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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함은 언제 떠날지 모른다. 대도서관의 명복을 빌면서

편히 쉬기를 나의 첫 게임 유튜버 문명의 대도서관



한달만에 친구를 보러 나갈까 말까하던 토욜 오전


전혀 생각지 못한 비보에 가슴이 메었다.


곧 약속시간이 다가오기에 지하철을 탔지만


동대문에서 천안으로 가는 두 시간 내내


이게 가짜뉴스는 아닌가 진짜인가 싶어서 자꾸


자꾸만 뉴스를 검색하고 또 새로고침


천안에 거의 다 도착할 즈음에야 내 마음은


정말이구나 이게 현실이다 수용할 즈음에 이른다



대도서관은 흔히 게임 전문 유튜버로 알려져 있다.


그의 닉부터 문명 게임의 불가사의 대도서관이지만


나에겐 그는 게임 유튜버보다는 한 명의 창업자다


아직 게임 방송을 진지하게 직업으로 보지 못하던


15년 전부터 그는 유튜브에 게임을 올렸고


자신의 유튜브 한달수익 천만원 이상을 인증하며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던 직업과 사업을 만들어냈다


심지어 자신의 직업의 존재가치를 증명하려고


정치인도 꺼려하는 공중파 토론을 나가기도 했다


게임을 즐겨하는 사람도 같은 시민이고 유권자다


그 평범한 한마디를 아무도 하지 않던 10년전에.



귀멸의 칼날같은 일본만화에서도 나오는 주제처럼


영원한 것이 존재한다면 바로 그건 사람의 마음


나와 얼굴 한번 대면한 적 없는 남일지라도


게이머도 같은 사람이다 함부로 비하하지 마라


그 마음을 이어간다면 더이상 그저 남이 아니다


이어지고 계승하는 마음이 있다면 불멸에 다가간다




나동현 한 사람을 개인적으로 추모하는 사람도


대도서관이라는 유튜버를 기억하는 익명의 다수도


모두 회상하고 되새기는 밤이길.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편히 쉬시길


그리고 각자의 소중한 인연들에게


오랜만이라도 전화 한번 거는 용기있는 밤이길


오늘따라 달이, 너무나 아름다운 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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