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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lighter Nov 20. 2021

작가님들의 소중한 글이 무단 도용되고 있습니다

 브런치 글 무단 도용당한 황당한 경험(현재 진행형)




살면서 내가 이런 일을 겪게 될 줄은 몰랐다.


사건이 발생한 건 불과 몇 시간 전이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화로운 토요일 아침을 맞이해 침대 안에서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다.


오늘따라 왠지 모르게

내 브런치 글이 다른 포털 사이트 검색 결과에도 노출이 되나 갑자기 궁금해졌다. (그렇다. 난 소심한 관종이다.)


감히 세계 1위 검색 포털 구글 예전에 브런치 제목으로 사용했던 키워드를 몇 개를 검색해보았다.

'일본 주재원' '도쿄 주재원'...

소심한 관종질 (출처: 구글)

오..! '일본 주재원'에 관한 글이 생각보다 많이 없는지 최상단에 내 브런치 블로그가 뜬다.  


신바람이 났다. 이 기세를 이어서

내 글 중에 구독자분들에게 반응이 좋았고,

다음 메인 포털, 다음 실시간 검색 순위에도 실린 적이 있는 '일본 사람들이 스타벅스에 열광하는 이유(10월 21일 자)'도 구글에 노출되는지 궁금해졌다.

소기의 성과...(출처: 다음 포털)


구글에 '일본 스타벅스'라는 키워드를 검색해봤다.


역시 경쟁이 치열한 키워드라 그런지 좀처럼 내 글이 나타나지 않았다.

세 번째 페이지 정도에서 포기하려다가

뭔가 오기가 생겨서 한 페이지 정도 더 넘겨보기로 했다.


응..? 일본에서 유독 스타벅스가 인기 있는 이유가 뭘까.? (출처: 구글)


네 번째 페이지 상단에 어딘가 익숙한 타이틀이 한눈에 들어왔다.


'일본에서 유독 스타벅스가 인기 있는 이유는 바로...'


나도 예전에 한 번 다룬 적 있던 주제라서

저 글을 쓰신 저자는 일본에서 스타벅스가 인기 있는 이유 어떻게 분석했을지 궁금해서 클릭해보았다.


출처: 머니 그라운드 ( https://mground.kr/?p=36422 )


출처: 머니 그라운드 (https://mground.kr/?p=36422)


글을 조금 읽다 보니 뭔가 위화감이 들었다.

매출액, 매장 수 등의 통계 데이터는 그렇다 쳐도, 기사에서 사용하는 표현이나 글의 흐름이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이다. 뭔가 내가 썼던 글이랑 살짝 비슷하단 생각은 들었으나, 일단 계속 읽어 내려갔다.


그런데...


< 머니 그라운드 기사 >

출처: 머니 그라운드 (https://mground.kr/?p=36422)


여기서부터 뭔가 제대로 잘못됐음을 감지했다.

글의 흐름은 물론, 문장 표현까지 그대로 갖다 썼나 싶을 정도로 너무나 유사했다.

다음은 내가 10월 21일 브런치에 올렸던 글의 일부다.


< 내 브런치 글 >

10월 21일 자로 올렸던 '일본 사람들이 스타벅스에 열광하는 이유' 中


다음 파트도 예상대로 몇몇 단어만 바꿔치기하고 내가 쓴 글과 거의 똑같았다.


< 머니 그라운드 기사 >

출처: 머니 그라운드 ( https://mground.kr/?p=36422 )


다음은 내가 브런치에 올린 글이다.


< 내 브런치 글 >

10월 21일 자로 올렸던 '일본 사람들이 스타벅스에 열광하는 이유' 中
10월 21일 자로 올렸던 '일본 사람들이 스타벅스에 열광하는 이유' 中


일본에서 스타벅스가 인기 있는 3가지 이유를

1) 비주류 2030 여성 고객 타깃, 2) 맛, 3) 오모테나시 정신(친절한 서비스)으로 꼽은 것까진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그 이유를 설명하는 글의 내용이나 전개 과정, 문장, 단어 선택, 마무리까지 내 글과 너무나 유사하다.


↓ 즉석 비교 체험↓

* 해당 기사 출처(10월 31일) : 머니 그라운드 https://mground.kr/?p=36422

* 내 브런치 글(10월 21일) : 일본 사람들이 스타벅스에 열광하는 이유



너무 황당해서 말도 안 나왔다.


나는 저 글을 작성하기 위해 자료 조사에만 몇 시간을 들였고, 직접 일본 스타벅스를 방문해 경험한 걸 독자분들이 읽기 쉽게 쓰기 위해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었다.


그런데 저 기사는 참고자료 출처 표시가 없는 것은 물론, 기사 위, 아래, 옆 빈 공간에는 온갖 휘황찬란한 배너 광고까지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자칭 '부동산·경제의 콘텐츠 리더'라고 하시는 '머니 그라운드(https://mground.kr/)'에서는 저 기사로 버젓이 광고수익까지 벌어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머니 그라운드뿐만 아니라 '3분 데일리'라는 사이트에서도 동일하게 배너 광고가 덕지덕지 붙은 똑같은 글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링크 : https://moneycode.kr/186612/#_DYAD)

  

심지어 '머니 그라운드' 네이버 포스트에도 마치 본인이 쓴 것처럼 버젓이 무단 도용한 글이 올라와 있었다.

머니 그라운드 네이버포스트
머니 그라운드의 네이버포스트


훌륭하신 기자님께서

복사·붙여 넣기도 안 되는 브런치 글을

한 땀 한 땀 정성스럽게 짜깁기하신 후

여기저기 퍼 나르시느라 고생 꽤나 하셨겠다.

명색이 기자라면서 그 정성으로 본인이 그냥 쓰시지..

왜 그러셨을까..?

최소한 출처 표시라도 해주셨으면 이렇게까지

화가 나진 않았을 거다.


출처 표시는커녕, 'MONEYGROUND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라는 뻔뻔하기 그지없는 문구까지 추가되어 있다.


저 문구가 나를 빡 돌게 한 킬링 포인트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자칭 '부동산·경제의 콘텐츠 리더'라고 말하는 회사에서

남의 콘텐츠를 맘대로 도용해놓고 저딴 문구를 올리는 게 가족들 보기 창피하지 않나 모르겠다.



나는 남의 노력을 함부로 가로채는 양심 없는 인간들을 세상에서 가장 혐오한다.

도둑놈 짓거리를 하며 먹고살 수밖에 없는 콘텐츠 '무단 도용' 리더의 인생도 참 딱하지만, 내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서 만든 콘텐츠를 말도 없이 맘대로 가져다 쓰는 건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당장 기사에 나와있는 담당자 연락처 앞으로 이메일을 보냈다.

이메일 내용

이메일을 보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읽음 표시가 됐지만, 5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답이 오지 않았다.


주말이니까 그럴 수 있다 치고, (같은 직장인으로서 이해는 한다.)

바로 네이버에 게시중단 요청도 신청했다.


그런데 몇 시간 지나서 네이버로부터 다음과 같은 황당한 답변을 받았다.


???????


네이버 담당자님면밀히(?) 검토한 결과,

전체적인 내용이나 구성이 달라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한다.


머니 그라운드의 훌륭하신 기자님께서

교묘한 짜깁기와 재배치를 통해 색다른 글을 창작하신 덕분(?)에 네이버님께서 완전히 다른 글로 인식하신 모양이다. 


네이버의 유사 문서 판독 기준에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네이버에서 인공지능 개발에 상당히 힘쓰고 있다고 들었는데, 클로바 같은 귀여운 AI스피커만 만드실 게 아니라 저작물 무단 도용 감지에도 좀 활용하시길 바란다.

많은 블로거와 작가들이 활동하는 플랫폼 운영자로서의 자질이 심각하게 의심되는 부분이다.


힘도 없고 영향력도 없는 일개 개인으로서 네이버를 상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현실을 자각하니 갑자기 현타가 밀려온다.  


일단 1년 넘게 묵혀놨던 네이버 주식이나 다 빼야겠다.


저 기사를 작성하신 기자가 어떤 분인진 모르겠지만,

정말 본인이 자료 조사하고, 일본에서 경험하신 바를 바탕으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작성한 기사가 맞는지 직접 따져 묻고 싶다.


교묘하게 단어 몇 개만 바꾸고 짜깁기해서 마치 본인이 쓴 것 마냥 올리고, 그걸로 수익 창출까지 하는 양심 없는 인간들이 과연 저 사람들뿐일까?


브런치 작가님들이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 만든 소중한 글들이 무단으로 도용돼서 다른 사람 이름으로 버젓이 세상에 나돈다면,

브런치에 남아계실 작가님이 몇이나 될까?

집필 활동을 이어나갈 의욕이 생길까?


앞으로 이런 일이 또 생기지 않으란 법은 없다.

그리고 추가적인 피해자가 나오지 않으란 법도 없다.

브런치 작가님을 비롯해 블로거, 유튜버 등 창작활동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이 글을 보고 계시는 브런치 작가님들,

앞으로 글을 쓰실 구독자님들,

이 글을 보고 계신 모든 독자님들께 당부드리고 싶다.


저런 양심 없는 도둑놈들이 인터넷 세상에 활개 치고 있으므로 정말 정말 조심하시고, 저처럼 억울한 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나도 내 모든 수단과 인맥을 동원해서

저 양심 없는 도둑놈들에게 힘닿는 데까지 대항해볼 작정이다.




P.S. 일단 해당 웹사이트를 아카이브 박제해둬야겠다.

※ 아카이브 사이트 : https://archive.md/

1) 머니그라운드 기사 : https://archive.md/OukGA

2) 3분 데일리 기사 : https://archive.md/xawT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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