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숀이 전하는 콘텐츠 지향 UX 라이팅 아티클
2023년 4월부터 UX 라이팅 뉴스레터 [Capturephrase]의 공동 에디터로 함께하고 있어요.
UX 라이팅과 관련해 인사이트풀한 해외 아티클을 번역하고, 국내외의 눈여겨볼만한 UX 라이팅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콘텐츠 라이터 출신답게(?) 첫 아티클은 만화와 관련된 것을 골라 번역했어요.
어떻게 하면 콘텐츠 기획자로 제너럴한 뷰를 가질 수 있을지, 통합적 사고를 가질 수 있을지 고민하는 제게 큰 도움이 된 아티클입니다.
Alexandra Onofrei - Why Cartoons Are a Valuable Source of Inspiration for UX Writers | (원문 보기)
만화는 UX 라이팅에 엄청난 영감을 줍니다.
만화는 수십 년간 모든 연령층에게 사랑을 받아 왔고, 영감의 근원으로 여겨졌어요. 동유럽에서 자란 90년대 어린이로서 만화는 제 어린 시절의 큰 부분을 차지했죠. 만화는 제게 끝없는 즐거움을 선사했고, 동반자가 되어 주었으며, 영어 공부에도 도움을 주었습니다. 당시에는 더빙이나 자막이 제공되지 않았거든요. 성인이 된 지금도 저는 여전히 만화에 끌리는데요. 만화는 제게 창의적인 영감을 줄 뿐만 아니라 놀이와 상상력을 잃지 않도록 매번 제게 상기시켜 주는 바가 있어요.
하지만, 만화는 무엇보다 UX 라이터들에게 더 큰 가치가 있죠. 만화는 우리에게 UX 라이팅을 학습하고 테크닉을 연마할 수 있는 광활한 놀이터를 제공해 주거든요. 단순한 언어, 감정, 공감, 이야기, 보이스앤톤 등에 관해, 만화는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사용자와 더욱 잘 소통하도록 도와줍니다.
만화가 우리에게 어떤 영감을 주는지, 만화에서 무엇을 배워야 더 나은 UX 라이터가 될 지 한 번 살펴볼까요? 물론, 만화가 여러분 모두의 취향은 아닐 수 있죠. 어린이들만을 위한 콘텐츠라 생각할 수도 있고요. 그래서 어른들을 위한 예시를 골라봤어요.
단순한 언어
UX 라이터로서 우리는 가장 똑똑한 9살 아이에게 설명하듯 글을 써야 해요. 복잡한 기능이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단순한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뜻이죠. 만화 작가들은 단순한 언어 사용에 탁월해요. 이 부분은 만화가 UX 라이터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는 부분 중 하나예요. 잠깐 생각해볼까요?
연령과 배경을 넘어 모든 사람이 만화를 이해할 수 있어요. 대부분의 만화가 전세계 독자를 대상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인데요. 어휘, 문장 구조에서 단순함을 추구하고, 비유나 관용어도 다른 언어권의 사용자가 이해하는 것으로 사용하죠.
단순한 언어 사용의 좋은 예시를 들어볼게요.
네모바지 스폰지밥: 스폰지밥 캐릭터들은 이해하기 쉽고 짧은 문장을 사용해요. 문장이 시청각 요소와 함께 제시되기 때문에 캐릭터가 어떤 감정으로 어떤 말을 하려고 하는지 명확하게 전달되고요. 짧고 명확한 대사와 시청각 요소의 조화는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죠.
어드벤처 타임: 스폰지밥과 마찬가지로, 어드벤쳐 타임도 단순한 언어를 사용해요. 종종 캐릭터의 감정과 경험을 설명하기 위해 비유적이고 시적인 표현을 사용하기도 해요. 하지만 그럼에도 사용된 언어들은 단순하기 때문에 시청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만화는 복잡한 개념과 정보를 명확하고 간결하게 전달하는 데 능숙해요. 물론, 만화마다 고유의 스타일이 있긴 하지만요…
보이스앤톤
만화가 영감을 주는 또 다른 요소는 보이스앤톤이에요. 제품의 효과적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핵심 요소죠. 만화는 보이스앤톤을 일관되게 사용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우수한 사례예요. 다양한 콘텐츠에 적용할 수 있는 감정과 톤의 범위를 생각해 보세요. 예를 들어, 만화는 진지한 메시지를 공유하되 경쾌한 톤으로 사용자의 관심을 끌어내지요.
서로 다른 캐릭터가 자신들의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살펴보면, 진정성 있고 공감 가는 콘텐츠를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어요. 캐릭터들은 짧은 시간 내에 복잡한 감정과 이야기를 공유해요. 어조와 말하는 속도에 균형이 있고, 이는 UX 라이터가 필수적으로 가져야 하는 기술이기도 하죠. 두 가지 예시를 살펴볼까요?
아울 하우스: 판타지 코미디 장르로 유머, 공포, 감동적인 장면들이 조화롭게 섞인 독특한 만화예요. 이 작품은 다양한 보이스와 묘사로 캐릭터와 스토리에 깊이와 진정성을 더했습니다.
밥스 버거스: 한 가족이 운영하는 허름한 햄버거 가게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만화로, 오랜 시간 방영되어 왔어요. 이 작품은 특이한 캐릭터, 독특한 유머, 따뜻한 가족애로 가득 차 있는데요. 특유의 톤으로 대화와 교묘한 말장난이 이뤄지고, 이에 따라 무례한 유머와 진지한 감정이 뒤섞이게 됩니다.
보이스앤톤, 감정, 유머는 의사소통 메시지와 영향력에 크게 관여해요. 이것들 모두가 서로 연결되어 있기도 하고요.
감정
보이스앤톤은 의사소통에 쓰는 언어의 스타일과 특성을 의미해요. 여기엔 글로 전달되는 감정과 태도가 포함돼죠.
만화는 감정을 유도하고 사용자와의 감정적 연대를 형성해요. 제가 만화 몇 편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거든요.
만화와 UX 라이팅에서 보이스앤톤은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감정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후회, 친근함, 낙관, 분노, 놀람, 역겨움 등 다양한 감정의 범위를 전달해요. 물론, UX 라이팅에서 부정적인 감정은 지양해야 하지만 동시에 이것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알고 있어야 지양할 수 있을 테니까요.
아래 예시를 볼까요?
보잭 홀스맨: 이 이야기는 우울증, 중독, 외상, 자기 파괴적 행동과 같은 주제를 다루는 비극적 코미디예요. 그런데 동시에 이런 어두운 주제와 적절한 균형을 이뤄내 취약성, 공감, 때로는 희망의 순간들을 담아내기도 하죠.
이 작품은 독특한 보이스앤톤으로 시청자와 감정의 연결을 만들어요. 이 연결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뒤에도 오랫동안 지속되는 여운을 선사하고요.
유머
이 주제를 제외할 수는 없죠. 만화는 우리를 웃게 하는데 정말 탁월하니까요.
제 연령대(90년대생)와 비슷하다면, <톰과 제리>를 보며 얼마나 웃었는지 생각해 보세요. 우리가 쓴 글귀로 사람들을 크게 웃기는 걸 원하지는 않더라도, 유머가 깃든 경험과 의사소통은 기억에 오래 남거든요.
우리는 심각하거나 진지한 주제를 전달할 때 유머로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어요. 혹은 사용자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거나 더 편안한 디지털 공간을 만들기 위해 유머를 섞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유머는 매우 불안정한 것이기도 해서, 실패하거나 부적절해 보일 수도 있어요. 특히 국적이 달라 유머를 다른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어요. 이건 썩 좋은 사례는 아니에요. 사용자와의 관계를 해치는 건 주의해야 하니까요.(예를 들어, 제품에 문제가 발생한 시점에 유머로 슬쩍 넘어가는 것 말이죠.)
너무 진지하거나 딱딱한 어조는 지루할 수 있고, 반대로 불손하거나 풍자적인 어조는 거부감을 주고 전문성이 떨어져 보이게 할 수도 있어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입니다.
제가 본 대부분의 만화가 유머러스한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아래 예시는 정말 웃김 그 자체입니다.
퓨처라마: 31세기를 배경으로 한 SF 판타지 시트콤이에요. (역: 2010년 기네스북에 ‘비평가가 가장 호평한 애니메이션’으로 등재됐어요.)
이 작품은 재치 있는 언어유희, 대중문화 밈과 사회적 풍자의 적절한 혼합물이에요.
클로즈 이너프: 평범한 일상에 부조리를 섞어 일상적인 내용을 더 흥미롭게 만든 작품이에요. 이 만화의 유머는 종종 자기모순적이고, 현실과 맞닿아 있어요. 육아, 인간관계, 경력 문제와 같은 심각한 주제를 다루면서 미디어의 클리셰나 밈들로 유머를 구사하죠. 만약 여러분이 저처럼 젊은이의 감성에서 어른이 되려고 노력하는 중이라면 이 만화를 즐겁게 볼 수 있을 거예요.
물론 엄청나게 많은 만화가 유머를 구사하지만(<릭 앤 모티> 처럼요...), 위 예시들을 선택한 이유는 좀 더 공감대를 끌어낼 만한 작품들이기 때문이에요. 이 만화들은 새롭고 독특한 관점으로 유머를 사용하거든요.
스토리텔링
만화가 지구에서 가장 매력적인 이야기들을 전달한다는 건 부인할 수 없죠. 만화의 이야기는 제품의 스토리를 구성할 때 명확한 서술, 캐릭터 개발, 플롯의 구조, 리듬감 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아바타: 아바타 시리즈 중 ‘라스트 에어벤더’, ‘레전드 오브 코라’ 두 작품은 잘 구성된 캐릭터, 풍부하고 디테일한 세계, 여러 시즌에 거쳐 전개되는 거대 서사를 가지고 있어요.(역: 우리나라에는 <아바타: 아앙의 전설>로 잘 알려져 있어요!)
만화의 이야기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큰 서사를 이루는 글쓰기에 도움을 줍니다. 복잡하고 다면적인 캐릭터, 탁월한 세계관 설정은 사용자 페르소나를 구성하는 데 더 큰 즐거움을 주니까요.
게다가 이런 작품들은 문화적 차이, 정치적 갈등과 같은 복잡한 주제를 매력적이고 재밌게 다룸과 동시에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교육 효과도 있어요. UX 라이팅에서 이런 게 필요할 때, 만화적 글쓰기를 참고하는 게 도움이 될 거예요.
비주얼 스토리텔링
가끔 정확한 단어나 구절 대신 시각 자료로 목적을 전달할 수 있어요.
만화는 생각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고자 상징과 은유를 사용해요. 우리도 라이팅과 함께 사용할 시각적 자료를 찾아볼 수 있죠. 예를 들어, 제품의 기능을 설명하는 긴 단락 대신 비유적인 일러스트나 애니메이션을 넣는 거예요.
예시에 제가 좋아하는 겐디 타타코프스키의 걸작을 더 포함시키지 못한 게 안타깝네요.(역: 겐디 타타코프스키는 <파워퍼프걸>, <몬스터 호텔> 등의 연출자예요!)
사무라이 잭: 독특한 비주얼과 서사로 유명한 이 작품은 대사를 최소화하고 눈에 띄는 비주얼로 이야기를 전달해요. 색상, 조명, 카메라 각도 등을 사용해 정보와 감정을 전달하죠. 또 시각적 은유와 상징으로 이야기와 캐릭터에 깊이감을 더해요.
프라이멀: 최근 작품으로, 놀랍게도 이 작품은 대사가 전혀 없어요. 캐릭터들의 행동과 그들의 환경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만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죠. 아름다운 애니메이션과 색감은 시청자에게 강력한 감정적 충격을 선사해요. 하지만, 유혈이 낭자한 장면이 많아 주의가 필요해요.
이 두 작품은 색상과 형태로 의미와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걸 알려줘요. 시각적 은유와 상징성이 메시지에 깊이감을 더하고요.
텍스트는 간단히 쓰고, 시각적 요소를 더 많이 활용하는 것으로도 매력적인 경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죠.
점진적 공개
점진적 공개란, 사용자에게 정보를 천천히 공개하는 기술을 말해요. 만화는 관객들이 알고 싶어 하는 정보만 조금씩 제공하면서 이 부분을 구현하죠. UX 라이터는 사용자가 준비를 마쳤을 때 정보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점진적 공개를 활용하고요.
모든 정보를 한꺼번에 제공하면 그 정보에 압도되거나 주의가 산만해지기 쉬우니까요.
이 부분이 어떻게 동작하냐고요?
그래비티 폴즈(역: 한국에서는 <괴짜가족 괴담일기>로 유통): 두 시즌에 걸쳐 천천히 비밀이 드러나는 작품인데요. 거의 모든 에피소드에서 거대 서사로 이어지는 히든 메시지와 단서를 찾을 수 있어요. 시청자가 작은 디테일까지 신경 쓰도록 하는 것이죠. 주의 깊게 관찰해야 작품의 수수께끼를 해결할 수 있답니다.
인피니티 트레인: 이 작품은 에피소드를 게임 레벨처럼 구성해 점진적 공개의 더 높은 차원을 보여줘요. 에피소드마다 이야기에 새로운 레이어가 추가되고, 각 시즌의 주인공과 그들이 탐험하는 세계에 관한 더 많은 것들이 드러나거든요. 지금은 HBO Max와 Discovery+의 합병으로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찾을 수 있는지는 미지수네요. (역: 한국에 곧 HBO Max가 런칭된다고 하니… 희망을 품어봅니다.)
위의 두 작품은 점진적 공개라는 방식에서 아주 놀랄 만한 사례들이죠. 정보를 천천히 조절해가면서 사용자의 참여는 더 높이니까요.
UX 라이터도 비슷한 방법을 써서 각 단계를 더 이해하기 쉽고, 완료하기 쉬운 조각들로 쪼갤 수 있어요.
공감
공감은 사용자 중심 디자인에 필수적이에요. 사용자의 시점과 요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요.
우리는 공감을 통해 더 효과적인 콘텐츠를 작성할 수 있고, 사용자와 더 잘 연결될 수 있어요.
만화는 캐릭터마다 다른 관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우리의 공감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내요. 이런 방식은 감정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다른 사람에 관한 이해와 공감을 키우는 훌륭한 방식이거든요. 예시를 좀 볼까요?
스티븐 유니버스: 반인반보(역: 반은 인간이고 반은 보석인) 외계인 소년 스티븐이 자신의 정체성과 세상에서의 위치에 대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예요. 스티븐은 끊임없이 갈등을 해결해야 하고, 공감과 이해를 통해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야 해요. 이 작품은 놀라운 반전과, (이와 대비되는) 화려한 색상의 팔레트를 소유하고 있죠. (역: 화려한 색상의 팔레트란, 인종 차별을 은유하는 오색 찬란한 피부색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여요.)
우주의 전사 쉬라: 1980년대의 오리지널 시리즈 말고 2018년에 리부트한 시리즈를 말하려고 해요. 다양하고 복잡한 캐릭터가 우정, 개인의 성장, 포괄성이라는 주제를 탐구해가는 여정이에요.
장난기와 창의성
때로는 삶이 참 지루하고 어둡죠. 그런 면에서, 어린 시절의 호기심과 장난기를 되살리고 싶을 때가 있지 않나요?
만화는 우리를 아이에서 어른으로 만들고, 정신적으로 성장시키고, 가르침을 주는 것 이상으로 언제나 창의적인 글로 우리에게 영감을 줘요. 만화는 우리에게 희망, 장난기, 그리고 상상력을 되돌려주는 힘을 가지고 있어요.(저는 만화로 제 인생 최악의 시기를 극복했어요.)
만화라는 도구를 손에 쥐고 있으면, 우리는 가난하고 지친 뇌에서 벗어나 일에 더 창의적으로 임할 수 있어요.
그것이 글을 쓰는 일이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든, 우리의 삶을 탐색해가는 것이든 말이에요.
마지막 예시:
비와 퍼피캣: 창의력과 우정에 초점을 맞춘 상상력 풍부한 세계관의 만화예요.
레귤러 쇼: 우정과 어른이 되는 과정에 대해 탐구하는 만화로, 특유의 유머와 난해한 요소들로 유명한 초현실적 만화예요.
결론
아마 여러분이 몇 달은 함께 보낼 만한 만화 목록과 생각할 거리를 충분히 드린 것 같으니 결론을 짧게 할게요.
우리는 UX 라이터의 여정에서 만화가 주는 영감의 모든 부분을 살펴봤어요.
잠깐, 일단 모든 만화 창작자에게 큰 환호성과 기립 박수를 보냅니다.
여러분들도 여러분의 생각을 세상에 공유하는 것을 멈추지 마세요. 그건 진짜 귀중한 일이니까요!
함께 보면 좋을 자료들(무려 만화라고요!)
- 단순한 언어: <네모바지 스폰지밥>, <어드벤쳐 타임>
- 보이스앤톤: <아울 하우스>, <밥스 버거스>
- 감정: <보잭 홀스맨>
- 유머: <퓨쳐라마>, <클로즈 이너프>
- 스토리텔링: <아바타>
- 비주얼 스토리텔링: <사무라이 잭>, <프라이멀>
- 점진적 공개: <그래비티 폴즈>, <인피니티 트레인>
- 공감: <스티븐 유니버스>, <우주의 전사 쉬라>
- 장난기와 창의성: <비와 퍼피캣>, <레귤러 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