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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여행 3 [맛집],

여행처럼

by 우사기

그리웠던 스즈나미의 긴다라사이쿄야키, 감사하게도 여전히 변함없는 맛이요. 오랜만의 미드타운이라 미술관도 들렀다 좀 더 시간을 보내려 했는지만, 이건 제 여행이 아니라 맘대로 되지는 않았답니다. 그래도 살짝 산책 코스를 넣어 히노키초 공원은 한 바퀴 돌았어요. 일행에게 별다른 감동을 주지는 못했지만요.

사이쿄야키만큼 그리웠던 키소지의 샤브샤브. 이곳도 저의 기대에 보답해 주었어요. 예약 시간에 얽매이는 게 싫어 예약 없이 빠른 저녁 시간에 갔더니 정답이었어요. 차분에 분위기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무엇보다 좋았답니다.

시부야 스카이에 혹시나 해서 갔지만 역시 오후 시간 당일 티켓은 없었어요. 덕분에 멋진 뷰 대신 가벼운 식사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곳에도 츠루동탄이 있어요. 가볍게 우동 한 그릇 괜찮겠다 했지만, 사실 츠루동탄의 우동을 먹고 싶다면 맛이나 분위기나 단연 롯폰기 지점을 추천할게요. 그리웠던 니쿠우동이지만 일행들에겐 김치만 그립게 했을 뿐입니다. 아, 그래도 세수를 해도 될 것 같은 그릇의 크기엔 감동한 것 같았어요.

저는 히츠마부시보다는 우나쥬를 선호하지만, 한국에서 온 일행이 있을 땐 저도 함께 히츠마부시를 주문한답니다. 후키누키는 산초가 맛있다고 했더니 같이 공감해 주었어요. 맛있게 먹어주니 왜 이리 기쁘던지.

어느 밤은 간단히 술 한잔하고 싶다기에 지나던 길에 마주한 소박한 쿠시가츠 집도 들렀어요. 야식처럼 먹은 쿠시가츠도 반응이 좋았습니다.

오오토야에서의 가벼운 런치 타임도 있었습니다. 지난번 일본 쌀 이야기를 잠깐 했지만, 가성비 좋던 식당들의 밥맛이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어디를 가도 윤기 좔좔 흐르던 그 맛있던 일본의 밥들이 이젠 식당에 따라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가성비 좋은 일상의 식당에서 예전의 밥맛을 유지하는 곳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어요. 만약 찾게 되면 알려드릴게요.

동생과 둘이서 모닝 카페에서 잠시 시간을 보낸 날도 있어요. 아오야마 플라워 마켓 티 룸, 화사한 꽃들로 뒤덮인 향긋하고 상쾌한 아침 시간이었습니다.

롯폰기 힐즈에서는 무민 전시회가 있었는데, 그곳 카페가 꽤 괜찮았어요. 운이 좋다면 전망대 뷰가 펼쳐진 창가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답니다. 그 외에도 맛있는 케이크도 먹고 스시집도 가고 카이센동도 먹고 몬자야키도 먹었습니다. 여행 중일 땐 먹을 만큼 다 먹은 것 같았는데 지나고 나니 소바도 덴뿌라도 야키니쿠도 스키야키도 먹이지 않고 보낸 게 왜 이리 아쉬운지 모르겠어요. 여행 중에는 사람에 치이고 스케줄에 쫓겨서 조금 힘들었는데, 막상 뒤돌아보니 좀 더 잘 해주지 못한 게 살짝 미안해집니다. 또 기회가 있겠지요. 좀 더 여유로운 여행을 함께 할 날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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