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당일이 되었다. 평소처럼 나는 출근을했고, 점심을 먹었다.
"엄마가 암이 걸렸고, 지금 수술을 받고 있는데 내가 일상을 이어나가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한편으로 들었으나, 그렇다고 별달리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엄마가 1시에 수술실로 들어갔다는 아빠의 연락을 받았다. 시간이 흘러흘러 5시가 되어도 6시가 되어도 수술이 끝났다는 연락이 오지 않는다. 아무리 기다려도 수술이 끝났다는 연락은 오지 않고, 4시간이라던 수술이 7시간이 넘어간다. 수술장비 떼고 있겠지, 알고보니 앞 수술이 늦게 끝났겠지 온갖 생각을 다 해봐도 7시가 넘어가니 입이 바싹바싹 말라온다.
수술 시작 7시간 후, 엄마가 중환자실로 이동했다고 한다.
긴 수술을 마치고 엄마가 중환자실로 이동했다는 문자를 봤다. 왜 중환자실로 이동했는지, 엄마 상태가 어떤지 알길이 없다. 그 와중에 엄마가 일반실에서 중환자실로 이동했다고 보호자인 아빠한테 일반실에서 방을 빼란다. 당장 엄마가 중환자실에 있다는것도 당황스러운데, 있던 병실에서 나와야 되는 상황은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 그렇게 아빠는 바로 우리집으로 왔다.
그날 밤 내가 기억하는 우리 부모님은 모습은,
7시간 길어진 수술을 온전히 혼자 이겨내고, 들것에 실려 생각치도 않게 중환자실로 이송된 엄마와,
그런 엄마의 수술이 끝나기만을 속절없이 기다리다가, 병원으로부터 "방을 빼야한다는" 얘기를 듣고, 중환자실에 있는 엄마를 등 뒤로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쓸쓸하고 서글픈 엄마 아빠의 모습이다.
수술한지 이틀이 지나고, 엄마를 보러 면회를 갔다.
예상보다 전이 범위가 크고, 수술도 길었어서 그런지 이틀 예정되어있던 입원날짜가 점점 길어진다.
어떤 표정을 지어야할지, 엄마를 보자마자 눈물이 나면 어떨지 오만가지 생각을 하며 병원에 도착했다.
막상 엄마를 보자마자 눈물이 차올랐지만, 그래도 이제 긴 수술시간을 견디고
내 앞에 있는 엄마를 보니 대견하고 감사한 마음이 앞선다.
수술 후 처음 엑스레이를 찍고 나온 엄마가 작은 소리로 말한다. "현아, 엑스레이 보니까 엄마의 폐 2/5를 정도가 없더라"
막상 수술하려고 열어보니 폐쪽으로 흩뿌려진듯 전이가 되어, 그걸 제거하느라 수술이 예정보다 길어졌다고 한다. 엄마의 몸에서 약 60년동안 있었던 엄마 폐의 2/5가 없어졌다는게 어색하고 무섭다. 엄마는 그 3/5 남은 폐로 아직 수술 후 회복안된 몸을 위해 호흡을 해야하는게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