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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희철 Jun 24. 2019

아직도 매일 가계부를 쓰고 있으신가요?



가계부. 쓰고 계신가요?

쓴다면 어떻게 쓰고 계신가요?


     


가계부 시장 조사를 위해 시중에 나온 가계부를 여러 권 구입한 적이 있습니다. 막상 펼쳐보니 좀 허탈했는데요. 디자인만 다르지 결국 구성이 모두 똑같았기 때문이에요.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어떤 가계부는 레시피가 적혀 있고 어떤 가계부는 명언이 적혀 있다는 정도일까요?



우리가 알고 있는 가계부 형식은 이렇습니다.     


들어온 돈과 나간 돈 그리고 남은 돈을 "매일" 반복해서 적고 매달 결산을 합니다.



내가 이번 달은 돈을 어디에 썼는지, 아낄 부분은 없었는지 반성하고 다음 달은 좀 더 줄여보자 다짐합니다. 하지만 다음 달에도 가계부를 펼쳐서 결산과 반성과 다짐을 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한 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꾸준히 쓰는 것만 해도 사실 엄청 대단한 일인데요. 바쁜 일상을 살다 보면 가계부 쓰는 걸 하루 이틀 미루게 되고 한 번 밀린 가계부를 몰아서 쓰는 것은 더 힘든 일입니다. 어쩌다 한 번 잘못 써서 금액까지 맞지 않게 되면 가계부를 쓰기로 다짐한 건 없던 일이 되어 버리죠. 이것이 가계부를 쓰는 흔한 우리의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의지력을 발휘해서 6개월간 꾸준히 가계부를 썼다고 가정해 봅시다. 하루 이틀 빠진 날도 있고 금액도 정확하게 맞지는 않지만 어쨌든 6개월간 꾸준히 가계부를 작성했다고요.     



이렇게 가계부를 쓰고 나면 효과는 있을까요?     



매일 가계부를 쓰느라 쏟은 시간, 종이와 잉크 또는 전기세(요즘은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도 많이 작성하니까요.), 꾸준히 해내기 위해 발휘한 인내심을 모두 생각해봤을 때 정말 살림살이에 보탬이 되는 그런 효과가 있을까요? 약간의 뿌듯함은 남을지 모르나 왠지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제가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낭비되는 지출을 줄이고자 가계부를 쓰긴 했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매일 쓰기 힘들어서, 쓴다고 해도 뚜렷한 효과가 없어서 우리는 가계부 쓰기를 오래 지속하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쓰기도 힘들고 효과도 없는 가계부를 대체 왜 써야 하는 걸까요?          



우리가 지금껏 가계부 쓰기에 실패했던 이유는 우리의 의지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애초에 매일 쓰기 불가능한, 열심히 써도 효과가 없는 가계부를 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여러분을 위해 매일 쓰지 않아도 되는, 그러면서 효과도 확실히 있는 가계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가계부는 자산 관리를 위한 도구입니다.     
     



기업에서 쓰는 가계부를 본 적 있으신가요? 네, 흔히 말하는 재무제표가 바로 기업에서 쓰는 가계부입니다. 아마 정확하게는 몰라도 우리가 쓰는 가계부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건 아실 겁니다. 기업은 왜 이런 가계부를 쓰는 걸까요? 기업에 필요한 자산 관리법과 가계에서 필요한 자산 관리법에 엄청난 차이가 있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금액의 크기만 좀 다를 뿐이지 사실 원리는 똑같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쓰는 가계부도 단순히 매일의 지출 내역을 적는 것에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가계부도 내가 가진 자산과 부채가 얼마인지, 그래서 순자산은 얼마인지 나의 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혹시 돈이 새고 있지는 않은지 가계부를 적음으로써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아가 매일 매일 지출 내역을 일기 쓰듯 기록하는 게 아니라 이번 달에 내가 쓸 수 있는 돈이 얼마인지 그래서 내가 하루에 쓸 수 있는 돈이 얼마인지 한도를 설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모든 걸 한 권의 가계부에 적고 한 달에 한 번만 정기적으로 검토하는 가계부라면 어떤가요, 여러분도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나요?        


  

게다가 한도를 미리 설정해 놓으면 무작정 아껴 쓰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 하루 얼마까지 쓸 수 있는지 금액을 미리 설정해 놓고 그 안에서 지출하는 것을 연습하면 지출 통제는 물론 보다 계획적인 지출도 가능합니다. 


          

이제 가계부 쓰는 데 또 실패했다고 스스로를 자책하지 마세요. 별다른 효과는 모르겠지만 왠지 써야할 것 같다는 압박감에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한 달에 한 번!     



잠깐만!!         



시간을 투자해 효과적으로 자산 관리를 할 수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내 자산을 확인하고 계획적인 지출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 이것이 가계부의 진짜 역할이지 않을까요?          



어떻게 한 달에 한 번만 가계부를 쓰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구체적인 작성법은 이어지는 글에서 차근차근 풀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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