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자를 가슴뛰게 할 수 있는가
잠재후원자 미팅 후 기록
얼마 전 잠재(고액)후원자님과의 미팅을 갖게 되었다. 사회적 위치도 있으시지만 우리기관의 비전과 가치에도 적합한 분이라 생각되어 만나기 전부터 설레임이 있었다. 무엇보다 나보다 앞서 살아가고 계시는 인생의 선배로서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시며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시는 그의 모습이 귀감이 되어 개인적인 기대감이 있었는데 미팅의 결과 역시 꽤 성공적이어서 여운이 많이 남는 미팅이었다.
그 동안 오랫동안 고액모금 업무를 담당하면서 왜 이런 만남을 종종 갖지 못했을 까 고민해보며 느끼는 점들이 있어 나눠본다.
1.후원자에 대한 사전 이해와 파악은 필수이다.
후원자님을 만나기 전에 그 분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번 미팅을 위해서 후원자님이 나온 기사, 유튜브 강연 등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이 분이 몸담고 있는 회사의 상황은 어떠한지, 이 분이 개인적으로 어떠한 일에 관심을 갖고 계시며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 지 다행스럽게도 공개되어있는 내용 및 정보를 통해 파악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사전 조사를 하면서 개인적인 기대감이 생겼고 사전 조사한 내용들을 미팅에 참석하시는 리더분께도 공유했다. 이 내용을 통해 첫만남의 첫 대화를 여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고 후원자님도 의외로 편안하게 마음을 열어주셨다.
2. 충분히 넓고 큰, 그리고 열린 주제를 갖고 후원자님을 만나야 한다.
우리가 만나뵙고 싶어하는 고액후원자님이라면 어느 정도 사회적인 위치, 학식, 경험이 풍부한 분이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설명하기도 해야겠지만 일단 우리는 '열린 주제'를 갖고 '경청'의 자세로 만남을 가져야 한다. 이 전 글에서도 잠시 나눴지만 '프로세스'를 공유하는 시대에서 후원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모금이 필요하며 그러한 모금을 위해서는 우리가 하려고 하는 주제가 충분히 커야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기관이 이러한 주제로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싶은데 후원자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기에 후원자님의 조언과 경험이 필요하며 함께 이 변화를 만들고 싶다고 하면 후원자의 가슴이 뛰지 않을까.
3. 다른 사람을 끌어당길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인간적인 매력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대화는 리더분들이 이끌어주셔야한다. 실무자는 중요내용들을 기록하고 후에 팔로업을 하면 되지만 대화를 리딩하는 입장의 리더들에게는 후원자님께 가슴 뛰게 하는 비전을 보여주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것들은 타고난 부분도 있겠지만 호소력을 갖는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은 사람마다 다양하다고 생각한다. 타고난 달변가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진정성이 깃든 대화는 다른 사람의 관심을 흡입시킬 수 있다. 어쨌거나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이 대면미팅에서 뺄 수 없는 요소는 '인간적인 매력'과 '진정성'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과연 다른사람에게 끌리는 고액모금가일까?
4.가끔은 후원자님께 선한 부담감을 드릴 필요가 있다.
후원자와도 가끔은 밀당이 필요한 모양이다. 사회적으로 어느정도 위치가 있으신 분들 중에는 본인의 재능을, 영향력을 나눠야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 특별히 신앙을 갖고 계신 분들 중에서 그런 분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의 접근을 특별히 거부하시지도 부담스러워하시지도 않는 눈치였다. 아니 부담스러울지라도 선한 부담감을 갖고 고민하시는 것이 느껴졌다. 정중함과 존경함을 놓치지 말아야겠지만 가끔은 후원자님께 직진을 해볼 필요가 있겠다.
사실 어떤 일이든 성공의 비결은 단 한가지에 국한되지 않는다. 소위 모든 요소들이 잘 들어맞아야 하는 것이다. 먼저는 우리 기관의 후원 경험이 좋았기 때문에 이 분을 기꺼이 소개해주신 고액후원자님이 계셨고 나에게는 그 동안의 실패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후원자 미팅을 더 준비할 수 있었다. 그 뿐만이랴, 우리 리더분에게도 그 동안의 다양한 경험치가 쌓여서 미팅을 잘 리딩하셨을꺼고, 그 잠재후원자님께도 그 동안의 인생여정에서 고민했던 영역을 우리가 이야기하니 오히려 반가우셨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성공적인 미팅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후원자를 가슴뛰게 할 수 있느냐'의 여부라고 생각한다. 만약 후원자의 마음이 동한다면 사업을 계획하고 실행하며 모금하는 그 이후의 일들이 의외로 쉽게 풀릴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