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keryoung Apr 06. 2023

친구 만들기 어렵다

는 말이 공감되지 않는 사회. 나의 Why 

(사이먼시넥의 Start with why를 읽고. ) 


 종종 생각한다. 나는 왜 이러고 있나? 

대학교까지 열심히 공부했고, 직장도 잘 들어갔는데, 왜 나오고 싶었고 

개발자로 자리 잡고 일해도 됐을 것 같은데, 왜 그 길로 마음먹고 가고 싶지 않은지? 


길을 잘 찾아가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직도 내 자리를 찾지 못하고 떠돌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마음이 싱숭생숭할 때가 있는데, 

마침 이 책의 순서가 왔다. 

반쯤 읽고 "너무 좋다"라고 생각했었지만

무슨 일이었는지 바쁜 일에 치여 책갈피만 꽂아둔 이 책을,

이번 독서모임에 읽을 책으로 넣어 시간 없어서 못 읽는다는 핑계를 대지 못하게 했다. 

다들 책을 읽고 싶은데 바쁘다는 핑계를 댄다면 독서모임을 만들면 좋겠다. 

(라지피자 북클럽에서는 언제나 서브 모더레이터로 북클럽을 열 수 있다. 커피쳇 ㄱㄱ ) 


이 책을 계기로 나의 why를 다시 생각해 봤다. 


라이트 형제 이야기

 책에서 소개하는 라이트형제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라이트 형제는 대부분이 알다시피 최초의 "유인 동력 비행기"를 만든 사람들이다. 

 그런데 사실 똑같은 시기에 유인동력비행기를 만들기 위해 팀을 구성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 이름은 "새뮤얼 피어폰트 랭글리"였다. 

이 사람은 아주 유명한 사람이었다. 사실 무인동력비행기를 처음 발명한 사람이라고 한다. 스미스소니언 협회의 회장이어서 인맥이 아주 넓었으며 미육군부의 재정지원을 받으며 코넬대학교 등 최고의 인재들로 구성된 팀을 구성했다. 최고의 재료를 써서 비행기를 만들었고, 연구가 진행될 때마다 타임지 등의 세계의 관심을 받았다. 


그에 비해 라이트형제는 볼품없었다. 지원금은 전혀 없었고, 자전거가게를 운영하며 나오는 수익금을 연구에 투자했다. 자전거가게 동네주민들의 도움을 받으며 연구를 진행했고, 팀원 중에 대학출신은 없었지만 고등학교 못 나온 사람은 있었다. 실험에 나갈 때마다 미리 실패할 것을 알고 5개의 부품세트를 준비해 나갔다고 한다. 그렇게 108번의 실패를 한다. 


하지만 결국 유인비행기를 만들어 낸 것은 라이트 형제였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라이트 형제에게는 강력한 why 가 있었다. "하늘을 나는 법만 알아내면 세상이 바뀔 것이다"라는 믿음이 있었고, 그런 세상을 상상하며 실험하고 실패했다. 

 그런 세상을 만들겠다는 강력한 동기가 실패를 계속 이겨낼 수 있게 했다. 


나의 Why는 무엇일까 

 모든 Why는 창업가의 과거에서 나온다고 한다. 맞는 말인 것 같다. 

나의 과거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1/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내가 처음 시신을 보고 만져본 것은 23살 때의 일이다. 가까운 사람이 그렇게 죽을 수 있구나. 나도, 내 옆에 있는 사람도 그렇게 쉽게 금방 떠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 내 옆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소중함이 내 마음속에 들어간 것 같다. 바쁘게 지내며 나는 첫 회사에 들어갔는데, 별로 행복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관계가 계속 단절되는 것을 느꼈고, 이렇게 살다가 전화가 올 것 같았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1년에 2~3번 집에 내려가며 부모님을 잠깐 보고 오는데, 이렇게 살다가 그렇게 전화를 받겠구나. 너무 허무했다. 나는 그럼 무엇을 위해 여기서 하루에 8시간 동안 일하고 있는 건가? 첫 퇴사하고 좋았던 점은 고향에 내려가 부모님과 오래 같이 있을 수 있었던 것이었다. (중학교 이후로 처음이었다) 


2/ 어릴 적 친구들 

 나는 어릴 적 친구들이 정말 많았는데, 초, 중, 고, 대, 회사, 열심히 살다 보니,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 보니 많은 관계가 끊어졌다. 각 단계마다 1명 정도 남아있는 것 같다. 그마저도 자주 안 본다. 성향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사회적인 분위기가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할 겨를을 주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 왜 나는 그때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못했을까? 아쉽다. 좋은 친구들이 많았다. 


3/ 내가 행복했던 순간들

 내가 행복했던 순간들을 생각해 봤다. 신기하고 당연하게도 모든 순간이 사람과 관련되어 있었다. 예를 들면 여행에서 가장 즐거웠던 여행지는 거기서 "만난 사람들이 좋았던 곳"이었다. 프라하였다. 프라하 일정을 3일 정도 더 늘려서 그 사람들과 더 좋은 추억을 가지고 왔다. 여행을 갈 때 여기 가봤다 저기가 봤다 하는 것을 중요하다고들 겉으로는 이야기하지만(요즘은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 사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아닌가? 거기서 만난 현지인이나, 함께 동행하는 여행객이 그 순간의 기억을 결정한다. 삶에서 사람의 중요도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삶을 여행에 비유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이렇듯 "실제 공간과, 시간에 교류하는 사람과의 관계는 중요하다" 그런데 대부분 지금 제공되는 관계와 관련된 서비스들은 "온라인"이다. 오프라인 연결을 만들어 내는 서비스들도 있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이런 오프라인 연결을 제대로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만들면 사람들은 열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제대로"라는 것은 일회성의 비용만 비싼 관계들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접근성 좋고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울타리를 만들어 두고 지속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포드에서 자동차를 만들고 애플에서 아이폰을 만들기 전까지는 사람들이 그것이 그렇게 좋을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오프라인 연결을 제대로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제대로 만들기만 한다면 사람들은 열광할 것이라고 믿는다. 나를 포함해서 


라이트 형제는 "하늘을 나는 법만 알아내면 세상이 바뀔 것이다"라고 믿고 그런 세상을 상상하며 실패를 견디고 결국 비행기를 띄우는 데 성공했다. 


나는 "사람들을 실제로 연결하면 더 즐거운 세상이 될 것이다"라고 믿고 그런 세상을 상상하며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 이게 내 Why 다. "친구 만들기 어렵다"라는 말이 더 이상 공감되지 않는 사회. 그런 세상을 상상한다. 




   






 


작가의 이전글 앤틀러에서 있었던 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