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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ce Aug 07. 2023

마흔, 진짜 여행은 이제 시작되었다

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나만의 인생 여행

서른의 여행이 열정이 가득한 도전의 연속이었다면,

마흔의 여행은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던 이야기들의 실타래를 푸는 느낌이다

예전처럼 새로운 곳을 가기에는 확실히 체력이 딸림을 느끼고 감각도 둔해졌다.

하지만 같은 곳을 보아도, 같은 것을 보아도 예전보다는 훨씬 보이는 것들이 더욱 많았다.


이 나이쯤 되면 작게나마 회사에서 어느 한 자리의 위치에 오르던지 아니면 독립을 선언하기 시작한다.

언젠가는 독립을 하겠다고 생각했지만, 나에게는 그 시기가 예상보다 조금 빨리 온 듯하다.

그렇다고 이전 회사 생활했던 나와 지금의 내가 그리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코로나 시기에 2년간 재택근무를 힘들게 한 덕인지 회사에서 일을 했던 때나, 독립을 한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단지 조금 다르다면 이제는 누가 나를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 그만큼 스스로를 컨트롤해야 하는 일이 많아지고 생각하지 못한 또 다른 고민이 많아진다. 얽혔던 것들도 예전과는 다른 환경, 다른 레벨이다. 확실히 회사는 어느 정도의 바운더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리스트를 덜 감수해야 하지만 독립은 그렇지 않다.


그래도 내가 결국 독립을 택한 것은 사회적 지위가 탄탄하다고 하면 성공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오르면 오를수록 떨어질 일 밖에 없고, 내려올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불안감은 커져가는데 그게 생각보다 마음처럼 쉽지는 않다. 세상에는 영원한 것은 없지만, 가슴으로 순응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 현실이다.


그래도 문 밖으로 나오니 지난날보다는 확실히 넓디넓은 많은 기회들이 보인다. 

물론 내가 잡아야 기회도 기회가 되니 먼저 발 벗고 해야 하는 일이 많기에 이전보다 더 부지런하고 몸이 정신이 따라주지 않아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사회 초년생 때처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지만 그 느낌은 사뭇 다르다. 예전보다 더 큰 용기와 독려가 필요하다. 실패해도 리스크가 클 수 있기에 위태할 수 있지만, 그 리스크를 감당할 만큼 한 번쯤은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죽기 직전 인생을 돌아봤을 때 후회하며 살지 않기 위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해보기로 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고.

나이가 많아 늦었다는 생각을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했다. 

 

어쩌면, 진짜 여행은 이제부터일지 모르겠다.

그동안 쌓아놓은 것들을 풀어가며 다시 옷을 만들어가는 과정같이. 

나의 여행은 그렇게 다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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