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면역질환은 회사생활을 할 수 없는 걸까?
나의 20대를 온전히 함께 보낸 선배가 내가 힘들고 지칠때마다 이런말을 했었다.
‘맛있는거 먹고 힘내!’
그러면서 왕돈까스 집을 언제나 데려가서 잘먹고 훌훌 털어버렸었다.
나는 지금 그런 가벼운 마음이 필요했다. 맛있는걸 먹고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그 마음가짐이 얼마나 미니멀하고 힘이 나는 삶의 태도인지, 나이를 먹고 나니 복잡하게 생각하는것보다 그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잘 먹는다.
자가면역질환 병을 진단받고 지난 8년동안 정말이지 내 몸상태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일반인들은 피곤하면 커피몇잔 먹고 털어버린다는데 털어지지 않는 몸상태라 그런 ‘일반인’의 삶이 부럽기도 했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내 몸을 정성스럽게 돌봐서 여기까지 왔다.
그로 인해 평생 약물치료를 해야했었는데 중단할 수 있었는데, 내 손으로 무언가를 해서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성취감이 매우 컸다.
그런데도 내 노력으로 도저히 할 수 없는게 있다. 이번에 악화된 건강이 그것이다.
나는 그것 때문에 회사에서 부당해고까지 당했다.
이럴때 일수록 선배가 말한 왕돈까스를 맛있게 먹으며 힘내는 자세가 필요했다.
복잡하게 생각해도 답은 나오지 않는다. 가끔은 단순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나의 아픈마음과 몸을 알아주고, 돌봐주고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된다.
이것 말고 할 수 있는게 무엇이 있을까.
지금이야 말로 맛있는것 먹고 힘내는 기적이 나에게 필요하다.
오늘 저녁은, 왕돈까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