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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Oct 22. 2021

성장통, Growing Pains (2/2)

기업의 라이프사이클과 성장통 최소화를 위한 단계별 경영과제

벤처기업은 (1) 창업단계 이후 (2) 사업 확장 단계, (3) 경영 전문화 단계, (4) 조직 강화 단계를 거치면서 전문적으로 경영되는 기업, 즉 ‘강한 기업’으로 성장한다. 물론 강한 기업으로 성장한 이후에도 라이프 사이클이 계속되지만, 여기서는 벤처기업에서 강한 기업으로 성장하는 사이클에 대해서만 다룰 계획이다. 그리고 각 성장 단계별로 성장통 최소화를 위해 어떤 경영과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창업 단계 (성장 1단계)


벤처 창업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기업으로서 생존이다. 그리고 이 단계에서 기업 생존은 비즈니스 컨셉을 바탕으로 시장의 수요를 읽어 내는 능력과 이를 제품화할 수 있는 능력에 좌우된다. 즉 살아남을 수 있는 시장과 경쟁해 볼만한 제품과 서비스를 발굴해야 생존할 수 있다.


먼저 시장을 파악해야 한다. 그래서 가능하면 틈새시장을 확보해야 한다. 시장은 기업이 생산해서 판매하려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현재 고객과 잠재고객으로 구성되어 있다. 세분시장은 제품(개인용 컴퓨터, 대형 컴퓨터 등) 혹은 고객(기업, 학교, 가정 등)에 의해 구별되는 각각의 영역이며, 틈새시장은 이 세분시장 중에서 우리 기업이 경쟁우위를 기반으로 지배력을 장악할 수 있는 시장 영역이다. 틈새시장은 규모에 의한 정의가 아니다. 기업은 참입 하려는 시장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잠재 틈새시장 확보를 위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피자를 먹기 위해서는 피자가게를 방문하는 것이 당연했던 1960년대에, 도미노피자는 ‘값싸고, 무료로 가정에 배달해주는 피자’ 즉 ‘피자 배달 서비스’로 잠재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두 번째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 제품화는 개발뿐만 아니라 생산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특히 서비스 업체의 생산력이란 고객에게 서비스가 전달되는 총체적인 메커니즘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도미노 피자의 제품은 피자와 가정배달이라는 서비스까지 포괄하고 있으며, 스타벅스의 주력제품은 ‘커피’가 아니고 ‘스타벅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경험’이다.


그리고 새로운 시장 최초 발굴자가 반드시 지배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가 저가 항공시장의 최초 발견자가 아니며, 애플이 개인용 컴퓨터에 대한 수요를 최초로 파악한 회사가 아니다.


사업 확장 단계 (성장 2단계)


창업 단계를 성공적으로 통과한 벤처기업은 사업 확장 단계로 접어든다. 즉 비즈니스 모델을 시장에서 검증받은 기업이 확장단계로 진입하는 것이다. 매출액 급증으로 기업 자원이 한계에 봉착하고 운영 과부하 상태이며, 성장과 관련된 양적 문제가 발생하는 시기이다. 이 단계에서는 자원 조달과 효율정인 운영시스템 개발이 핵심적인 이슈다.


시장분석과 제품화에 성공한 후 수요가 급격히 확대되면서 회사는 물리적 자원, 자금, 인력 등 경영자원을 적극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다. 즉 사업 확장 단계의 첫 번째 경영 이슈는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이다. 기업은 경영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중장기적으로 필요한 자원에 대해 거시적으로 사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자원관리에서 가장 고민거리는 ‘인적자원’이다. 특히 인적자원은 기본적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운영해야 한다.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는 회사의 커피만큼이나 인적 자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업 확장 단계의 두 번째 경영과제는 복잡한 운영시스템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조직의 일일 업무 진행을 촉진시켜줄 운영 시스템은 ‘조직 내의 배관’과도 같은 것이다. 시장과 제품에만 집중하는 기업일수록 운영시스템 개발에 무관심하며, 성장하는 회사의 경우 늘어나는 매출 수익 때문에 비효율적인 운영시스템 문제의 심각성을 간과하기 쉽다. 창업이라는 성장 1단계를 성공적으로 거쳐온 많은 기업들이 성장 2단계 즉 사업 확장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도산하기도 한다.


참고로 기업의 경쟁우위는 시장과 제품에서뿐만 아니라 운영 인프라에서도 창출되기도 한다. 월마트가 대표적인 사례인데, 월마트는 구매와 정보시스템 그리고 물류시스템을 기반으로 강력한 경쟁우위를 확보했다. 그리고 오늘날 온라인 중개회사의 핵심 경쟁력은 운영시스템 안정성이다.


경영 전문화 단계 (성장 3단계)


성공 2단계인 사업 확장에 성공한 후 기업은 내부 효율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확대된 인적 자원과 물적 자원의 효율성 제고와 전략적 운영을 위한 계획 수립, 조직화, 관리자 양성, 통제 등 보다 전문화된 관리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폭발적인 성장을 경험한 후 질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첫 번째 과제는 전략 수립 능력이다. 이는 시장 기회를 극대화하기 위해 미래를 계획하고 전략을 개발하는 능력이다. 최초로 피자 배달 서비스를 도입한 도미노피자는 경쟁자들이 같은 서비스를 실시하자 자동차를 탄 채로 피자를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추가하고 가맹점 관리를 강화하면서, 경쟁자들보다 체계화된 서비스를 실시하였다.


두 번째 과제는 조직구조와 통제수단 개발, 그리고 관리자 양성 역량 확보이다. 회사는 이제 비공식적인 운영체제에서 공식화된 체제로 전환해야 하고, 직원들의 업무 조정과 동기 부여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도입되어야 한다. 조직 내 원활한 정보 흐름과 관리의 중요성이 증가하는 시기이다. 그리고 이를 운영한 관리자의 전문성 강화가 필요하다. 향후 성장을 위해 필요한 관리자 확보가 핵심 이슈이다.


애플은 초창기의 놀라운 성장 이후, 부적절한 통제 시스템과 유능한 관리자 부족, 소비자 요구 미충족으로 위기봉착하였다. 1983  스컬리가 입사한  성장 2단계 수준 인프라를 운영하고 있던 애플전문화된 관리시스템을 보강하였다.  관리자를 보강하고, 관리 통제를 제도화하고, 원가절감과 생산라인 혁신 등을 추진하였다. 이후 회사는 다시 성장하였다. 하지만 스티븐 잡스가 회사를 떠나면서 초창기의 벤처 정신이 일부 훼손되면서 경쟁우위의 중요한 요소를 상실했다는 평가도 있다.


조직 강화 단계 (성장 4단계)


성장 3단계까지 성공적으로 성장해온 기업의 조직 구성원은 이미 매우 다양하다. 초기 창업 멤버, 사업 확장 단계에 합류한 구성원, 전문화된 관리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위해 영입한 관리자들, 그리고 장기간에 걸쳐 채용한 신입 인력들. 자연스럽게 가치관, 신념, 규범 등 조직 문화의 중요도가 높아진 시기이다.


특히 전 단계, 즉 경영 전문화 단계의 변화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도록 조직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강력한 관리시스템 구축을 통한 경영 전문화 이후, 외부환경과 기업전략 그리고 조직규모에 적합한 조직문화 구축이 요구된다.


스타벅스 조직문화의 여섯 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훌륭한 업무환경을 만들고 서로를 존중하라. 둘째, 원두를 구입하고, 볶아서 신선한 상태로 배달하는 일에 최고의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셋째, 항상 고객을 만족시키도록 열정적으로 노력한다. 넷째, 사회와 주변에도 긍정적인 기여자가 된다. 다섯째, 미래의 성공 면에서 수익성이 최고 우선임을 염두에 둔다. 여섯째, 다양성이야말로 사업의 핵심 근간임을 명심한다.


조직문화는 기업성장에 따라 변화하지만, 노력을 통해 의도하는 방향으로 조성된 강력한 조직문화는 기업성장을 위한 실질적인 자산이다. 기업문화는 직원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미리 규정하는 훌륭한 비공식 통제 시스템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성장과정에서 필요한 과제를 잘 해결하더라도 조직문화를 소홀히 하면 성장통이 재발하면서 성장을 방해하고 기존 시스템까지 교란시킨다.


지금까지 벤처기업이 강한 기업으로 진화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성장단계와 각 단계별로 성장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결해야 하는 단계별 경영과제들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우리는 매우 본질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기업가 정신 vs. 경영 전문화’


어떤 사람들은 관리 시스템 개발 등 경영 전문화를 관료주의라고 우려하는데 그것은 옳지 않다. 물론 기업가 정신이나 기업 문화 없이 극단적으로 경영 전문화를 추구한다면 관료주의가 될 수 있다. 반면 기업가 정신만 강조하면 혼란만 초래되고 기업의 미래는 암담해질 수 있다. 균형감과 전체를 아우르는 시각으로 해답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이 경영자의 임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변신은 선택이 아니라 미래 성공을 위한 필수 요소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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