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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청중독 Aug 21. 2022

그들만의 리그에 갇힌 <DC 리그 오브 슈퍼펫>

[영화 리뷰] DC 리그 오브 슈퍼펫

※키노라이츠 인증회원으로 시사회 참석해 관람한 작품입니다.

<DC 리그 오브 슈퍼펫> 포스터, 스틸컷 [출처: 네이버 영화]

DC의 DC에 의한 DC를 위한 영화

<DC 리그 오브 슈퍼펫>은 슈퍼맨의 반려견 크립토가 다른 동물 친구들과 함께 위험으로부터 세상을 구하는 히어로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이 영화는 딱 아이들이 좋아할 법한 정도의 유치함과 단순함을 가지고 있는데, 영화의 배경은 DC 세계관을 바탕으로 짜여있어서 몹시 미국스러운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초등학생이라면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사이보그, 렉스 루터 등의 캐릭터들에 대해서 얼마나 이해가 있을지 모르겠다. 물론 기존의 캐릭터를 모르더라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한 스토리이고 설명들이 나오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DC 세계관이라는 배경이 주는 이점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북미, 영국, 멕시코 등에서는 개봉 첫 주에는 1위를 찍었다고 하니 영미권 문화와 그 근방 나라에서는 슈퍼맨이 가지는 파워가 아직 있는 것 같다.


물론 다른 나라들에서도 바로 순위가 내려온 것을 보면 전체적으로 매력이 많이 떨어지는 영화이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미니언즈 2>처럼 캐릭터에 강점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스토리가 뛰어난 것도 아니라서 보고 나서 쿠키만 기억에 남았다.


조금 재밌었던 2번째 쿠키영상도 곧 개봉하는 <블랙 아담>을 활용한 유머라서 DC 영화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웃을 수 없다는 게 처음부터 끝까지 DC 그들만의 축제처럼 느껴지는 영화였다.

<DC 리그 오브 슈퍼펫>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

그럼에도 화려한 성우진

<DC 리그 오브 슈퍼펫>의 장점을 찾아보자면 화려한 성우진일까? 드웨인 존슨과 케빈 하트가 주연을 맡았고 키아누 리브스가 배트맨 역할의 목소리를 맡았다.


국내 더빙도 전문 성우 더빙은 아니지만 연예인 중에 더빙 경험도 많고 꽤 호평을 받는 편인 하하와 정준하가 주연을 맡았다. 각자 분위기나 목소리 톤이 캐릭터와 잘 맞아서 보다 보면 잘 어울리는 편이다.


반려동물의 마음을 대변하는 영화

두 번째 장점이라면 지극히 반려동물의 마음에 초점을 맞춰서 진행되는 서사라는 것이다. 나는 반려동물을 키우진 않지만 반려동물들이 주인을 얼마나 깊이 사랑해주는지는 알고 있다. <DC 리그 오브 슈퍼펫>은 그런 반려동물의 사랑을 전달하는 영화이다.


크립토와 슈퍼맨이 얼마나 애틋한 관계인지 보여주고 슈퍼맨의 약혼에 따른 크립토의 상실감을 보여준다. 마치 주인을 빼앗긴 기분에 힘들어하는 크립토에게 친구 에이스는 말한다. 자신은 주인을 구하려다가 오해를 사서 쫓겨났지만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이다. 원래 반려견이란 그런 존재라는 것이다.


조건 없이 사랑을 베풀어주는 마음을 깨달은 크립토는 슈퍼맨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슈퍼맨도 그런 크립토에게 사랑을 주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뿐만 아니라 영화 속 크립토의 친구들은 영화 초반 모두 보호소에서 입양을 기다리는 입장이었는데, 영화가 끝날 때 각자 다른 히어로들을 주인으로 맞이하고 하다못해 빌런까지도 다른 빌런을 주인으로 만나면서 해피앤딩으로 끝이 난다.


이렇듯 영화는 반려동물의 입장에서 많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긴 하지만 너무 히어로 영화스러운 서사로 이 역시 잘 느껴지지는 않는다.

<DC 리그 오브 슈퍼펫> 스틸컷 [출처: 네이버 영화]

전형적인 히어로 영화

보면서 가장 아쉬웠던 건 너무 뻔한 전개가 영화를 제일 지루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갈등이 생기고 위기가 닥치고 새로운 조력자를 만나고 처음에는 투닥거리지만 점차 마음을 열면서 가까워진 다음에 힘을 합쳐서 적을 무찌르고 하지만 다시 위기에 처하고 주인공이 각성하고 위기를 벗어나고 마지막 최종 보스가 등장하고 모두 힘을 합치고 결국 주인공의 희생으로 무찌르고 친구들의 도움으로 주인공 역시 다치치 않는다는 결말.


위 한 단락이 정말 <DC 리그 오브 슈퍼펫>의 내용 전체이다. 다양한 슈퍼파워들이 나오지만 뭔가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는 장면도 없고, 친구들의 역할 역시 단순한 조력자 수준이며, 주인공의 매력도 찾기 힘들었다.


너무 심심하고 밋밋한 장면 구성과 스토리 전개 때문에 볼 수록 진부함을 많이 느꼈고, 그나마 신선했던 건 빌런으로 나왔던 기니피그 정도였을 뿐 나머지는 DC 세계관과 귀여운 동물들만 앞에 내세워서 전형적인 스토리 라인에 얹어둔 영화였다.


이번 영화는 DC 세계관을 잘 알고 있으면서 반려동물과 귀여운 것을 좋아하고 단순한 서사를 즐기는 초등학생 외에는 추천할 사람을 찾기 힘들 것 같다.

<DC 리그 오브 슈퍼펫> 스틸컷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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