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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Jul 03. 2024

나는 인싸?

2023.11.15.수요일

문법 수업

오늘은 새로운 단원을 시작했다. 조동사에 대해 배웠다. 이것 역시 레벨 3에서 배웠던 것들인데 좀더 다양한 맥락에서 활용하는 연습을 했다. 교사 M이 조동사의 다양한 사용에 대해 정리해주었을 때는 쉽다고 생각했는데 연습문제에서는 마구마구 헛갈렸다. 역시 이론으로 정리한 것보다 실전에서 사용하는 것이 훠얼씬 어렵다. 맥락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어떤 연습 문제는 문장을 즉석에서 만들어내야 하는 것도 있었다. 상황 파악도 못했는데 문장을 만들라니... 다행히 내 차례까지 오지 않았다. 




듣기 수업

어제 밤에 집에서 듣기 방송을 여러번 듣고 문제를 미리 풀어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문제를 틀렸다. 하나는 문제를 잘못 이해했고 또 하나는 예문의 트릭에 속았다. 여전히 반복되는 실수다. 이후로 농담(Joke) 이야기를 듣고 문제를 풀었다. 그런데 처음에는 모든 학생이 상황을 파악하지 못해서 웃지를 못했다. 세번째 듣고서야 비로서 어떤 상황인지 파악이 되었다. 내용은 이렇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화장실에 들른 주인공. 화장실에서 본 낯선 사람이 '안녕? 잘 지내?'하고 인사하더란다. 자신은 그다지 사교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무례하게 굴기 싫어서 '잘 지내'라고 인사했단다. 그랬더니 '지금 어디가는 중이야?'하더란다. 몹시 당황했지만 이번에도 '시애틀에 가는 중이야.'하고 대답했단다. 그랬더니 상대방의 말. '잠깐 이따가 다시 전화할께. 어떤 놈이 말을 걸어서.' 상황이 파악이 되나? 상대방은 전화 중이었던 것이다. 하.하.하.




쓰기와 읽기 수업

오늘도 교사는 학생들에게 교재의 활동을 꼼꼼히 시켰다. 에휴! 한문제도 지나치지 않고 다 푼다. 오늘 활동은 다음 본문을 읽기 전에 웜업을 하는 것인데 안해도 되는 활동이다. 게다가 교사는 하나의 빈칸도 허용하지 않아서 형식적으로 메꾸기를 했다. 활동을 하고 나서는 주간 쓰기 과제를 작성하란다. 나는 이미 이번 주의 쓰기 과제를 완료했기 때문에 다음 주의 것을 미리 당겨서 개요를 잡았다. 다음 주가 마지막 주인데 아무래도 이것저것 바쁠 것 같아서 미리 써두려고 한다. 이게 마지막 쓰기 과제가 될 것이다. 




점심시간

이번에도 대만 친구 J와 함께 밥을 먹고 있는데 일본 고등학생(남학생)이 와서 말을 걸었다. 요 며칠 매일 나에게 질문을 던지는 친구다. 어디어디 가봤는지, 여기서 공부하는게 좋은지 등을 물었다. 뭔가 한 마디라도 영어로 물어보려는 것이 너무 귀엽다. 그때 나와 함께 듣기 수업을 듣는 일본 고등학생(여학생)과 그녀의 친구들이 우루루 와서 인사를 했다. 이들도 요 며칠 나에게 자기 이름을 가르쳐주면서 한국말로도 인사를 건네고 있다. 한바탕 요란스럽게 서로 인사를 나누고 갔다. 그랬더니 이 일본 남학생이 나에게 이 학원에서 몇 명의 친구를 알고 있냐고 묻는다. 글쎄. 엄청 많을껄 하고 대답했다. 그는 나에게는 친구가 무척 많을 것 같단다. 맞아. 나 친구 많아. 그러고 보니까 나는 요즘 말로 인싸인가? 



회화 수업

오늘도 그룹 토의를 했다. 주제는 문화의 다양성이다. 어쩌다 보니까 지난 금요일에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던 친구들과 또 다시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서로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 보니까 대화를 좀더 깊게 많이 나눌 수 있어서 좋다. 멕시코에서 온 19살 학생은 건축가가 되고 싶어 한다. 오늘 질문 중에 아름다운 건축물인 인도의 타지마할을 소개하면서 자신이 누군가를 위해 건축물을 만든다면 무엇을 만들고 싶은가라는 것이 있었다. 멕시코 학생은 미래의 자기 여자친구를 위해 해변가에 멋진 집을 짓고 싶다면서 휴대폰으로 검색해서 해변가 별장의 사진들을 보여준다. 이런 것을 만들고 싶단다. 오, 낭만적이다. 이 친구가 지난번에 첫 키스를 했다는 그 친구다. 하.하. 너에게 멋진 여자 친구가 생기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보충 수업

오늘은 문법 보충수업이 있는 날이다. 내가 지난 번에 요청해서 오늘은 조건문에 대해 배웠다. 영어에는 4가지 조건문이 있다. zero conditional. 과학적인 사실 조건문이다. 'If you freeze water, It turns into ice. 만약 물을 얼리면, 얼음이 된다.' 너무나 확실하게 일어날 사실들이다. first conditional. 이건 실현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 대한 조건문이다. 'If I wake up late, I will miss the bus. 만약 내가 늦게 일어나면 나는 버스를 놓칠 것이다.' 이것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조건문이다. second conditional. 실현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 대한 조건문이다. 'If I were the president, I would lower taxes. 만약 내가 대통령이라면 세금을 내릴 것이다.' 이러한 실제로 일어날 수 없는 일들에 대한 조건문이다. thidrd conditional. 불가능한 상황에 대한 조건문이다. 'If I had met Susan last week, I would have given her the apple. 만약 내가 수잔을 만났다면 사과를 주었을 것이다.' 나는 두번째 조건문과 세번째 조건문이 항상 헛갈린다.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것과 불가능하다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내가 보기엔 그게 그거 같다. 어쨌든 일단 모든 조건문의 동사 시제가 다르므로 그것으로 구분할 수는 있겠다. 



열심히 보충수업까지 듣고 나서 밋업의 한영언어 교환 모임에 갔다. 오늘도 신나게 영어로 대화를 나누었다. 익숙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낯선 친구들과도 만났다. 지난주 밴쿠버에 도착해서 오늘 처음 이 모임에 나온 친구들도 있다. 나의 첫번째 날이 생각난다. 바로 이 카페에서 처음 모임에 참여하면서 너무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너무너무 유익했다. 그래서 힘들어도 악착같이 매주 수요일에 이 모임에 나왔다. 차츰차츰 익숙한 친구들이 생기면서 마음이 편해지고 지금은 거의 나의 구역이라는 느낌이 든다. 운영진들과도 많이 친해졌다. 어떤 친구는 곧 내가 떠날 것을 알고 혹시 공항까지 갈 때 짐이 많으면 태워다 주겠다고 하고 어떤 친구는 같이 밥먹고 가라고 한다. 다들 마음이 따뜻한 친구들이다. 다음주 토요일 마지막 모임 후에 몇 명의 친구들과는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다. 

카페를 나서면서 다시 한번 돌아보았다. 수요일 모임은 오늘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 다음 주 수요일에는 아무래도 이것저것 정리할게 많아서 여기까지 오지 못할 것이다. 이 카페와도 작별이구나. 그 사이 친숙해진 주인과도 작별이다. 내가 이곳에 다시 오게 될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아니, 단정짓지는 말자. 사람의 일이란 모르는 법이니까.




집에 와서 일기를 쓰고 있는데 미국 친구 M이 요리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주방에서 그녀의 요리를 구경하고 나서 시식을 해 보았다. 감자 으깬 것과 콩을 함께 넣고 끓인 스프다. 여러가지 향신료를 넣어서 아주 재밌는 맛이 난다. M은 정말 많은 향신료를 가지고 있다. 그녀와 잠시 음식 이야기를 나누었다. 미국식 스테이크부터 한국식 육회까지 고기 요리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역시 요리는 어디가나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재다. 외국에서 생활하려면 요리에 대한 상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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