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털어놓고 싶은데 솔직하긴 무서워서 암호같이 겉핥기 하는 글
그럴 때가 있다. 유난히 변화에 목이 마를 때가 있다. 보통 그런건 한번에 찾아오지 않고 가슴 속 한켠에 숨어 있다가 스물스물 차올라 나도 모르게 장악당한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대부분은 비슷한 하루하루에 질려, 그닥 힘든 일이 없을때 (진짜 힘들면 지금을 버텨 내기도 힘드니까), 아니면 스트레스에 맞서 도망칠때 목이 마른다. 엄청 짠 음식을 하루종일 먹은 것처럼 물을 마셔도 마셔도 목이 마르는 그런 지속적인 목마름이다. 다양한 방법으로 그런 목마름을 해소하고는 하는데 그것도 방법이 고착화 되다 보면 또 지루해진다. 자연스럽게 안해봤던 것, 해봤는데 자극적이었던 것을 찾게 되는데 재밌는 사실은 또 아주 확 빠지진 못한다는 것이다. 생활에 방해가 안될 정도로만 적당한 재미를 찾으면서 놀게 된다. 근데 요즘은 이 적당한 재미에 종일 신경쓰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어라? 아직도 나에게 이런 면이 있나 놀라기도 하고 나름 짜릿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 마음대로 100% 콘트롤 되지 않는 상황에 슬슬 스트레스가 밀려온다. 그럼 관두면 되지 않을까? 근데 또 그건 아쉽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매한 상황에서 갈팡질팡 하다가 욱- 올라오는 감정을 다스려야 할 필요를 느꼈다. 좋아하는데 한참을 못듣던 TLC의 노래를 들으며 진정하다가 다들 잠든 새벽에 생각난 곳이 브런치다. 일기장 브런치! 역시 생각없이 두드리다 보니 내 상황이 객관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감정을 한발짝 물러서서 관찰해 보고, 두서없지만 어떻게 느껴지는지 써보는 것이다. 사실 진짜 노트에 일기 쓰듯 적어도 되는데 그럼 더 솔직할텐데 많은 사회적 위치(?)에 걸쳐있는 40대 중년은 솔직한게 그렇게 무섭다. 수박 겉핥기 하듯 털어 놓아 본다. 아 새벽엔 글쓰면 안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