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아이들은 중립적으로 받아들이는 행동을 어떤 아이들은 시비나 충돌로 볼 때가 있다. 이는 스트레스 조절장애와 연관되는 ‘적대적 귀인 편향'이라는 심리적 지각 때문이다.
한 연구에서 우연으로도, 의도적인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행동을 비디오로 촬영한다. 예를 들어 아이가 운동장에서 놀고 있거나 식당에서 줄을 서 있을 때 다른 아이와 부딪히는 장면이다.
나중에 부딪힘을 당한 아이들에게 그 비디오를 보여주면서 저 때 무슨 일이 일어난 거냐고 물으면 적대적 귀인 편향이 있는 아이는 곧바로 상대방을 비난한다. “저 애는 분명 일부러 나한테 부딪힌 거예요.” 반면 다른 아이들은 똑같은 장면을 보고도 그냥 우연히 부딪힌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이다. 우연이나 중립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일을 누군가는 의도적이고 부정적으로 해석한다는 것이다. 낙관적인 태도가 스트레스를 줄어준다는 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불안의 덫에 걸리는 이유는 뭘까?
긍정적인 사람보다 우울한 사람이 현실을 더 정확하게 직시한다는 얘기가 있다. 그래서 우울해지는 거라고 한다. 일리있는 말이지만 현실을 똑바로 안다고 더 행복한 것은 아니니 눈을 반쯤 감는 것이 때론 정신 건강에 이롭다.
<항상 감정의 날이 서 있으면 학습에도 방해가 된다. 과도한 코르티솔과 학습 문제 사이의 관계는 밀접하다. 실재하는 위협이든 상상 속의 위협이든 위협을 막아내야 한다는 생각에 온 정신이 쏠려 있으면 다른 일에 쏟을 정신적 자원은 그만큼 줄어든다>
MBTI에서 N(직관형)인 나에게는 특히 와 닿는 구절이다. 나는 상상의 끝이 없기 때문에 위협을 막는 수만 가지 방법을 떠올릴 수 있었고 학습에 쓸 정신 에너지는 항상 부족했다.
책상에 앉을 때마다 새로운 계획이 떠올랐고, 새 공책을 사러 문구점에 가야만 했다. 늘 학습 시간보다 준비 시간이 길었다.
더 이상 가능성만 꿈꾸지 않기 위해 나를 위한 몇 가지 보완 장치를 마련했다.
워밍업과 효율성을 핑계로 책상 정리를 하는 시간을 갖지 않도록 책상에 아예 물건을 두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글씨를 틀리면 새 노트를 사고 싶어지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처음부터 지저분하게 쓴다. 틀리고 또 틀려도 두 줄 긋고 계속 쓴다.
'집에서 해야지'도 안 되는 걸 알기에 카페로 가서 일하곤 하는데 오늘이 그런 날이다. 어렵게 카페는 왔는데 정작 할 일은 안 하고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지만 말이다. 괜찮다.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할 것이다. 이제부터 하면 된다!
남보다 더 불안한 사람들에게 권하는 책입니다. 불안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와 해석이 위로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