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장꾸 Feb 23. 2022

펀둥거리다

오늘의 단어

머릿속이 어지럽다. 새로운 일터에 적응도 해야하고 벌리고 싶은 일들도 많은데 정리하는 게 쉽지 않아. 이 과정을 몇 년 일찍 겪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아무리 백세 시대라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때로는 펀둥거리며 놀기 바빴던 예전이 그리운데,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 지금 내 모습이 과거의 선택에 따른 결과라는 걸 아니까. 앞으로 몇 년 후는 지금보다 훨씬 나은 사람이 되어있었으면 하거든. 그래서 길을 잘못 들었다가 안간힘을 써서 돌아오고, 내가 정한 길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노력해. 아주 가끔 벗어나게 둘 때도 있기는 해. 튕겨나가는 것보다는 잠깐 벗어났다가 다시 돌아가는 게 나으니까. 돌이켜보면 예전에도 부지런히 살려고 노력했어. 그때와 달라진 게 있다면 이제는 나를 믿는다는 거. 믿음 여부에 따라서 불안의 크기는 달라져(언제나 불안을 달고 살기는 하지만). 그나저나 선택과 책임은 한 몸이라는 걸 그렇게 배워놓고 나는 왜 머리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는 걸까. 내 삶은 시행착오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아마 앞으로도 시행착오 때문에 다치기도 하고 상처도 받겠지. 그래도 직접 해보는 게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다 끝나는 것보다는 낫더라구. 뭐든 해봐야 아는 거니까. 나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도 쉽지 않았는데, 이제 적어도 싫어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관심 없는 것과 관심 있는 것 정도는 구분할 줄 알아서 뭐든 내 기준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됐어. 이것도 시간이 꽤 걸렸어. 그래도 끊임없이 탐구하니까 나아지더라구. 결국 놓지 않고 계속해서 해나가는 게 중요해. 나는 이 사실을 잊지 않을 거야.




펀둥거리다


동사

1. 아무 일도 하지 아니하고 뻔뻔스럽게 놀기만 하다. ‘번둥거리다’보다 거센 느낌을 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