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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ce Oct 11. 2022

인플루언서에 대한 고찰

부러움의 대상일까 아니면 질투와 시기의 대상일까?

몇 해 전부터 급격히 늘어나는 마케팅 중 하나가 인플루언서에 대한 협찬이다.

분야 불문하고 그들에게 무분별하게 하는 광고가 가끔은 SNS의 피로도를 급격히 올리기도 하는데, 예전만 해도 "광고"라는 문구 없이 자랑하듯 올리는 협찬은 보는 이들의 부러움의 대상이었지만, 최근에는 그나마 "광고"라는 꼬리표를 달고 나오는 게시물이 나오니 생각보다 광고성 홍보물이 많다는 것에 굉장히 놀랐다. 이후 그들이 올리는 게시물들을 보게 되면 그냥 이들도 결국 어떤 기업에 움직이는 마케팅 수단의 하나인 느낌이라고 생각이 들면서 그런 게시물들이 과다하게 많으면 허상인 그들의 삶을 보고 싶지 않게 만들기도 한다.


얼마전 자주 들르는 여행카페에서 누군가가 올린 솔직한 글이 참 공감이 갔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면서 월급을 받는 직장인들에게는 시간을 자유롭게 쓰며 놀면서 돈 버는 여행 인플루언서가 솔직히 참 부럽다고 했다. 나 역시 여행을 좋아하기에 큰돈이 드는 여행을 아무 때나 아무렇지 않게 하는 그들이 무척 부럽기도 했으니까. 그리고 가끔은 내가 일하고 있는 분야를 아무런 개념 없이 갑자기 비집고 파고드는 그들이 밉기도 했다.


하지만 SNS라는 게 뭔가. 그럴듯하고 좋은 것만 보여주기 바쁘지 이면의 숨겨진 부분들은 거의, 아니 어쩌면 전혀 표현하지 않으니 보는 이들로 하여금 당연히 좋은 것만 볼 수밖에. 지금 생각해보니 마치 패션쇼 풍경과도 너무나 비슷한 것 같다. 패션쇼의 백스테이지를 경험해본 사람들은 분명히 알 거다. 무대 뒤에서는 정말 그렇게도 정신없고 난장판이지만 모델들은 무대만 나갔다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아무렇지 않은 척, 세상 멋있는 척 다하고 워킹한 후 무대에 내려오자마자 신발부터 벗기 바빴다. 과연 이 모습과 무엇이 다를까?


일반인은 모르겠지만, 직업으로서의 인플루언서들도 나름 고충이 분명 있겠지. 협찬을 받는 만큼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어떤 것에 대한 그들의 요구를 들어줘야 할 것이고, 어떤 일이나 마감일에 맞춰 급히 만들어야 하는 콘텐츠도 있을 것이고, 일정하지 않은 수입 등 뭐 나야 겪어보지 않았지만 모르는 무언가가 분명 있을터. 결국 그들도 어떤 누군가와는 계약을 하고 일을 성사시켜야 하니 그냥 프리랜서나 다름없을듯하다. 세금도 내야 할 것이고, 겉만 번지르르 하지 생각보다 재정적으로 허덕일 수도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세상에는 분명 영원한 건 없다. 결국 지금의 플랫폼이 사라지면 물론 그들도 대세에 따라 어디론가 옮기겠지만 지금만큼의 영향력이 없을 수도 있고, 나이가 들면서까지 할수 있는 지속 가능한 일이 아닐 수도 있을지도 모르니 뭐가 더 좋고 나쁘다고 따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살다 보면 항상 좋은 때만 있을 수 없지 않은가?


많은 여행을 하면서 가장 크게 배웠던 것은 지금의 삶에 감사하는 법이었다. 내가 아무렇지 않게 누렸던 것들을 그들은 누릴 수 없을 때도 있었고, 내가 사는 곳보다 더 풍족한 나라에서 살지만 그 속에서 치열한 경쟁에 살아남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발버둥을 치는 사람들도 있었으며, 어떤 이는 이민자로서 비자에 발목이 잡혀 자기 나라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소한 듯 하지만 각자의 결핍과 소망은 누구에게나 있고, 나에게는 아무렇지 않지만 그들에게는 간절할 때도 있었다.


간혹 고대 유물을 보면 인간의 한계가 어디까지인가 의심이 들 정도의 유물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보다는 당시 시대의 사람들의 고충은 얼마나 컸을까 하는 생각이 더 커지면서 심지어는 지금 시대에 태어난 것 그 자체가 나에게는 행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보통 우리가 흔히 하는 실수는, 항상 나보다 나은 삶만 바라본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비교하고 나를 어떤 잣대에 세우고, 때로는 그룹의 형태로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며 노골적으로 사람들을 거르고 분류하기도 한다. 그리고 네트워크를 만듬과 동시에 그 안에 속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기도 한다. 그렇게 리그에 들어가면 마치 내가 무엇이라도 되는 것 마냥 자랑한다. 어쩌면 인간의 본능이기에 뭐라 할 수 없지만, 과연 객관적으로 봤을때 그것이 과연 내 스스로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말할수 있을까? 세상에 절대적인건 없다. 모든이는 각자의 대단함이 있기에 그 사람의 장점을 보고 인정해줄 수 있는 사람이 진정으로 대단한 사람이 아닌가 싶다.

 

만약 누군가 나를 인플루언서로 해준다고 해도 과연 그렇게 되고 싶을까 생각하면 또 그렇지도 않다. 내 성향상 나를 모르는 타인에게 나에 대해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것은 극도로 꺼려지기 때문이다.

부러움 혹은 시기와 질투의 대상으로 보기 전에 노골적인 삶을 들여다보면 결국 인간의 삶은 다 똑같은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답게 사는 것. 어쩌면 우리가 봐야 할 그들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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