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Saveé Sea Marlborough 쇼비뇽블랑
봄이다. 날씨도 하루하루 다르게 따뜻해지고, 하얀 벚꽃, 노란 개나리, 연두색 새싹들이 새로운 계절이 왔음을 알려준다. 이럴 땐 상큼한 화이트 와인이 당겨서 요즘 자꾸 화이트 와인들을 구경하곤 한다. 그러던 중 와인 라벨과 이름이 너무 귀여워서 고른 것이 뉴질랜드 싸베 씨 말보로 쇼비뇽블랑(Saveé Sea Marlborough Sauvignon Blanc) 2021이다.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예쁜 라벨의 정체는 말보로 지역의 절경을 담은 것이라고 한다.
Awatere River 와이너리
썩 알려지지 않은 와인이지만, 데일리샷 등에서 너무나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에 구매해 보았다. 알고 보니 실리니 쇼비뇽블랑을 생산하는 부스터 와인 그룹(Booster Wine Group)에서 내놓은 프로젝트 와인이란다. 어쩐지 홈페이지에도 정보가 많진 않더라니, 그런데 프로젝트는 어떤 의미일지 잘 모르겠다. 아마 와이너리의 이름을 딴 것이 아닌 보틀링을 따로 하면서 브랜드 네임을 만들었기에 프로젝트 와인이라고 불리는 듯하다.
Savee Sea 와인의 생산은 Booster group의 생산 및 병입을 담당하는 AWATERE RIVER Winery에서 생산한다.
Awatere River Winery는 Peter와 Anna Vavasour 부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두 사람은 1986년 Dashwood 지역에 첫 포도나무를 심고 지역 최초의 와이너리를 설립했다. 이후 프랑스, 캘리포니아, 호주에서 와인을 제조하던 아들 Louis Vavasour이 말보로 지역으로 돌아와 Awatere River 와이너리를 설립한다. 그는 "우리 와인은 말보로 라이프 스타일의 본질을 따라간다. 낚시, 가리비, 다이빙, 고요한 소리 속 항해 등 친구 및 가족과 함께 해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우리 집 뒷마당에서 가상으로 만든 양질의 와인을 자주 즐긴다."라며 와이너리의 철학을 설명한다.
말보로 지역
뉴질랜드의 사우스 아일랜드에 위치한 말보로(Marborough)는 뉴질랜드 남섬의 최북단에 있다. 낮이 길고 밤은 서늘하며 여름과 가을에 걸쳐 포도가 천천히 오랜 기간 익어가는 전형적인 서늘한 기후의 지역으로 화이트와인, 특히 쇼비뇽 블랑의 생산지로 유명하다. 익는 기간도 중요하지만, 말보로가 포도 생산에 유리한 가장 큰 이유는 말보로 지역 토양이 남쪽보다 훨씬 신생으로 젊고 돌이 많은 토양이 배수에 좋아 포도 농사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전체 쇼비뇽 블랑의 60 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클라우디 베이(Cloudy Bay), 몬타나(Montana), 빌라 마리아(Villa Maria), 헌터스(Hunter's), 잭슨 이스테이트(Jackson Estate), 이사벨 이스테이트(Isabel Estate), 위터 힐(Wither Hills), 세인트 클레어(Saint Clair), 로손스 드라이 힐 와인(Lawson's Dry Hills Wines) 등 와이너리가 유명하다. 한국에서 많이 마시는 와인으로는 클라우디 베이, 오이스터 베이, 빌라마리아 정도가 유명하다.
쇼비뇽 블랑은 신선한 향과 맛을 보존하기 위해 포도를 이른 시기에 수확하고, 저온에서 발효시킨다. 그래서 오크통 발효는 잘하지 않는다. 특히 말보로 지역의 쇼비뇽 블랑은 열대 과일향, 상큼한 산미, 미네랄 느낌으로 알려져 있다. 쇼비뇽 블랑의 미묘함, 초록색 후추와 구스베리의 강렬한 맛은 "구스베리 숲의 고양이 오줌"이라는 표현으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쇼비뇽 블랑 이외에도 말보로 지역은 샤도네이(Chardonnay), 피노 그리(Pinot Gris), 리슬링(Riesling)이 생산되며 지역 토착 품종인 Albarino 역시 소규모로 생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피노 누아(Pinot Noir) 와인 역시 생산하고 있다.
말보로에서는 샤도네이와 피노누아를 전통방식으로 만들어 고급 스파클링을 만들기도 하는데, 잘 알려져 있는 제품으로는 Villa M이 있다.
Savee Sea Sauvignon Blanc 2021
실제로 싸베 씨 쇼비뇽블랑을 공원 잔디밭에서 처음 마셨을 때 마치 언제나 함께 옆에 있을 것 같은 친구 같은 느낌을 받았다. 처음 열었을 때는 가장 지배적인 느낌은 복숭아였다. 조금 후에 흙의 느낌이 감도는데 잠시 에어링 시키면 사라진다. 이후 복숭아, 풀냄새, 허브, 멜론, 라임 껍질 등의 느낌이 감돌고 마셨을 때 굉장히 가벼운 느낌의 상큼함, 자몽, 복숭아 등 과일과 미네랄의 느낌이 돈다. 마셨을 때 침샘 폭발하며 안주를 찾게 되는 것도 장점 같다. 단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고 꽤 드라이한 편이다.
실제 2만 원 정도의 가격의 화이트 와인이면서 Vivino 점수가 4.3을 자랑하는 가성비가 매우 훌륭한 와인이다.
아로마: 멜론, 자몽, 패션후르츠, 허브, 복숭아
테이스트: 구스베리, 멜론, 자몽, 열대과일, 복숭아, 미네랄리티
피니쉬: 깔끔, 신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