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부터 나의 회사 생활은 14년의 회사 생활 중 가장 힘든 한 해였다.
작년 10월, 다시 정신의학과에 다니기 시작했고 우울과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글을 썼고, 브런치를 시작했었다.
그리고 올해 7월 16일, 글을 쓴 이후로 4개월을 브런치를 쉬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회사 스트레스가 심했다.
그 사이 난 이직 준비를 했고, 첫 번째 이직 도전은 실패했다. 이직에 실패했지만, 이미 회사에 마음이 떠난 상태로 다니는 게 더 힘들었다. 팀장은 변하지 않았고, 난 극복하지 못했다.
올해 9월, 회사를 가면 공황이 오는 것처럼 숨 쉬기가 힘들었고, 그 사람과 마주치거나 대면하는 게 힘들었다. 별의별 사람을 다 겪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팀장은 인신공격성 말을 쏟아냈고 분노조절장애가 있다고 느껴질 정도로 기복이 심했다. 조금이라도 제 말에 반대되는 의견을 말하면 그 사람을 공격했다. 더는 버틸 수 없다고 느꼈고, 다니던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단서를 받았다. 그리고 회사에 2달간의 병가를 제출했다.
회사는 이런 이유로 병가를 제출한 사람이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다행히 면담 후 병가를 처리해 줬고 난 2달간의 쉼을 얻을 수 있었다.
회사를 가지 않는 2달간의 계획을 세웠다. 회사원이 이런 긴 휴가를 얻는 건 쉬운 일이 아니기에 허투루 보낼 순 없었다. 가족들에게는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매일 출근하는 것처럼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오전 7시 30분 헬스장에 가서 1시간 동안 운동을 했다. 그리고 노트북을 할 수 있는 도서관으로 향했다. 책을 읽고, 소설을 쓰고, 전자책도 썼다. 그리고 퇴근 시간에 맞춰 집으로 갔다. 오롯이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회사를 가지 않으니 약의 용량을 줄였고, 충분히 버틸 수 있었다.
그렇게 한 달 후, 내가 가고 싶었던 회사의 채용 공고를 발견했다. 나이 마흔, 14년의 경력, 워킹맘. 사실 이직이 힘들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복귀하면 어떻게 버틸지 마음을 다잡고 있는 그때, 찾아온 기회였다. 그리고 그 기회를 잡아야 했다. 난 다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경력기술서를 쓰고 2차에 걸친 면접을 보고 합격 통보를 받았다.
지난주, 처우 협상까지 완료하여 한 달 뒤 새로운 회사로 출근하게 되었다. 지금의 회사, 그리고 팀장에 대한 회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가고 싶었던 회사였고 하고 싶었던 일이었다.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편안해졌다.
2달을 쉬면서 많은 걸 느꼈다.
잠시 쉬어가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힘들 땐 쉬어가도 된다.
나를 너무 괴롭히지 말아야 한다.
세상 어떤 것보다 '내'가 중요하다.
이제 다시 운동화 끈을 조여매고 출발선에 섰다.
마흔, 다시 시작하기 좋은 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