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을 다녀왔다.
홀로 떠났던 여행 중에서도 감히 가장 완벽했다고 말하고 싶은 이틀.
여행의 설렘이 어느 정도 가미된 기분이겠으나,
나는 이렇게 24시간이 온전히 내 것일 때 가장 에너지가 샘솟는 것 같다.
아침에 눈을 떠
내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향해 움직이고,
내가 먹고자 하는 음식을 먹고,
내가 머물고자 하는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고,
내가 어울리고픈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을 때.
그리고 그 과정이 처음 머릿속에 그렸던 대로
변함없이 이루어졌을 때.
나는 정말로 격한 행복을 맛봤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예상치 못한 변수가 가져다주는 행복이 충분히 크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만
어쨌거나 나는 지독한 계획형 인간으로서
1차 계획이 순탄하게 흘러가는 것에 짜릿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아, 행복했던 금요일.
이대로만 살 수 있다면 매일 웃을 수 있을 것 같던 금요일.
밑바닥을 보이던 배터리가 아주 빠르게 100퍼센트로 채워지던 금요일.
세상 무서울 것 하나 없게 느껴지던 내가 주인공이었던 금요일.
충동적이었지만
어느 때보다 최고로 잘 한 결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