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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자 Jun 24. 2024

화성 리튬배터리 공장 화재

생명에 경중은 없다.

오전부터 리튬배터리 공장 화재 속보로 소란하다.

그나마 오전이라 피해자가 많지 않겠지 생각했지만, 퇴근 후 뉴스를 보니 사상자가 엄청나다.

역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업현장의 인명피해로는 최고 수준이다.


이주노동자의 피해가 심각하다.

시신 훼손 정도가 심해 신원 파악조차 어렵다고 한다.  


제조업 기반 육성과 기술 혁신, 녹색 성장이라는 장밋빛 전망만 바라보고 개발에 치중했다.

기술혁신만큼 안전 혁신은 더디다.


전기차 화재조차 진압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물며 리튬배터리 3만 개가 넘게 쌓여있는 현장에 화재 진압이 쉬울 리 없다. 

소화기나 스프링클러로는 조기 진화도 불가능할 것이다.

애초에 화재 진압이 어렵다면 이격 거리에 대한 규정이나 격벽이라도 설치하는 법이 제정되어야 하지 않을까?


뉴스마다 거의 동일한 내용을 반복한다.

으레 알고 있는 내용까지 뻐꾸기처럼 반복한다.

위로하는 입발림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기자의 본분이 객관적인 사실만 알리는 것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내 정서로는 이해가 안 된다.)

이 정도면 소방대장의 브리핑이 기자의 말 보다 더 와닿는다.


기자가 소방대원에게 하는 질문이 귀에 거슬린다.

댓글 창에도 기자에 대한 욕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기자 수준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나?

모든 기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유독 거슬리는 기자들이 있다.


꿋꿋하게 ‘외노자’라고 말하는 기자도 있고 사고와 무관한 질문을 하는 기자도 있다.

내용을 거르지 않는 방송사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외노자’는 외국인 노동자를 줄여서 하는 말이다.

보통은 앞뒤로 부정적 뉘앙스가 따라와 그들을 낮잡아 부르는 말로 인식된다. 

외국인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굳어져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인명피해로 비친다.

인명피해도 안타까운데 ‘외노자’라고 말하는 기자 때문에 속이 매스껍다.

기자의 언행이 화가 치밀어 뉴스를 보기 역겹다.


이주노동자의 근로실태는 파악하기 어렵다.

흔히 불법체류자라고 불리는 미등록 외국인의 근로실태는 더욱 파악하기 어렵다.

열악한 환경에서 근로하며 수많은 위험에 노출되고 적절한 대우는 사치다.

지금도 피해자의 대부분이 이주노동자라는 말에 비하 발언을 서슴지 않는 댓글이 보인다.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생명에는 경중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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