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파리로 갑니다.
제네바에서 벌써 1년 9개월째 살아가는 중이다. 논문을 작성하는 중인데 매일매일 써야 한다고 말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중이다. 한국의 외국인 자율방범대에 대한 논문을 작성 중인데, 논문 방향도 잘 정해졌고 지도교수님도 흥미롭게 바라보는 주제이다. 정말로 제네바 생활이 마무리가 되어가는 중이다.
조만간 파리에서 새로운 시작을 할 예정이다. 2월 말에 인턴십 공고를 보고 지원한 OECD에서 두 번이 넘는 면접을 본 결과, OECD의 한 팀의 프로젝트 매니저로부터 같이 일하자는 연락을 받았다. 면접이 끝나자마자 2시간 만에 연락이 왔다. 보통 면접 이후 1-2주 뒤에야 결과를 알려주는데, 감사하게도 나의 (포텐셜) 상사 분이 내가 마음에 들었는지 정말 빠르게 연락을 주었다. 면접에서 앞으로 내가 담당할 게 될 프로젝트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프로젝트의 good fit 같다고 여러 번 말씀해주신 게 이런 의미였나 보다. 백악관에서 7년 넘게 근무하고 OECD에서 6년 넘게 근무한 상사는 내가 일하게 될 부서의 5명의 팀장 중 한 명인데, 지금 팀원이 없이 혼자 팀을 이끄는 상황이다. 아마 높은 확률로 나는 상사와 단 둘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될 것 같고 이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 운이 좋으면 계속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결국은 OECD에서 새로 삶을 시작하게 되어 파리로 갈 예정이다.
안정된 공무원 생활에서 불확실이 가득한 국제 계약직의 세계로 넘어가는 것이 많은 고민이 되었다. 말이 좋아 국제기구 직원이지 실상은 외국인 노동자일 뿐이다. 그래도 지금이 아니면 언제 이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본 것 같다. 결론은 도전하기로 했다. 물론 인턴이 끝난 뒤에 OECD에서 계속 일한다는 보장은 없다. 다소 예의가 없는 누군가는 나에게 축하보다도 우려를 보내기도 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 될 사건이기에 나도 매일매일 신중하고 사실 하루에 수십 번도 더 걱정되고 고민된다. 그래도 아직 20대니까 도전해보자라는 마음이다.
걱정도 되고 불안하기도 하고 기대도 되고 설레기도 한 5월이다. 많은 결심을 하는 중이고 그에 따라 많은 것들이 변하는 이 시점에 감사하게도 나를 좋게 봐주시는 분과 함께 OECD라는 큰 무대에서 새로 도전을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어쩌다 파리로 다시 글을 시작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