 비자였던 것이다.

자격 평가 포인트 리스트를 보고 관련 증명 서류를 준비했다. 직접 이민국에 가서 정식으로 제출하기 전에 빠진 서류가 없는지 리뷰도 받았다. 회사를 통해 서류를 정식으로 제출하고 4일 후 변경된 재류 자격의 재류 카드를 받을 수 있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되었다. 같이 제출했던 여권에 회사명이 씌어 있는 지정서(Designation)라는 종이쪽지를 붙여 줬다. 불안한 마음에 급 인터넷 서치를 시작했다.

고도 인재 전문직 비자는 현재 몸 담고 있는 회사에 비자가 연계되어 있다. 다른 회사로 옮긴다면 비자를 새로 받아야 한다.

나는 이때까지만 해도 "떠도는 인터넷 정보"일 수 있다 나를 안심시키며 이민국 직원과 상담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인터넷을 보니 일반 재류 자격은 체류 기간이 남아 있는 동안 회사를 옮길 경우 소속기관 변경만 하면 되지만 고도 인재 비자는 새 회사에 연계된 비자를 다시 받아야 한다는데 이 것이 사실인가요?"

"하이 (はい, 네)."

"그럼.... 더 편리하게 일본에서 생활하고 싶은 마음에 바꾼 비자였던데 오히려 더 불편하게 된 것 같은데, 이 제도가 더 좋은 것 맞나요?" (나는 오늘도 그들이 원하지 않는 피하고 싶었던 질문을 해 버리는 실례를 저지르고 말았다.)

"조또 (ちょっと, 조금...)...." (머리를 긁적거리며 당황한 얼굴을 보이는 이민국 직원)

아뿔싸! "조또"라고?

이들이 이 단어를 연발하면 게임 끝난 거다. 당신은 절대 정확한 답을 얻을 수 없다.

이건 뭐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본다"라는 속담의 "개"가 바로 "나"이고, "빛 좋은 개살구"의 "개살구"가 이 제도이다.

한 군데에서 오래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일본인의 마인드셋으로 이런 비자를 만들어 주면 그들이 소위 "고도 인재"라 칭하는 외국인들은 좋아할 리 없다. 나는 이 비자로 인해 한 회사에 꽁꽁 묶여 버린 것 같았다. 이는 일본인에게는 "변하지 않는 안정감"일 수 있으나 나에게는 명목상으로나마 존재하던 "내가 원하는 회사로 옮길 수 있는 자유"의 "속박"이었다.

이들은 새 제도를 만들 때 무척이나 그들만의 생각하는 방식을 적용해 정책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들은 이것을 실제로 당사자들에게 적용했을 때 이들이 보일 반응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 탁상행정의 결과이며 겉에서만 보고는 알 수 없는 제도의 모순이었다.

앞으로 관공서와 관련된 일은 겉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보험/대출 약관 보듯 한 번 보고 또 보고 100번 볼 것이다. 나는 이제 그들이 하는 말들이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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