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영덕 Sep 18. 2019

다시 가고 싶어 적금을 들었다

내년쯤 가족과 함께 시드니에 갈 수 있기를 

어렸을 때는 호주라는 나라가 방송에 나오면 그저 서양인가 하는 먼 나라 생각뿐이었다.

단 한 번도 호주에서 살게 될 줄은 생각도 안 해봤는데 7,000km 떨어진 곳에 가방 하나 들고 떠나게 될 줄이야, 나 자신한테도 신선한 변화였었다.

요즘 들어 그때 그 시간들이 부쩍 그립다. 다른 이유보다는 아무 생각이 없었기에 그때가 너무 그립다. 천연자원보다는 인적자원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추구하는데 솔직한 마음으로 평생 끊임없이 발전하는 게 곧 행복으로 연결되지는 않는 것 같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인풋 대비 아웃풋이 더 적어 오히려 무력감에 빠질 때도 많다.

최근까지 호주에 살다온 친구 이야기를 들어보니 시드니도 예전 시드니가 아니라고 하는데, 멜버른이 오히려 더 좋아졌다고 한다. 팽팽했던 구도가 멜버른으로 조금씩 기우는 듯하다.

멜버른에선 꾸준하게 세계 축제를 개최하는데 그런 효과들을 보고 있다.

시드니는 내가 거주하던 시기인 08~12년도가 학생들이나 워홀러들이나 가장 인기가 많았던 시절이다. 학생들은 영주권 취득하는 것도 원활했고, 워홀러들은 호주달러가 강세였기에 시간 대비 수익이 좋았었다.

02~03년도에 생활하던 사람들이 책도 많이 발간하고 유학원 사업에 매진했기 때문에 최대 인원이 몰렸을 때였다. 다만 호주 이민정책을 개정하면서 12년도부터는 학생들이 대거 빠졌다. 

08년도만 해도 스트라스필드나 시티에는 우리나라 청년들이 한국과 똑같이 술을 마시고, 파티를 했는데 11년도만 해도 반에 반도 안되어 보였다.

현재 시드니는 시티 자체가 많이 죽었다고 한다. 아마 이민정책이 변화되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까지 그 영향이 미친듯하다.




2010년 Tomworth의 Peel Valley에서의 연말 휴가가 시작되었다.

6시간 정도 운전해서 도착한 곳은 오페라하우스, 갈 때마다 색다른 느낌이다. 맨 처음 오페라하우스를 봤을 때는 그 웅장함에 감명받았다.



오페라하우스는 서큘러키(Circular Quay)에 있으며 당연 서큘러키 역에서 내리면 된다.

오페라하우스는 왜 서큘러키에 있냐고 묻는다면? 다들 알겠지만 영국의 제임스 쿡이 호주를 알리고, 식민지화하면서 원주민과 전쟁을 했다. 전쟁이라고 하긴 좀 어려워 보이고 원주민은 거의 싸워보지도 못하고 빼앗겼다는 표현이 맞다.

어쨌든 반은 영국 명칭 또 다른 반은 원주민 언어로 명칭을 정했다. 그래서 지하철명을 보면 리버풀도 있고 뉴캐슬도 있고 영국 주요 도시의 명칭을 사용한다.

이와 반대로 옆 동네인 뉴질랜드는 원주민 마우이족이 싸움을 잘해 서로 사이좋게 지내기로 해 차별 없이 현재도 잘 지내고 있다.

두 나라를 가본 사람은 알 것이다. 호주 원주민은 인간 이하의 삶을 살고 있지만 뉴질랜드 원주민은 정치 및 경제 전반에 걸쳐 뉴질랜드 사람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생활한다.

따지고 보면 진정 호주 사람, 뉴질랜드 사람들이 원주민인데 이렇게 원주민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차별 중에 하나인 것 같다.

맨 처음 원주민을 접했을 때가 오페라하우스 근처 예술가였는데 나름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만든듯하다.



호주 정부가 원주민에게는 월마다 생활할 수 있도록 일정 금액을 준다. 그리고 원주민 자녀에게는 의무교육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

시드니 외곽으로만 나가도 원주민들은 항상 술이나 담배에 취해 있는데 거의 정부에서 방치하고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신채호 선생님의 말씀인데 역사 자체를 못 배우게 하기 위함이다.


바로 옆에는 하버브리지가 있다.



저곳에는 자전거 전용도로와 보행자 전용도로가 좌우로 나눠져 있어 다니기가 편하다. 다만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가지 않는 것이 좋은데 꽤 다리가 길고 엄청 출렁거린다.

하버브리지는 90년 전쯤인 1930년도에 완공되었는데  인터넷 자료를 찾아보면 다리의 특성 정도만 나와있다. 직접 하버브리지에 가보면 중국 노동자들이 만들었고, 완공하기 위해 얼마나 힘들었는지 상세히 적혀있다. 완공 후 현재 시드니에 있는 차이나타운에 자리를 받았다.

현재도 하버브리지 같은 건축물을 완공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을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오페라하우스 옆에는 보타닉가든이 있는데 여기만 있는 게 아니라 도시마다 보타닉가든은 존재한다. 다른 곳과 비교하여 오페라하우스 옆에 보태닉가든이 가장 크다.

돈 많이 벌면 나도 여기서 서양인들과 같이 러닝복 입고 아이팟 끼고 조깅하고 그러려고 했는데 아직 갈길이 멀다.

오페라하우스를 한 바퀴 돌고, 하버브리지 윗동네로 올랐다.



이날은 장을 선듯한데 특별한 아이템은 없다. 약간 촌스럽기도 하고, 서양 냄새 가득한 상품들이 즐비했다.

오페라 하우스 반대편에서 바라본 써큘러키 역 & 페리 역, 밤에 보면 더 멋있다. 역시 해양과 같이 있는 도시란 신의 축복이다.



여긴 그 유명한 페디스 마켓인데 사실 그렇게 살만한 제품은 없다. 과일 정도는 무난하게 살만한데 중국 사람들이 많다.



중국 배우 성용의 엄마가 소유 및 거주하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 유무는 밝혀지지 않았다. 

바로 근처에는 차이나 타운이 위치한다.



중국음식은 세계 3대 음식으로 굉장히 가치가 크고 질적으로 우수하다. 다만, 서비스가 별로인데 그건 문화 차이니 이해해야 할 부분이다.

여기서 식사 주문하거나 음식을 줄 때 거의 던지다시피 하는데 원래 문화 자체가 그렇다고 한다.

음식용기를 보면 이도 많이 나가고 금도 있는데 중국 친구에게 물어보니 일상적인 생활이라고 한다.


이곳은 내가 좋아하는 달링하버, 이 날따라 날씨가 좋지 않았다. 바닷가 쪽이라 자주 날씨가 변한다.

햄버거 먹기에는 달링 하버만 한 곳이 없다. 작은 하버에서 햄버거 하나 들고 앉아있으면 갈매기 한 200마리 찾아온다. 



니모를 찾아서에서도 그 장면이 나오는데 니모가 잠깐 육지로 튕겨 나왔는데 갈매기들이 미친 듯이 니모 잡아먹으려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

새들은 감자튀김을 주지 않으면 정말 잡아먹을 것처럼 바라보고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보다는 걸어 다니면서 주변을 봐야 잘 보이고 피부로 느낄 수 있으니 발품을 많이 파는 것도 좋다.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 행복하길 바랍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가을이 오면 생각나는 호주의 '콥스 하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