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행자 Feb 29. 2024

이 분위기 어쩔 건데?

의료진 부재

다가오는 총선보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 이슈가 더 큰 듯 보인다. 

의사든 정부든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바람직한 것인지 다가올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모르겠다. 의료현장에 있는 나도 헷갈릴 지경이라 굳이 언급하지는 않겠다. 


환자나 보호자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 이슈보다 당장 내가 치료받을 수 있는 것인지가 더 불안하다. 앞으로의 일보다 지금이 더 급하다. 


내가 근무하는 병원에도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고 의료현장을 떠났다. 

업무개시명령에 따른 복귀 시한 마지막 날, 미묘한 공기만 흐를 뿐 복귀를 한 것인지, 그렇지 않은지 조용하기만 하다. 


응급실 종합상황판에는 ‘의료진 부재’, ‘수용 불가’, ‘문의 바람’ 등의 문구가 빼곡하지만, 지금의 사태 이전부터 그랬던 터라 와닿지 않는다. 어찌해도 지방병원에서 의료 인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하자 입원환자는 줄었고 수술 건수 또한 줄었다. 

입원해 있는 환자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고 치료는 정상적으로 받고 있다. 

‘전공의가 있었을 때는 설명 들을 기회가 많았는데....’ 정도의 불만이 나오기는 하다. 

병원 직원들 간에는 민감한 사안에 왈가왈부하지 않으려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전공의 파업이 일주일 넘게 지난 시점에 의사와 정부의 갈등은 고조되고 불명확하거나 추측성 글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긴장감을 조성하는 뉴스나 기사도 보인다. 전체 의사가 그렇지는 않은 것 같고 많은 의사는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어느 쪽이든 국민의 생명과 건강권 보장을 위해 한 치의 물러섬이 없는 것이라고 억지 긍정을 해본다. 


흡사 대남, 대북 방송을 듣고 있는 느낌이다. 

어느 쪽에서도 들을 생각은 없고 면전에 확성기만 내지르는 것 같다. 


최근까지도 정부와 의료계는 함께 힘을 모으고 양보했던 모습도 있었다. 덕분에 국민들은 건강권을 보장받을 수 있었고 함께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었다. 아름답게만 보였던 그런 모습에 국민들도 공감하고 힘을 보태기도 했다. 

지금은 양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서로를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현장에 남은 의료 인력의 업무 부담이 증가하고 지켜보는 국민들의 피로감도 상당하다. 

어찌 되어도 좋으니 빨리 마침표를 찍었으면 좋겠다는 사람도 있다. 


3월이면 또 다른 뉴스가 헤드라인을 장식할 것이다. 

헤드라인이 ‘극적 타결’, ‘공감대 형성’, ‘국민 불안 해소’와 같은 희소식으로 장식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작가의 이전글 환자는 병원비가 궁금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