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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ce May 02. 2023

홀로 여행한다는 것

세상에 내던져진 기분을 만끽하는 일

그동안 여행을 할 때마다 제각각 무엇하나 같은 여행은 없었다.

시간과 장소의 이야기가 아닌, 의미와 동행의 뜻에서.

그래도 항상 내가 1순위로 선택했던 여행은 홀로 떠나는 여행이었다.


그렇게 홀로 떠나는 것이 외롭지 않냐 묻지만, 이젠 그 외로움마저 즐기고 때로는 설렌다.

세상에 내던져진 기분을 만끽하는 일은 나를 올곧이 바라보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스스로가 흔들릴 때, 스스로를 믿을 수 없을 때,

그렇게 철저히 혼자가 되어보기로 했다.

아무런 방해를 받아보지 않기로 했다.


때로는 장소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어디든, 올곧이 익숙한 하루하루와의 단절을 선언했다.

그것이 내가 홀로 여행하는 방식이었다.


매번 그렇게 시간과 돈을 들여 떠날 수는 없겠지만

여러 번의 홀로 서보니 세상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생각이 있고, 깊이와 넓이가 있었다.

그렇게 복잡했던 머릿속을, 마음을 순환시키면 내가 누군지 정확히 알게 된다.

물론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겠지만, 그동안 생각했던 것들과 세상을 보는 시각은 환기되는 것은 분명 확실하다.


또 하나의 이유는,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과의 만남의 기회가 넓어진다. 국적과 인종, 나이와 상관없이 전혀 다른 생각들을 마주할 때 얻는 생각의 지혜는 삶의 정답이라고는 없음을 아주 정확하게 알려주었고 당연시 여기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음을 일깨워 주었다.


그렇게 어딘가 매듭이 풀리지 않거나 현실을 벗어나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할 때는 그냥 유유히 떠났다.

이전의 여행들은 계획을 세웠지만, 이제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 그 즉시 실행에 옮긴다.


올해도 얼마나 떠날지는 모르겠다. 사실 지금 현실에 너무나 만족하는 삶이기에.

어쩌면 올해는 떠나는 이유가 좀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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