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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경숙 Jul 10. 2020

편견

살찐 사람도 유연하다

살찐 것과 유연성은 별 상관이 없는 듯 하다. 굴러가는 공처럼 살찐 사람이 유연하고 바짝 마른 사람이 오히려 몸이 뻣뻣한 경우가 의외로 많다. 잘 모르지만 적당한 살이 뼈를 감싸고 있으면 골절의 위험도 적고 몸의 균형을 유지해주니 더 유연한 건 아닐까? 허긴 살쪘으니 운동을 못할거라고 생각하는데 의외로 유연하니 더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른다. '생각보다 유연한데!'이런 표현말이다. 헬스장에서 코치와 다리 찢기 내기를 했다. 살빼기위해 매일 끙끙대면서 처참한 몰골을 보여주다가 다리찢기에 성공하자 코치가 "저 보다 유연하신데요"한다. "살찐 사람이 더 유연해요"하며 웃어 넘겼다.

20여년전에 헬스클럽을 처음 가본 적이 있다. 그때 회사에서 여직원들 사이에 헬스 열풍이 불어 여성전용 헬스클럽을 6개월 할인가격으로 등록하는 직원들이 많았다. 살이 상당히 쪄서 과체중이던 나는 주위의 권유에 넘어가 3개월 등록을 했다. 박리다매를 모토로 하던 그 헬스클럽은 신규회원이 오면 데리고 다니며 기구 설명해주고 스트레칭하는 방법을 일러주는 게 코칭의 끝이었다. 그래도 살이 좀 빠질까싶어 쭈뼛거리며 이 기구 저 기구 만져보다가 마지막엔 한 켠에 깔려있는 매트에서 스트레칭 몇가지 하고 샤워실로 직행하곤 했다.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어느날 매트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데 웬일인지 남자코치가 옆에 와서 이런 저런 자세 교정을 해주면서 조언을 했다. '이제 제대로 코칭을 해주려고 그러나?'약간 기대감을 가지고 더 열심히 자세를 이리 저리 바꾸며 스트레칭을 했다. 양 다리 벌리고 앞으로 숙이는 자세를 할 때였다. 코치가 내 등을 살짝 누르며 "보기보다 유연하신데요!"라고 말을 한다. 순간 나는 얼굴이 화끈해지면서 화가 좀 났다. '보기보다'라구? 내가 살쪘다고 비하하는거야? 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리고는 코치를 쳐다보지도 않고 내가 할 동작만 하고 얼른 운동을 마쳤다. 그리고 다음은 어떻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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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도 안되어 헬스장 나가는 것을 그만두게 되었다.
그 코치는 칭찬으로 한 말일텐데 속이 꼬일데로 꼬인 비만녀는 칭찬도 말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날씬한 사람이 유연해 보이고, 얼굴이 잘 생기면 성격도 좋을 것 같은 건 분명 편견이다. 그런데 사람은 기대에 부합하려는 욕구가 있어서 예쁘다 예쁘다 하면 더 예뻐지고 날씬하다, 유연하다, 질 한다 칭찬하면 더 잘하게 된다. 그래서 잘난 사람은 더 잘되고 못난 사람은 더 못되진다. 있는 그대로 실제 잘난점만 편견없이 칭찬해주면 된다. 다른 것 다 못하는데 잘하는 거 딱 한 가지 칭찬 받으면 사람은 다른 것도 잘 하고 싶어져서 스스로 잘 난 사람이 된다.

편견없이 사실을 적시하여 칭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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