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와 IOM 차드
제네바에서 하는 모든 경험은 참 소중하고 가치가 있다. 그것이 좋은 기억이든 나쁜 기억이든 그랬다. 당연히 좋았던 적도 있고, 사람들과 갈등하고 다툼이 있었던 적도 있다. 공부도 힘들고, 인간관계에도 스트레스를 받던 요즘에 두 국제기구에서 좋은 소식이 들렸다.
IOM 차드 오피스에 지원한 지 이틀만에 세네갈에 있는 IOM 서아프리카 오피스에서 서류에 합격하여 채용과정의 일환으로 필기시험을 보았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무슨 시험인지 형식인지도 모르지만 포지션에 관심이 있다면 최대한 빨리 시험에 응시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지원할 때 모든 파일을 제대로 업로드하라는 지시에도 불구하고 CL를 작성하는 칸을 제외하고 따로 CL파일을 첨부하지 않았던 것 같아서 큰 기대를 안 했는데 아무 기대없이 덜컥 합격해서 일단 긴장한 상태로 바로 시험 날짜를 확정을 했다. 어찌저찌 일단은 국제기구 필기 시험 내용이라도 알아보자는 심정으로 응한 것이었다. 연락을 받은 지 이틀 뒤에 시험을 보았는데, 시험 내용은 정말정말 어려웠다. IOM의 구조, 목적, 보고 체계 등에 대한 10문항 정도의 이지선다 문제와 주관식 4문제가 나왔다. 그리고 나머지 문제는 차드의 정세와 프로젝트에 대한 나의 지식을 측정하는 문제, 차드에서 생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영어와 불어로 각각 2문항씩 작성하는 것이었다. 살면서 불어로 이렇게 전문적인 내용을 작성해본 적이 없기에 큰 기대 없이 시험을 보았다. 아직 필기시험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현재 2주 정도 기다리는 중인데, 아직까지 연락이 없으면 떨어진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또 며칠 전 OECD 교육직능국의 한 팀에서 내 프로필이 그 팀이 찾는 프로필과 일치한다며 인턴십 시험에 응할 생각이 없냐는 연락을 받았다. 그간 내 경력이나 학업 내용이 교육과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전혀 없지만, 일단은 나의 프로필을 보고 직접 연락이 온 거이에 조금 더 긍정적인 신호(?)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시험을 보기로 했다. OECD 역시 시험의 내용이나 구성에 대해서는 공정성을 위해 따로 공지하지 않았다. 시험 내용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실무적인 내용으로, 교육과 관련한 OECD 이벤트에서 발표할 PPT의 컨셉노트를 작성하는 것과 그래프 두 개를 통해 알 수 있는 내용 3가지와 이를 통한 정책 추천 2가지 작성이었다. 다행히 영어로만 작성하는 것였지만, 여전히 교육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고 영어로 실무적인 업무를 해본 적이 없는 나에게는 그냥 어렵기만 했다. 일단은 OECD의 한 팀으로부터 관심있다는 연락을 받은 것만으로도 감사할 뿐이다.
졸업을 1년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두 국제기구의 채용시험에 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다. 아직까지 명확하게 결과가 나온 것은 없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내가 힘들어하면서 버틴 것들이 드디어 빛을 보기 시작한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아직까지도 한참 멀었지만, 자만하지 말고 달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