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를 꿈꾸는 큰 아이의
연필을 깎으며
생각한다
이 연필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리고
사람들의 행복을 그리겠지
때로는 세상의 추함과
불행을 그려야 되는 날도 있을 거야
그래도 즐겁게 즐겁게
네 꿈을 그려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는 연필을 깎는다
혹
너의 소중한 꿈을 그리고
짜투리 남는 시간이
있다면… 말이야
돈 많이 버는 아빠 모습도 그리고
잔소리 적게 하는 엄마 모습도 그리고
게임보단 공부를 사랑하는 네 동생 모습도
그려주겠니
그리고
아빠에게 도끼눈 뜨지 않고
말도 예쁘게 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등교 준비하고
마라탕 줄이고
방 정리도 잘하는
너의 모습도 가끔 그려주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나는 연필을 깎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