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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곰 May 12. 2023

00. 일상의 점을 선으로 그리다


인생은 끊임없이 흘러가는
롱 테이크 영화인데
왜 모든 추억은 숏폼으로 기억될까?


깨어있던 잠들어 있던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흘러간다. 그렇기에 우리의 인생은 한 번도 끊어지지 않고 상영되는 영화처럼 계속해서 지나간다. 이 영화가 좋든 싫든 우리는 멈추지 않고 갈 수밖에 없다.


“아, 잠시만요. 지금 너무 힘든데 그냥 뒤로 가서 시작하면 안 될까요?”


“저 지금 너무 행복해요, 이 순간을 잡고 싶어요. 이대로  좀 멈춰 주세요!”


살다 보면 이런 순간들이 있겠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세상 얄짜 없는 소리이다. 누가 모라고 해도 시간은 똑같은 속도 그대로, 무심하게 흘러간다.

이는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에게 공평하게 진행되는, 어쩌면 세상에서 유일하게 공평한 일일지도 모른다.

물론 이조차도 모두에게 같은 시간이 주워지는 것은 아니지만…


또한 우리는 시간을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아쉽게도 한번 겪은 일을 다시 돌이켜 재경험 할 방법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종종 과거에 너무 연연하는 사람들을 보면 잊으라고 말을 하고, 너무 집착하는 사람을 보며 미련하다고 이야기한다.

어차피 우리는 벌어진 과거의 일을 어쩔 수 없다.


“미련하게 집착하지 말고 이제 좀 흘려보내라, 좀”


우리 엄마는 종종 비슷한 대사를 내게 하신다. 그 마음속은 아마도 이런 것이 아닐까.

스트레스받지 말고 살라고. 미련하게 사지 말라고. 모든 엄마의 마음은 그럴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런 면에서 나는 미련한 사람이라 해야겠다. 한번 겪은 일을 좀처럼 떨쳐내지 못하는 미련한 사람.

누군가 이름을 들으면 그 사람과의 마지막 기억 혹은 중요했던 순간이 자동응답기처럼 튀어나온다.

챗GPT처럼 아주 자세한 설명은 아니지만 오래된 필름 영화처럼 짧은 영상이 떠오른다.


작은 친절을 베풀었던 고마웠던 회사동료.

친구였지만 우정을 이어가지 못한 동창.

나를 싫어했던 사람, 내가 싫어했던 사람들.

그렇기에 어떤 이들은 시간이 많이 지나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고, 누군가를 향한 서운한 마음도 그대로인 경우가 있다.


그리고 살아오면서 인상적이었던 대소사의 많은 순간들이 불현듯이 머릿속에 떠오르며 실소를 띄기도 하고 잠깐의 슬픔에 잠기기도 한다.

그런 기회를 토대로 나는 오늘을 살아가면서 잠시 시간을 돌려 옛 감정을 복기할 수 있고, 또한 오늘을 더욱 생생하게 살아가는 원동력으로 삼기도 한다.


과거 회상의 장면들은 짧은 영상과도 같다. 길이가 모두 제각각인 소중한 순간들.

길게 계속 그어서 이어가는 인생 속에서 그러한 추억들은 마치 점과 같이 느껴진다.


시간이 흘러가며 이제 어떠한 점들은 이제는 점점 희미하게 옅어 저만 간다. 그리고 기억들이 차곡차곡 계속 쌓이면서 많은 순간의 장면들이 밀려 사라져 버리기도 한다.


인생의 중요한 사람과 순간에 대한 기억의 장면들이,

그러한 내 인생의 점들이 다시금 이어져 인생의 선안으로 들어와 이어질 수 있도록 글을 써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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