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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희철 Jul 15. 2019

가계부 작성방법 3편 - 일한도 가계부

아껴 쓰지 마세요. 한도 지출 하세요.



가계부를 쓰는 이유 중 하나는 지출을 통제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계부를 쓰는 많은 사람들이 어디에 얼마를 썼는지 쭉 적고 어떤 지출을 더 줄일 수 있는지 고민합니다. 어디에 얼마를 썼는지 검토하는 것,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내가 쓸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지출했는지 검토하는 것입니다. 사실 정해진 한도 내에서만 쓴다면 지출 항목을 파악하는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출 통제를 할 때 중요한 건 한도를 넘기지 않는 것이니까요. 


어떤 목표든 막연할 때보다 구체적일 때, 단위가 클 때보다 작을 때 지키기가 더 쉬운 법이죠. 지출도 막연히 아껴 쓰려고 할 때보다 구체적인 한도 금액이 있을 때, 한 달 동안 쓸 수 있는 금액보다 하루 동안 쓸 수 있는 금액을 파악해 놓을 때 더 잘 통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알려 드릴 가계부가 바로 일한도 가계부입니다. 쉽게 말해서 하루 한도를 미리 정해놓고 쓰는 가계부인데요. 내가 지출한 금액만 파악하면 된다는 점에서 일반 가계부보다 쓰기도 더 쉽습니다. 


일한도 가계부는 지난 글에서 알려드린 현금 흐름표와 연동됩니다. 현금 흐름표의 변동 지출 한도가 월 한도가 되고, 이 월 한도 금액을 하루 단위로 쪼갠 것이 일 한도 금액입니다. 이제 우리는 매일 이 한도 내에서 지출하는 법을 연습하면 돼요. 

예를 들어 월 한도가 150만원이라면 150만원을 한 달 일수로 나눈 5만원이 일 한도 금액이므로 매일 내 지출이 5만원을 넘는지 아닌지를 검토하는 것이죠.


                                                         월 한도 ÷ 30(31) = 일 한도 금액


일 한도를 기준으로 지출하다 보면 어떤 날은 한도가 남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한도가 초과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 한도 누적 금액을 함께 적어놓으면 더 좋습니다. 그날 그날 남는 일 한도 금액의 합을 ‘일 한도 누적’이라고 하는데요. 만약 그동안 모아놓은 일 한도 누적 금액이 있다면 하루 이틀 정도는 일 한도를 초과해서 써도 괜찮겠죠. 일 한도 누적 금액까지 파악해 놓으면 나에게 주어진 한도가 초과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더 쉽습니다. 


그럼 사례를 통해 한도 지출하는 다양한 방법도 함께 살펴볼까요? 

한도가 40만원인 사람이 있습니다. 어느 날 10만원짜리 물건을 사야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이 사람이 이 물건을 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3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먼저 애초에 월 한도 금액을 10만원 적게 잡는 방법입니다. 10만원이라는 금액을 한 번에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죠. 대신 평소보다는 적은 돈으로 생활해야 할 겁니다. 지출을 줄여야 하는 건 스트레스일 수 있지만 미리 계획해서 통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버틸 만합니다. 게다가 다음 달부터는 다시 정상적으로 지출을 할 수 있으니까요. 

다음으로 일 한도 누적 금액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매일 이 누적 금액을 조금씩 모아서 10만원을 만든 다음 지출을 하는 것이죠. 10만원을 지출해야 할 기간까지 여유가 있을 때 쓰면 좋을 방법입니다. 생각보다 금액이 빨리 모인다면 더 좋겠죠? 

마지막으로 자산 형성 지출을 줄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월 한도도 도저히 못 줄이겠고 당장 큰 지출은 해야 하는 상황일 때 쓸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번 달만 10만원 덜 저축하는 것이죠. 사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지만 어쨌든 이렇게 하면 전체 현금 흐름에서는 마이너스가 나지 않으니까요. 계획 없이 카드를 긁는 것보다는 훨씬 좋은 방법입니다.


지출을 하는 3가지 방법
① ‘월 한도’ 금액을 30만원으로 줄인다.
② ‘일 한도 누적’ 금액을 조금씩 모아서 10만원을 만든다.
③ ‘자산 형성 지출’을 줄인다.


이렇게 한도를 정해서 지출하면 단순히 매일의 한도를 통제하는 것부터 월 단위의 보다 계획적인 지출까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무턱대고 아껴 쓰려고만 하면 어떨까요? 지출을 통제한다기보다 오히려 억압받는 느낌이 들 겁니다. 생각지 못했던 지출이 생기는 날이면 스트레스도 엄청 받겠죠. 그 지출이 어떤 의도로 한 지출인지는 상관없이 무조건 적게 써야 잘한 거니까요.


“아껴 쓰기”는 가계부와 함께 참 많이 언급되는 개념인데요.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아껴 쓰기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무작정 아껴 쓰기는 모든 지출에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부작용 있습니다. 지출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닌데도 말이에요.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지출 통제를 할 때 중요한 건 한도 내에서 지출하는 것입니다. 한도를 정해 놓고 지출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무조건 적게 쓰려고 하는 것보다 훨씬 쉽고 건강한 방법입니다. 그러니까 이제 무작정 아껴 쓰지 마세요, 한도 지출로도 충분히 원하는 지출 통제가 가능하니까요.



3주에 걸쳐 가계부 쓰는 방법에 대해 작성해보았어요.

생각을 수 천번 하는 것보다, 한 번 실천하는 것이 좋다고 하잖아요.

여러분들께서도 가계부 작성을 생각만 하고 있으셨다면, 지금 바로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생각보다 많은 변화가 이루어질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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