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1.2021
선택받은 자들만 이용할 수 있다는 SNS,
클럽하우스.
좋은 기회를 통해 초대권을 받아 나도 드디어 유저가 되었다.
클럽하우스는 음성 기반 SNS로 팔로워들과 오로지 '음성'으로만 소통할 수 있다.
상대방의 얼굴을 볼 수 없으며 흔한 채팅도 제한적이다.
그런데 왜 클럽하우스가 이렇게 화제일까?
내가 받았던 첫인상은 대단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프라이빗 클럽이었다.
모두에게 공개된 퍼블릭 서비스가 아니라 이미 앱을 이용하고 있는 유저의 초대를 받아야만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비공개 베타 버전이라는 점. 그래서 실리콘밸리에서는 'Playground for the elite'로 통하여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 스타트업 파운더 및 CEO들이 초창기에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퍼져나갔다. 그 인플루언서들에게 초대받은 사람은 인증샷을 트위터에 올리기 시작했고, 클럽하우스 내에서 이뤄지는 토론이나 양질의 정보 교류 현장은 이 앱을 급성장시키는 데 밑거름이 되었다.
진짜 그사세(그들이 사는 세상)를 들여다볼 수 있는 어플.
평소에는 교류할 수 없고 이야기해볼 수도 없는 유명인사들의 대화를 들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직접 손을 들고 질문을 하거나 친해질 수 있다. 어제 일론 머스크가 대화방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화성, UFO, 뉴럴 링크, 비트코인 등에 대해 말한 그의 의견이 순식간에 기사화되어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또, 오늘 어느 일본의 유명한 뉴스 프로그램에서는 30분에 걸쳐 클럽하우스를 설명했다고 한다.
클럽하우스에서는 대화를 녹음할 수 없게 되어있어 더욱더 내가 원하는 대화에 귀 기울이게 되고, 중간에 끊어질 수 있는 채팅과는 달리 음성으로 인터렉션 하여 밀도 높은 대화가 오간다. 아무래도 초기 유저들이 얼리어답터이고 테크 회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 진중한 얘기가 오가는 대화방도 있지만, 스피드 데이팅을 하거나 술 마신 연예인들의 대화도 엿들을 수 있고, 직접 선생님이 되어 일본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줄 수도 있다. 가치관이나 관심사가 맞는 사람들끼리 비대면으로 대화하는 소통의 장은 서로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받으며 효과적인 상호작용이 될 수 있겠지만, 인종차별이나 혐오발언을 필터링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마련이 되면 좋겠다. 기본적으로 프로필 사진을 본인 사진으로 설정해야 하고 실명으로 계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 있어서 긍정적인 작용을 할 수 있을 거라 보인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시초인 페이스북, 점점 상업화되는 인스타그램, 넓지만 가벼운 트위터, 10대들의 밈 놀이터 틱톡 등 우리 머릿속에 이미 자리 잡은 SNS들 사이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음성 SNS가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아마 곧 유저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대중적인 서비스가 되지 않을까 싶다.
얼른 안드로이드 체제도 지원이 되어 갤럭시 유저들도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