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상봉의 그림속에 담겨 있는 것은 왠지 모르게 내가 그리워 하는 것들이다. 백자, 안개꽃, 코스모스.. 이 작품도 갈색의 느낌 때문인지 당연히 뭔가 아스라한 느낌의 물체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갈대, 싸리나 감 같은. 왠지 모르지만 사과보다는 감 같은 것들이 더 향수를 불러 일으킨달까. 그런데 파와 토마토란다. 토마토라니... 이건 마치 쵸콜릿을 동양화로 그린 느낌이다.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도상봉 그림을 좋아하는 이유는 빛 바램 때문인듯 하다. 먼지 한겹 쌓인듯한 시간이 조용히 내려앉은 색. 닳아버린 소박한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