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서호동을 걸으면,,
20대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보다는 복잡한 머리를 정리하기 위해 뚜벅 뚜벅 걸어다니며 시작한 제주 동네 여행. 빠르게 움직일 수 있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자동차가 아닌 투박하고 힘들기도 한 걷기 여행은 생각보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재미를 얻을 수 있다.
20대 후반 제주 올레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걷기의 매력이 흠뻑 젖어있을 때가 있었다. 그런 날들을 몇년동안 보내다 결혼을 하고, 아이들 낳고 다른 일에 매달리다보니 걷는 것보다는 빠르게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편한 자동차를 선호하게 되 몸은 많이 힘들어졌지만, 다시 그 매력에 빠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걷기 여행은 튼튼한 두 다리만 있다면 장소가 어디라도 상관이 없다. 내가 첫 번째 걷기 여행 장소로 선택한 곳은 바로 내가 살고 있는 우리동네 서귀포 서호동이다.
집 문을 나서서 길을 돌아 올라가다보면 어디에서도 볼 수 있는 한라산이 보이는 동네 서귀포 서호동 이 동네는 지역주민들 사이에서도 깔끔한 동네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서호동의 지도를 보면 길쭉한 모양으로 된 지형으로 강정동과 이웃하고 있는 동네로 신시가지의 기운과 함께 옛스러운 정감까지 느낄 수 있는 동네로 손꼽히고 있다.
걸어서 동네 여행을 계획했던 이유는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흘러가고 있어 걷는 이 순간만이라도 천천히 천천히돌아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컸다. 하루가 빠르게 흘러가면서 아이들도 나도 어느순간 언제 이렇게 나이가 들었지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 이렇게라도 가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천천히 느껴보고 싶은 마음으로 걷기 여행을 계획하고 첫 발을 내 딛게 되었다.
평소에는 이어폰을 끼고 살을 빼 보겠다는 생각으로 양 팔을 흔들며 빠르게 걸었다고 한다면 제주 동네 여행의 포인트는 이어폰은 빼고, 느리게 천천히 구석 구석 들여다 보고 싶었다. 골목을 따라 걷다보면 길이 없어지기도 하고, 막히기도 해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가는 일도 여러번 겪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인위적이지 않고 너무 꾸미지도 않은 이 길을 걷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힘이 되었다.
화려하게 가꾸어진 관광지는 아니지만, 나는 동네를 걸어다니며 이 곳만의 기운을 얻었고, 그리고 새롭게 시작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도 함께 얻었다. 그렇게 나의 첫 동네 탐방은 성공적으로 데뷔를 하게 되었고 제주의 각 동네를 걸어다니며 그 동네만의 기운을 얻어 가 보기로 한다.
동네 탐방길에 들렀던 작은 카페
시럽까지 모두 하나하나 손수 만드신다는 사장님의 열정이 가득한 학교앞 작은 카페
시간당킬로미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