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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잇부부 세계일주 Feb 21. 2020

너희를 만나고 180도 달라진 나의 삶을 소개할게.

아프리카 탄자니아 고아원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지내기 시작했어요.

얘들아, 안녕. 두잇부부야.

아프리카는 한국의 날씨와  반대여서 지금쯤 아마 찌는듯한 무더위를 보내고 있겠구나! 우리가 만났을 때는 작년 7. 한국은 여름. 아프리카는 겨울이어서 건조한 더위는 계속되었지만 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게  줄 때였지. 그때를 또다시 추억해 볼까 해. 우리는 그때가 잊혀지지 않거든. 너희 덕분에.


2019 7. 너희를 만나기 위해 우리 부부는 아프리카 탄자니아로 향했어. 관광비자가 아닌 봉사 비자를 받아야만 너희와 함께 생활할  있다고 해서  우리는 관광비자(usd 50)보다 3배가 비싼 봉사 비자(usd 150)- 체류기간 3개월을 받고, 설레는 마음으로 탄자니아 아루샤 지역에 도착을 했어. 도착한 시간은  12. 비포장 도로를 한참 달려서 도착한 어두컴컴했던 숙소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음 . 너희를 만나기 위해 한 시간 거리를 걷고  걸었지. 고아원 위치를 알려주기 위해 동행했던 아프리카 친구. 셀리나가 분명 “걸어서   안 걸려!”라고 이야길 했었는데. 아프리카는 땅덩이가 커서   안 걸리는 거리도 기본 한 시간씩 걸린다는 것을 우리는 한참 후에야 알게 되었어.  이후로 너희를 만나기 위해 걷던  길은 아직도 잊히질 않아. 걸어 다니면서 만난 이웃 주민들. 매일 같은 시간, 동양인 커플이 골목골목 걸어 다니니까 얼마나 신기했을까 싶어. 이후에  동네에 동양인이 우리가 최초였다는 이야기도 듣게 되었지. 염소젖을 짜던 아줌마. 옥수수를 따던 아이들. 흙먼지 가득 안고 맨발로 뛰어놀던 코흘리개 아이들. 한국에서 넘어온 것으로 보이는 한국어가 쓰인  옷과  신발을 세탁해 판매를 준비하던 상인들. 플라스틱  뚜껑을  삼아 장기(아프리카에서는 체커스라고 합니다) 두던 어르신들. 우리와 눈이 마주칠 때면 하얀 건치를 드러내며 웃어주던 사람들. 아이와 어른 상관없이 우리를 그저 신기한  바라봐주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순수한 눈빛과 활짝 웃어주는 미소 덕분에  동네에 금방 정을 붙일  있었어. 그렇게 처음 너희를 만났지.

 하바리 제누~
(얘들아, 안녕!)
응주리 사나~
(! 안녕하세요!)


처음 만난 이방인을 아무런 경계 없이 와락 껴안아주던 너희들의 모습.

비록 말은 통하지 않지만, 너희들의 눈빛과 행동은 나에게 말하는 듯했어. 
사랑해주세요. 사랑받고 싶어요.”

가뭄난 땅처럼 쫙쫙 갈라진 손등.  해진 신발을 꾸겨신고  멀리서 환하게 웃으며 달려오는 너희의 모습에 가슴이  막히는 듯했어..

이렇게 예쁜 아이를 .. “부모에게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자라야 하는 아이들이  여기에 있을까.”

그냥 이유 없이 나를 반겨주고 안아주는 너희들에게 나도 이유 없이  끌어안아줬지.

그렇게  .  . 이름을 외우려 노력했고, 눈을 마주치며  끌어안으며 우린 찐한 첫인사를 나눴어.

그리고  , 우린 결심했던  같아.

너희 곁에 최대한 오래도록 머물면서 함께 지내겠다고..!

너희에게 잠시 잠깐 지나가는 사람이 아니라, 오랜 시간 기억되는 사람이고 싶어 졌어. 

사랑은 관심에서부터 시작되더라.

첫인사를 나눈 후에 첫날. 너희가 어떤 생활을 하는지 궁금했어. 고아원 원장님에게 여쭤봤지.

아이들과  하면 좋을까요? 도움이 되고 싶어요..”

그냥 아이들과 놀아주시고요. 점심시간이 되면 가시면 돼요.”

그냥 영혼 없이 시간만 때우다가 돌아가는 봉사자들이 많았대. 고아원 원장님도 우리에 대한 기대가 별로 없으시더라고. 아프리카가 위험한 지역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봉사자들이 오지도 않고, 봉사를 하려면 여행 비용보다 봉사 비자부터 돈이  들고. 이렇게 한 번씩 들리는 봉사자들은 시간만 때우다가 돌아가니까. 우리는 그런 원장님의 마음이 이해가 되더라. 그래서 우리는 “알겠습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오히려 시간이나 제약이 따로 없어서  자유롭다고 생각하기로 했지. 너희들에게 꿈을 품게 해주고 싶었고, 영어를 가르쳐주고, 세계는 넓다는  알려주고 싶었어.

오래 사용하지 않아 낡은 칠판과 의자들을 싹싹 닦아  공간에 하나  채워 넣어 교실을 만들기 시작했어. ‘선생님이 무얼 하시는걸까?라는 호기심에 따라다니던 몇몇의 아이들이 도와준 덕분에 의자를 나를  더욱 수월하게 준비할  있었어.  먹은 칠판에 쓱쓱 싹싹 세계 지도를 그리고 “DOIT BUBU”라고 적었어. 우리 소개를 하는 시간 동안 숨죽여 경청하던 너희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해. 스와힐리어로 “부부라는 말이 “바보라는 뜻이어서 적자마자 배를 잡고 웃음을 터뜨리는 너희들의 모습이 생각나. 처음엔 우리는 ‘뭐가 그렇게 웃기지?’ ‘우리가 그렇게 웃겼나?’ 하면서 영문도 모르고 너희를 따라 웃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바보라는  덕분에 오히려 입에 착착 달라붙어서 “두잇~부부~~” 외치던 너희의 모습. 속으로는 놀렸을지 몰라도 우리는 그런 너희들이 얼마나 예쁘게 보였는지 몰라.

그때부터 시작되었을까.

너희에게 필요한 게 뭘까. 내일은 무얼 하면 너희가 좋아할까. 조금  친밀하게 소통하고 싶어서 스와힐리어를 공부하고 조금  즐거우면서도 교육적인 프로그램들을 따로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너희를 향한 관심은 점차 커지기 시작했어. 이렇게 봉사를 신나고 재밌게  본적도, 비록 몸은 힘들지언정 너희의 웃음소리  번으로 모든 피로가 녹는 기분을 느껴본 적도,  모든  사랑이라고 생각해본 적도, 처음이었어.


하지만 정작 너희에게 필요한 , 그게 아니더라..

그렇게 매일 함께 뛰놀고, 즐거운 레크리에이션도 하면서 너희와 추억을 쌓아 갈 때쯤 너희의 식사 시간이 궁금했어.  먹는 시간이면 사라지는 너희들. 어디로 가는 걸까? 궁금했지. 그런데 식사 시간이 되면 밥을 먹지 않고, 쪼르르 한쪽에 모여 앉아 옥수수죽을  컵씩 나눠 마시는 너희들을 보게 됐어. ‘한참  나이에 옥수수죽으로 밥을 먹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원장님에게 여쭤봤지. 원장님은 우리에게 보여줄  있다면서 곡식 창고로 데려갔어. 창고에 남은 곡식이라곤 3개의 옥수수 포대.. 당장 먹을 옥수수도 부족한 3포대 밖에 남지 않은 고아원의  곳간. 사실 너희가 먹어야  것은  콩과 함께 쌀밥을 먹어야 하는데, 형편이 되질 않아 남은 옥수수를 가지고 죽을 끓여 마시고 있었던 상황을 보여주셨지. 우리는 가슴이 너무 아팠어. 한참 많이 먹고 신나게 뛰어놀아야  너희들이 정작 먹을 곡식이 없었구나.. 정작 너희에게 필요한  세계지도, 수학, 영어가.. 아니었구나.. 당장 먹을게 필요하구나.


너희에게 수학을 알려주는 시간을 만들었을 때야. 1+1= 2, 2+2=4, 학교에서 사칙 연산을 배우는 유년부 아이들에게 칠판에 숫자를 적어 더하기와 빼기로 퀴즈를 풀고 있었지. 손가락과 발가락을 하나하나 굽혀가며 열심히 더하고 빼는 너희들의 모습이  사랑스러웠어. 그렇게 너희의 열정 덕분에 금방 마칠 시간이 되었고, 아쉬워하는 너희의 모습에 다음 시간까지 풀어  퀴즈  가지를  내어주고 수업시간을 정리했지.

그런데 너희 모두 바깥에 시멘트 바닥에 앉아 우리가 사용했던 남은 몽땅 분필들을 연필 삼아 바닥에 문제를 적어 숙제를 풀고 있지 뭐야..

공책은? 연필은..?


없구나. 너희가 공책과 연필이 없었구나. 한편으론 공책이랑 연필도 없어..?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 공책과 연필은 우리가  줄 수 있으니까 하나씩 선물해주자!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날은 유독 너희와 헤어지자마자 곧장 동네에서 가장  마트에 들렀지. 그런데 가격을 보고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어.

공책 ... 한 권에 5천 원이요? 연필은 한 다스에 5천 원?!!

50명이 넘는 너희들에게 공책  권을 선물하려면.. 생각보다 비싸서 놀랐어.. 콩이  포대에 7 원이고, 옥수수  포대에 2 원이었는데.. 차라리 당장 필요한 먹을걸 사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마트를 빠져나왔어. 공책  권이  이렇게 비싼 건지 알아봤더니 아프리카에서는 공책이 수입품이더라. 한국에서 종이  챙겨 올걸.. 수많은 생각이 들었어. 공부를 하고 싶어도 돈이 없으면 펜을   조차 없는 아프리카에서 결국 배움의 가치를 모르고 성장할 너희들의 미래가 너무.. 서글퍼졌어. 배움의 재미를 느껴보기도 전에 현실의 문턱에서 좌절하면  세상이 너무 슬퍼지잖아.. 그래서 우리 부부는 결심했지. 너희와 시간을 보내면서 모금 활동을  보기로..! 분명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마음의 문이 열릴 것이라는 믿음으로.. 희망을 전하는 일을 해보기로! 용기내어 결심하게 됐어.


그렇게 우리  사람의 작은 날갯짓은 시작되었지. 공책  권을 모두에게 선물하고 싶고, 당장 먹을 곳간을 채워주고 싶어서.

훗날  작은 날갯짓이 어마어마한 기적을 만들게  줄은 상상도 못 하고 말이야. 세상은..  아름다운 거란 걸 너희를 통해 알게 되는 순간이었어.

다음 글에서  모금활동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어떠한 기적이 만들어졌는지. 전할게!  소식 나누자. 언제나  가슴속 보물 1. 아루샤 친구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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